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가 1장 내게 입맞추라
표제
1 솔로몬(Solomon · ㉸ 살로몬)의 노래들 중의 노래.
‘노래들 중의 노래’ — 히브리 최상급 표현이다. ‘왕 중의 왕’, ‘거룩 중의 거룩’처럼. 최고의 노래라는 선언이다. ‘솔로몬의’는 저자를 가리킬 수도, 솔로몬에게 헌정된 것을 가리킬 수도 있다. 학자 대다수는 솔로몬 당대 작품이 아니라 그의 이름에 기댄 후대 사랑시로 본다. 이 책이 노골적인 성애 묘사로 정경 진입에 가장 큰 논쟁을 겪었다. 랍비 아키바(Akiva · ㉸ 아퀴바)(기원후 1세기 얌니아 회의)의 강력한 옹호가 결정적이었다. “아가가 없었다면 성경 전체가 없는 것과 같다. 온 성경이 거룩하지만 아가는 지성소다.”
신부의 첫 노래
2 “그가 내게 입맞추기를. 그의 입술의 입맞춤으로. 당신의 사랑이 포도주보다 좋기 때문이다.
3 당신의 기름 향기가 좋고, 당신의 이름은 쏟은 기름 같다. 그래서 처녀들이 당신을 사랑한다.
4 왕이 나를 그의 방으로 데려가라. 우리는 당신으로 인해 기뻐하고 즐거워할 것이다. 우리는 포도주보다 당신의 사랑을 더 기념할 것이다. 처녀들이 마땅히 당신을 사랑한다.”
2절은 3인칭으로 시작하다가 2인칭으로 전환된다. ‘그가…당신의…’ — 거리에서 친밀함으로의 이동이 문법에 새겨져 있다. 사랑하는 사람을 생각할 때와 그 사람에게 말할 때 사이의 경계가 허물어진다. 이 문법적 미끄러짐이 이 책의 특징이다.
어두운 피부
5 “예루살렘의 딸들아, 나는 검지만 아름답다. 게달(Kedar)의 장막들처럼, 솔로몬의 휘장들처럼.
6 나를 쳐다보지 마라. 내가 햇볕에 그을렸기 때문이다. 내 어머니의 아들들이 내게 화를 냈다. 그들이 나를 포도원 지기로 세웠다. 나 자신의 포도원은 지키지 못했다.”
신부는 스스로를 ‘검다’고 말한다. 고대 근동에서 흰 피부는 상류층 여인의 표지였다 — 실내에 머물 수 있는 자의 피부. 신부의 검은 피부는 노동의 흔적이다. 그녀는 그것을 부끄러워하면서도 ‘아름답다’고 선언한다. ‘게달’은 아라비아 사막의 유목 부족 — 검은 염소 털로 만든 장막.
사랑하는 이를 찾다
7 “내 마음이 사랑하는 이여, 말해다오. 당신은 어디서 양 떼를 먹이는가? 낮에 어디서 쉬게 하는가? 왜 내가 당신의 동무들의 양 떼 곁에서 베일을 쓴 자처럼 헤매야 하는가?”
8 “여인들 가운데 가장 아름다운 이여, 모르겠으면, 양 떼의 발자취를 따라가라. 목자들의 장막 곁에서 네 어린 염소를 먹여라.”
8절은 신랑의 대답이다. ‘여인들 가운데 가장 아름다운 이’는 아가에서 반복되는 호칭이다. 찾는 자에게 답을 주되, 그것은 스스로 발자취를 따르라는 것이다. 사랑의 탐색은 스스로 움직여야 한다.
신랑의 칭찬
9 “내 사랑아, 나는 너를 바로의 병거의 암말에 비유한다.
10 네 뺨은 패물로 아름답고, 네 목은 구슬 꿰미로 아름답다.
11 우리가 금 귀고리들을 만들고 은점을 박아 너에게 주겠다.”
‘바로의 병거의 암말’ — 현대 독자에게 이상한 칭찬이지만, 고대에 전쟁용 암말은 최고의 아름다움과 힘의 상징이었다. 이집트 기록에 따르면 적군이 암말을 전쟁터에 풀어 수말 병거 부대를 교란하는 전술이 있었다. 가장 강력한 것을 가장 위험하게 만드는 힘이 암말에게 있었다. 그 힘에 비유한 것이다.
둘의 대화
12 “왕이 그의 자리에 있는 동안, 내 나르드가 향기를 뿜었다.
13 내 사랑은 내 가슴 사이에 눕는 몰약 주머니 같다.
14 내 사랑은 엔게디(En-gedi — 사해 서쪽 오아시스) 포도원의 고벨화 송이 같다.”
15 “보라, 내 사랑아, 너는 아름답다. 보라, 너는 아름답다. 네 눈은 비둘기 같다.”
16 “보라, 내 사랑아, 당신은 아름답고 사랑스럽다. 우리의 침상은 푸르다.
17 우리 집의 들보는 백향목이고, 서까래는 잣나무다.”
14절의 고벨화(히브리어 코페르)는 헤나(henna)다. 오늘날 중동·남아시아에서 혼례 염색에 쓰이는 식물. 엔게디는 사막 한가운데 솟아난 물과 녹음의 오아시스 — 극단적 대비 속의 풍요. 신랑에 대한 비유가 그렇다. 건조한 세상 한가운데의 향기.
다음 장 — 봄이 왔다. 신랑이 부른다. “일어나라, 내 사랑아, 아름다운 자야, 이리 오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