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언 1장 거리에서 외치는 지혜
책의 첫 말
1 솔로몬(Solomon · ㉸ 살로몬)의 잠언이다. 다윗의 아들, 이스라엘의 왕.
2 지혜와 훈계를 알게 하려 함이요, 명철한 말씀을 깨닫게 하려 함이며,
3 지혜롭고 의롭고 공평하고 정직한 삶으로 인도하는 훈계를 받게 하려 함이며,
4 어리석은 자에게는 분별력을, 젊은이에게는 지식과 지혜를 주려 함이다.
5 지혜로운 자도 듣고 더 배울 것이며, 명철한 자도 지도를 얻을 것이다.
6 잠언과 비유, 지혜자의 말씀과 그 수수께끼를 깨달으리라.
히브리어 ‘마샬(מָשָׁל)‘은 단순히 ‘잠언’으로 옮기기 어렵다. 비유, 격언, 수수께끼, 교훈시를 아우르는 말이다. 고대 근동에서 지혜를 전달하는 문학 양식 전체를 가리켰다. 이 책의 제목이자 장르명이 동시에 첫 절을 열고 있다.
지식의 시작
7 여호와를 경외함이 지식의 근본이다. 어리석은 자들은 지혜와 훈계를 업신여긴다.
이 한 절이 잠언 전체의 핵심 주제다. 14:27, 15:33, 16:6 등에 반복된다. ‘경외함(יִרְאַת — 이르앗)‘은 두려움이면서 동시에 경이로움이고 헌신이다. 단순한 공포와 다르다. 이 경외함이 모든 앎의 출발점이라고 이 책은 선언한다.
아버지의 첫 권면
8 내 아들아, 네 아버지의 훈계를 들어라. 네 어머니의 가르침을 저버리지 마라.
9 이것이 네 머리의 아름다운 관이며, 네 목의 금 사슬이다.
10 내 아들아, 죄인들이 너를 유혹하더라도 따라가지 마라.
11 그들이 말할 것이다. “우리와 함께 가자. 피를 흘리자. 아무 이유 없는 사람을 숨어 기다리자.
12 스올처럼 그들을 산 채로 삼키자. 구덩이로 내려가는 자들처럼 통째로.
13 온갖 귀한 재물을 얻고, 빼앗은 것으로 우리 집을 채우자.
14 우리와 함께 제비를 던지자. 우리 모두 함께 주머니를 하나로 하자.”
15 내 아들아, 그들과 함께 길을 가지 마라. 네 발을 그 길에서 돌리라.
16 그들의 발은 악을 향해 달리고, 피를 흘리려고 서두른다.
17 새가 보는 앞에서 그물을 치는 것은 소용없는 일이거늘,
18 그들은 자기 피를 흘리려고 숨어 기다린다. 자기 생명을 빼앗으려고 도사린다.
19 불의한 이익을 탐하는 자의 길이 다 이러하다. 그 이익이 그것을 취한 자의 목숨을 빼앗는다.
1장에서 제시된 ‘두 길’ 모티프 — 아버지의 길과 죄인의 길, 지혜의 길과 어리석음의 길 — 는 이 책 전체를 관통한다. 시편 1편의 두 길, 신명기의 복과 저주, 그리고 마태복음 7장의 좁은 길과 넓은 길까지 이어지는 오랜 문학 전통의 뿌리다.
거리에서 외치는 지혜
20 지혜가 거리에서 외치고, 광장에서 소리를 높인다.
21 시끄러운 거리 모퉁이에서 부르며, 성문 어귀에서, 성 안에서 말을 전한다.
22 “어리석은 자들아, 너희가 어느 때까지 어리석음을 좋아하겠느냐? 비웃는 자들아, 너희가 어느 때까지 비웃기를 즐기겠느냐? 어리석은 자들아, 어느 때까지 지식을 미워하겠느냐?
23 내 꾸지람에 돌아서라. 보라, 내가 내 영을 너희에게 부어 주겠다. 내 말을 너희에게 알게 하겠다.
24 내가 불렀으나 너희가 거절하였고, 내가 손을 폈으나 아무도 돌아보지 않았다.
25 오히려 너희는 내 모든 가르침을 무시하고, 내 꾸지람을 받지 않았다.
26 그러므로 나도 너희 재앙에 웃을 것이며, 너희 공포가 올 때 비웃겠다.
27 너희 공포가 폭풍처럼 밀려오고, 너희 재앙이 회오리바람처럼 닥쳐올 때, 고난과 고통이 너희에게 닥칠 때.
28 그 때에 너희가 나를 부르겠지만 나는 대답하지 않을 것이며, 나를 부지런히 찾겠지만 나를 만나지 못할 것이다.
29 그들이 지식을 미워하고, 여호와를 경외하는 것을 택하지 않았으며,
30 내 가르침을 받지 않고, 내 모든 꾸지람을 비웃었기 때문이다.
31 그러므로 자기 길의 열매를 먹고, 자기 꾀에 배부를 것이다.
32 어리석은 자는 자신의 반역으로 죽고, 어리석은 자들의 안일함이 그들을 멸망시킨다.
33 그러나 내 말을 듣는 자는 안전하게 살며, 아무런 해도 두려워하지 않고 평안히 쉴 것이다.”
지혜가 의인화된 여인으로 등장하는 것은 잠언 1–9장의 두드러진 문학적 특징이다. 히브리어에서 ‘지혜(חָכְמָה — 호크마)‘는 여성 명사다. 여기서 그녀는 조용한 학자가 아니다. 거리와 광장과 성문에서 목청을 높인다. 시장 한복판, 가장 공공적인 공간에서 외친다. 8장에서 이 이미지는 절정에 이른다.
다음 장 — 아버지는 아들에게 말한다. 지혜를 보화처럼 파라. 그러면 여호와를 경외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