시편 78장 잊지 말라 하셨거늘
표제
아삽의 마스킬(교훈시). 시편 중 두 번째로 긴 시편(119편 다음). 이스라엘의 역사 전체를 시적으로 회고하며 다음 세대에 전달하는 교훈시다. 애굽 탈출부터 다윗 선택까지를 망라한다.
들으라, 다음 세대여
1 내 백성이여, 내 교훈을 들으라. 내 입의 말에 귀를 기울여라.
2 내가 입을 열어 비유로 말하리라. 옛 비밀을 드러내리라.
3 이것은 우리가 들었고 알았던 것, 우리 조상들이 우리에게 전한 것이다.
4 우리가 이것을 그들의 자녀에게 숨기지 않겠다. 이후 세대에게 야훼의 찬양을 선포하겠다. 그의 능력과 그가 행하신 기이한 일들을.
5 그가 야곱 안에 증거를 세우시고 이스라엘에 율법을 정하셨으니 이것을 자녀에게 알리라고 우리 조상들에게 명하셨다.
6 이후 세대, 곧 태어날 자녀에게 알게 하려 함이었다. 그들도 일어나 그 자녀에게 전하게 하려 함이었다.
7 그리하여 그들이 하나님께 소망을 두고 하나님의 행하신 일을 잊지 않고 그 계명을 지키게 하려 함이었다.
8 그들의 조상들같이 고집스럽고 반역하는 세대가 되지 않게 하려 함이었다. 마음이 정직하지 않고 하나님께 충성스럽지 않은 세대가.
에브라임의 실패
9 에브라임(Ephraim · ㉸ 에프라임) 자손은 활로 무장했으나 전쟁의 날에 물러났다.
10 그들이 하나님의 언약을 지키지 않았고 그 율법 안에서 행하기를 거절했다.
11 그들은 그의 행하신 일과 그가 보여주신 기이한 일들을 잊었다.
에브라임 — 이스라엘 북왕국의 지도적 지파. 이 시편은 에브라임(북왕국)의 반복되는 실패를 서술하고 결국 다윗(남왕국, 유다 지파)의 선택을 정당화하는 구도로 진행된다. 신학적·정치적 변호다.
광야의 기적들
12 그가 그들의 조상들 앞에서 기이한 일을 행하셨으니 애굽(Egypt · ㉸ 이집트) 땅, 소안(Zoan · ㉸ 초안) 들에서였다.
13 그가 바다를 갈라 그들을 건너가게 하셨고 물을 무더기같이 서게 하셨다.
14 낮에는 구름으로 인도하시고 밤에는 불빛으로 이끄셨다.
15 광야에서 바위를 쪼개시고 깊은 샘에서처럼 물을 마시게 하셨다.
16 또 바위에서 시내를 내시고 물이 강처럼 흘러내리게 하셨다.
17 그러나 그들은 계속 그를 거슬러 죄를 지었고 광야에서 지존자를 반역했다.
18 자기 탐욕대로 음식을 구하여 그들의 마음속에서 하나님을 시험했다.
19 그들이 하나님을 향하여 말했다. “하나님이 광야에서 밥상을 차릴 수 있는가?
20 보라, 그가 바위를 치매 물이 솟구치고 시내가 넘쳤도다. 그가 또한 떡도 주실 수 있는가? 그의 백성에게 고기를 예비하실 수 있는가?”
21 야훼께서 들으시고 진노하셨다. 야곱을 향하여 불이 붙고 이스라엘을 향하여 진노가 올랐으니
22 이는 그들이 하나님을 믿지 않았고 그의 구원을 의지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만나와 메추라기
23 그가 위의 하늘을 명하시고 하늘 문을 여시며
24 그들에게 만나를 비같이 내리셨다. 하늘의 곡식을 주셨다.
25 사람이 용사의 떡을 먹었다. 하나님이 먹을 것을 넉넉히 보내셨다.
26 그는 동풍을 하늘에서 일으키시고 남풍을 그 능력으로 인도하셨으며
27 고기를 먼지같이 그들에게 내리셨고 날개 있는 새를 바다의 모래같이 내리셨다.
28 그것들을 그들의 진영 가운데 떨어지게 하시니 그들의 장막 사방에였다.
29 그들이 먹고 배불렀다. 그가 그들의 욕망대로 채워 주셨다.
30 그들의 탐욕이 떠나기 전, 음식이 아직 입안에 있을 때에
31 하나님의 진노가 그들에게 임하여 그들의 건장한 자들을 죽이셨고 이스라엘의 청년들을 엎드러뜨리셨다.
반복되는 배신과 긍휼
32 이 모든 것을 겪고도 그들은 또 죄를 지었고 그의 기이한 일들을 믿지 않았다.
33 그러므로 그들의 날들이 헛되이 지나갔고 그 해들이 두려움으로 끝났다.
34 그가 그들을 죽이실 때에야 그들이 그를 찾았고 돌이켜 하나님을 간절히 구했다.
35 그리고 기억했다 — 하나님이 그들의 반석이시며 지존하신 하나님이 그들의 구원자이심을.
36 그러나 그들은 입으로만 그에게 아첨하였고 혀로는 그에게 거짓말했다.
37 그들의 마음이 그에게 정직하지 않았으니 그의 언약에 성실하지 않았다.
