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하 3장 모리아산 위의 성전

건축이 시작되다

1 솔로몬이 예루살렘의 모리아(Moriah · ㉸ 모리야)산에 여호와의 성전 건축을 시작했다. 그 산은 여호와가 그의 아버지 다윗에게 나타나신 곳이었다. 여부스 사람 오르난(Ornan)의 타작 마당이었다. 다윗이 그 자리를 예비해 두었다.

이것이 역대기가 세계 종교사에 남긴 가장 중요한 주석 중 하나다. 열왕기상 6장은 성전의 위치를 예루살렘이라고만 한다. 역대기만이 “모리아산”이라는 이름을 명시한다. 모리아라는 이름이 등장하는 성경의 다른 곳은 창세기 22장 2절뿐이다 — “네 아들 이삭을 데리고 모리아 땅으로 가서 내가 네게 일러 주는 산 위에서 그를 번제로 드려라.” 아브라함이 이삭을 번제로 드리려 했던 그 산, 사무엘하 24장에서 다윗이 인구 조사의 재앙을 막기 위해 제단을 쌓았던 아라우나(오르난)의 타작 마당 — 역대기는 이 세 사건이 같은 자리에서 일어났다고 연결한다. 현재 예루살렘 구도시의 바위 돔(Dome of the Rock)이 세워진 자리가 바로 이곳으로 여겨진다. 유대교, 기독교, 이슬람 세 종교 모두에게 가장 성스러운 장소가 이 한 곳에 겹쳐 있다.

2 솔로몬이 왕이 된 지 사 년째 이월 초이틀에 건축을 시작했다.


성전의 규격

3 솔로몬이 하나님의 성전을 건축하기 위한 기초를 놓은 규격은 이러하다. 길이 육십 규빗, 너비 이십 규빗이었다. 이것은 옛 척도 규빗이다.

4 그 앞에 있는 현관의 길이는 성전의 너비와 같아 이십 규빗이요, 높이는 이백이십 규빗이었다. 안쪽에는 순금을 입혔다.

이백이십 규빗이라는 현관 높이는 약 100미터에 달한다. 이것은 사실상 불가능한 수치여서 많은 학자들이 필사 오류일 것으로 본다. 칠십인역(그리스어 구약)은 이십 규빗으로 읽는다. 역대기 텍스트의 전승 과정에서 숫자가 변형된 사례로 자주 인용된다.

5 큰 성전 본당에는 잣나무 판자를 대고 그 위에 순금을 입혀 종려나무와 사슬 무늬를 새겼다.

6 보석들로 성전을 꾸몄다. 바르와임(Parvaim · ㉸ 파르와임)의 금으로 마감했다.

7 성전 서까래와 문지방과 벽과 문짝에 금을 입혔다. 벽에는 그룹들을 새겼다.


지성소

8 지성소를 만들었다. 길이 이십 규빗, 너비 이십 규빗으로 성전의 너비와 같았다. 순금 육백 달란트로 지성소를 입혔다.

9 못의 무게는 금 오십 세겔이었다. 다락방들도 금으로 입혔다.

10 지성소 안에 두 그룹 형상을 조각하여 금으로 입혔다.

11 그룹들의 날개 길이는 합해 이십 규빗이었다. 한 그룹의 한쪽 날개는 다섯 규빗으로 성전 벽에 닿았고, 다른 쪽 날개도 다섯 규빗으로 다른 그룹의 날개에 닿았다.

12 다른 그룹의 날개도 마찬가지였다. 한쪽은 다섯 규빗으로 성전 벽에 닿고, 다른 쪽도 다섯 규빗으로 첫 번째 그룹의 날개에 닿았다.

13 이 그룹들의 날개를 펼치면 이십 규빗이 되었다. 발은 서 있는 자세였고 얼굴은 본당 쪽을 향했다.

그룹(cherubim · 케루빔)은 날개 달린 수호 존재다. 고대 근동 전역의 신전에서 그 형상이 발견된다. 앗수르와 바빌론의 신전 입구를 지키던 라마수(인간 얼굴에 황소 몸통, 독수리 날개를 가진 존재)와 유사하다. 이집트 신전의 벽화에도 날개 달린 수호 존재들이 등장한다. 이스라엘의 그룹은 이 공통된 고대 근동 도상(圖像) 전통에서 나왔다. 그러나 이스라엘의 그룹은 숭배 대상이 아니라 하나님의 보좌를 호위하는 존재였다.

14 청색 실과 자주색 실과 진홍색 실과 고운 베로 휘장을 만들었다. 그 위에 그룹들을 수놓았다.


두 기둥

15 성전 앞에 기둥 둘을 만들었다. 높이가 각각 삼십오 규빗이요 그 꼭대기 머리가 다섯 규빗이었다.

16 사슬 무늬를 만들어 기둥 꼭대기에 두르고 석류 백 개를 만들어 사슬에 달았다.

17 두 기둥을 성전 앞에 세웠다. 오른쪽 기둥의 이름을 야긴(Jachin · ㉸ 야킨)이라 하고 왼쪽 기둥의 이름을 보아스(Boaz · ㉸ 보아즈)라 했다.

야긴은 “그가 세우신다”, 보아스는 “그 안에 힘이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두 기둥이 서 있던 자리는 성전 입구 양쪽이다. 이 기둥들의 정확한 기능은 논쟁거리다 — 구조물을 지지하는 기능이었는지, 독립적으로 서 있는 기념 기둥이었는지. 고대 근동의 신전 입구에 독립 기둥을 세우는 전통이 있었다. 페니키아 신전 유적에서도 비슷한 구조가 발견된다. 두 이름은 성전 봉헌의 선포적 의미를 담은 것으로 보인다 — “여호와가 세우시며, 그 안에 힘이 있다.”


다음 장 — 성전 안팎을 채울 기물들이 만들어진다. 놋바다와 열 개의 분향단, 열 개의 등잔대가 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