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하 1장 기브온의 꿈, 지혜를 고르다
솔로몬이 굳건해지다
1 솔로몬(Solomon)이 그의 아버지 다윗을 이어 왕위에 오른 뒤 그의 하나님 여호와가 그와 함께하셨다. 그를 크게 높이셨다.
2 솔로몬이 이스라엘 모든 백성에게 — 천부장과 백부장, 재판장, 이스라엘의 모든 지도자와 족장에게 말을 전했다.
3 솔로몬과 그와 함께한 온 회중이 기브온(Gibeon)의 산당으로 갔다. 하나님의 회막이 거기에 있었기 때문이었다. 모세 여호와의 종이 광야에서 만든 것이었다.
기브온은 예루살렘 북서쪽 약 9킬로미터 지점의 고지대 도시다. 현대 이스라엘의 엘지브(El-Jib) 근처에 해당한다. 열왕기상 3장에도 솔로몬이 기브온에서 꿈을 꾸는 장면이 나오는데, 열왕기상은 기브온이 “큰 산당”이었다고만 말한다. 역대기는 왜 기브온인지를 설명한다 — 모세 시대의 회막이 거기 있었기 때문이다. 예루살렘에는 다윗이 언약궤를 옮겨 온 장막이 있었다. 두 성소가 동시에 존재하던 과도기였다.
4 하나님의 궤는 기럇여아림(Kiriath-jearim · ㉸ 키르얏 여아림)에서 다윗이 예루살렘으로 올려온 후 다윗이 장막을 친 곳에 있었다.
5 놋 제단은 훌(Hur)의 손자요 우리(Uri)의 아들 브살렐(Bezalel · ㉸ 브찰렐)이 만든 것으로 기브온에 있었다. 솔로몬과 회중이 거기서 여호와를 찾았다.
6 솔로몬이 여호와 앞 회막의 놋 제단 위에서 번제를 드렸다. 천 마리의 번제물을 올렸다.
천 마리는 단순한 경건의 표현이 아니라 정치적 선언이기도 하다. 새 왕이 즉위하면서 신에게 대규모 제사를 드리는 것은 고대 근동의 공통된 즉위 의례였다. 이집트와 메소포타미아의 기록에서도 비슷한 장면이 나온다. 솔로몬은 이 행위로 자신의 통치 정당성을 여호와에게 위탁하는 것이다.
기브온의 꿈
7 그 날 밤 하나님이 솔로몬에게 나타나 말씀하셨다.
“내가 너에게 무엇을 줄까? 구하여라.”
8 솔로몬이 하나님께 말했다.
“주께서 내 아버지 다윗에게 큰 인자를 베푸셨습니다. 저를 그를 대신하여 왕이 되게 하셨습니다.
9 하나님 여호와여, 이제 주께서 내 아버지 다윗에게 하신 약속이 이루어지게 하소서. 주께서 나를 땅의 티끌처럼 많은 백성의 왕으로 삼으셨으니
10 나에게 지혜와 지식을 주셔서 이 백성 앞에서 나가고 들어올 줄 알게 하소서. 이 크고 많은 주의 백성을 누가 능히 다스릴 수 있겠습니까?”
열왕기상 3장에서 솔로몬은 “듣는 마음”을 구했다. 역대기에서는 “지혜와 지식”을 구한다. 표현이 다르지만 뜻은 같다. 역대기는 이 기도를 포로 귀환 공동체의 언어로 다시 쓴다 — 리더십의 자질로서의 지혜. 바빌론에서 돌아온 공동체는 다시 나라를 세워야 했다. 지혜 있는 지도자가 절실했다. 솔로몬의 요청이 그들 자신의 기도였다.
11 하나님이 솔로몬에게 말씀하셨다.
“이것이 네 마음에 있었구나. 부도 재물도 영광도 구하지 않고, 너를 미워하는 자들의 목숨도 구하지 않고, 오래 살기도 구하지 않고 — 내가 너를 왕으로 삼은 이 백성을 다스릴 지혜와 지식을 구했다.
12 그러므로 지혜와 지식이 네게 주어질 것이다. 또 나는 네게 부와 재물과 영광도 줄 것이다. 너보다 앞서 있던 어떤 왕도 이런 것들을 갖지 못했고, 네 다음에 오는 자도 그러할 것이다.”
13 솔로몬이 기브온의 산당과 회막 앞에서 예루살렘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이스라엘을 다스렸다.
솔로몬의 부
14 솔로몬이 병거와 말을 모았다. 병거는 천사백 대요, 기병은 만이천 명이었다. 병거 성읍들과 예루살렘 왕 곁에 두었다.
15 왕이 예루살렘에서 은과 금을 돌처럼 흔하게, 백향목을 평지의 뽕나무처럼 많게 했다.
이 두 절은 솔로몬의 부에 대한 역대기 저자의 짧고 강렬한 요약이다. “돌처럼 흔한 은금” — 과장이지만 솔로몬 시대 교역의 규모를 반영한다. 오빌 금광, 두로의 해상 교역, 아라비아 교역로가 모두 예루살렘을 거쳤다. 고고학적으로 솔로몬 시대로 추정되는 므깃도, 하솔, 게셀의 성문 유적은 대규모 국가 인프라 투자의 흔적이다.
16 솔로몬의 말들은 이집트와 구에(Kue · ㉸ 코에)에서 왔다. 왕의 상인들이 구에에서 값을 치르고 사 왔다.
17 이집트에서 병거 한 대는 은 육백 세겔, 말 한 마리는 백오십 세겔이었다. 헷 왕들과 아람 왕들도 그들을 통해 수출되었다.
구에는 소아시아 남부 킬리키아 지방, 오늘날 터키 남부 해안 지대다. 이집트에서 말과 병거를, 구에에서 다른 군사 물자를 수입하여 북쪽 헷 왕국과 아람에 되파는 중개무역 — 솔로몬은 국제 무기 중개상이기도 했다. 역대기는 이 사실을 단순히 기록한다. 열왕기상 10장 28-29절과 거의 동일한 내용이다.
다음 장 — 솔로몬이 성전을 짓기 위해 두로 왕 후람에게 사절을 보낸다. 목재와 장인을 요청하는 외교 서한이 오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