38 그러나 그는 긍휼히 여기셨다. 죄악을 용서하시고 멸망시키지 않으셨다. 그의 진노를 여러 번 돌이키시고 분노를 다 발하지 않으셨다.
39 그는 기억하셨다 — 그들은 육체요 한 번 가면 돌아오지 않는 바람임을.
38-39절 — “그러나 그는 긍휼히 여기셨다.” 78편 전체에서 인간의 반복되는 실패를 나열한 뒤 이 한 구절이 모든 것을 뒤집는다. 이스라엘의 역사는 배신의 역사인 동시에 용서의 역사다. 하나님은 자신이 다루는 대상이 연약한 존재임을 기억하셨다. 그 기억이 긍휼의 근거다.
출애굽의 기적들 — 재서술
40 그들이 광야에서 그를 거슬러 반역한 일이 얼마나 잦았는가! 황무지에서 그를 슬프게 한 일이 얼마나 많았는가!
41 그들이 거듭 하나님을 시험하고 이스라엘의 거룩하신 이를 격노케 했다.
42 그들은 그의 손을 기억하지 않았다. 대적에게서 그들을 구원하신 날을.
43 그가 애굽에서 표적을, 소안 들에서 기이한 일들을 행하셨을 때를.
44 그가 그들의 강을 피로 변하게 하셨으니 그들이 그 시내에서 마실 수 없게 하셨다.
45 그들 가운데 파리 떼를 보내 그들을 삼키게 하시고 개구리를 보내어 그들을 멸하셨다.
46 그들의 소산을 메뚜기에게 주시고 그들의 수고를 메뚜기 떼에게 주셨다.
47 그들의 포도나무를 우박으로 치시고 그들의 무화과나무를 서리로 치셨다.
48 그들의 가축도 우박에게 내어 주시고 그들의 양 떼도 불덩이에게.
49 그는 그들에게 진노의 맹렬함을, 분노와 격분과 고통을 보내셨으니 재앙의 사자들을 보내셨다.
50 그가 그 진노를 위한 길을 내셨다. 그들의 영혼을 사망에서 건지지 않으시고 그들의 생명을 돌림병에 내어 주셨다.
51 애굽에서 모든 처음 난 것을 치셨으니 함(Ham)의 장막에서 그들의 힘의 처음 열매를.
가나안으로
52 그가 자기 백성을 양처럼 이끌어 내셨으며 광야에서 양 떼처럼 인도하셨다.
53 그들이 안전하여 두려워하지 않았고 그들의 원수들은 바다가 덮었다.
54 그가 그들을 그의 거룩한 영토, 그의 오른손으로 얻은 이 산으로 인도하셨다.
55 또 이방 민족들을 그들 앞에서 몰아내시고 줄로 그들의 기업을 나누어 주시며 이스라엘의 지파들이 그들의 장막에 살게 하셨다.
거듭된 반역
56 그러나 그들이 지존하신 하나님을 시험하고 반역했으며 그의 증거를 지키지 않았다.
57 조상들처럼 뒤로 물러나 배신했고 뒤틀린 활처럼 빗나갔다.
58 그들의 산당들로 그를 격노케 하고 우상들로 그를 시기하게 했다.
59 하나님이 들으시고 분노하셨다. 이스라엘을 심히 미워하셨다.
60 실로(Shiloh)에 있는 장막을, 사람들 가운데 두셨던 그 장막을 버리셨다.
61 그의 능력을 포로로 넘겨주시고 그의 영광을 원수의 손에 넘겨주셨다.
62 그 백성을 칼에 넘겨주시고 그의 기업을 향하여 진노하셨다.
63 불이 그 청년들을 삼켰고 그 처녀들은 혼인 노래를 부르지 못했다.
64 그 제사장들은 칼에 엎드러지고 그 과부들은 슬피 울지도 못했다.
60-64절 — 실로의 파괴. 사무엘상 4장에 기록된 언약궤 탈취 사건. 블레셋에게 언약궤를 빼앗기고 엘리의 아들들이 죽는다. 이 사건은 예레미야 7:12에서도 심판의 선례로 다시 인용된다. 실로는 “하나님이 그의 임재를 물릴 수 있다”는 신학적 충격의 상징이 된다.
다윗의 선택
65 그 때에 주께서 자다가 깨어나신 이처럼, 포도주로 힘을 얻은 용사처럼 일어나셨다.
66 그가 그의 원수들을 뒤에서 치시고 그들에게 영구한 수치를 주셨다.
67 그가 요셉의 장막을 물리치시고 에브라임 지파를 택하지 않으셨다.
68 오직 유다(Judah) 지파를 택하시되 사랑하시는 시온 산을 택하셨다.
69 그의 성소를 높은 산들처럼 지으셨으며 영원히 세우신 땅처럼 세우셨다.
70 그는 그의 종 다윗(David)을 택하시되 양의 우리에서 그를 데려오셨다.
71 젖 먹이는 양들을 따르는 것에서 그를 데려오셔서 그의 백성 야곱과 그의 기업 이스라엘을 목양하게 하셨다.
72 그가 마음의 성실함으로 그들을 기르고 능숙한 손으로 그들을 인도했다.
이 시편은 인간의 반복적 실패를 나열하면서도 결말은 다윗의 선택으로 끝난다. 역사의 오점들 위에 놓인 은혜의 마지막 말. 아삽은 역사가이면서 동시에 신학자다. 그는 실패를 숨기지 않고 은혜를 주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