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레미야애가 표지

예레미야애가 1장 홀로 앉은 도시

예레미야애가의 히브리어 제목은 ‘에이카(אֵיכָה)’ — ‘아, 어찌하여’. 첫 낱말이 곧 제목이다. 이 책은 BC 587년 바빌론에 의해 예루살렘이 불탄 직후에 씌어졌다. 1-4장은 히브리어 알파벳 22자를 순서대로 각 행이나 절의 첫 자로 쓰는 두운(頭韻, acrostic) 구조다. 슬픔을 형식 안에 가두는 방식 — 한없이 무너질 것 같은 비탄에 문학적 뼈대를 세운다. 9월 9일 티샤 베아브(Tisha B’Av) 금식일에 유대인들이 이 책을 읽는다. 첫 성전(BC 587년)과 둘째 성전(AD 70년) 모두 같은 날 파괴됐다고 전승은 전한다.


홀로 앉은 성

1 아, 어찌하여 그 성이 홀로 앉았는가. 사람으로 가득하던 성이. 나라들 가운데 크던 성이 과부가 됐다. 지방들 가운데 공주이던 성이 조공을 바치게 됐다.

2 밤새 그가 울었다. 눈물이 뺨에 흘렀다. 사랑하는 자들 중에 그를 위로하는 자가 없다. 친구들이 다 그를 배반했다. 원수가 됐다.

3 유다는 고난과 심한 고역으로 포로가 됐다. 이방에서 산다. 안식이 없다. 추격자들이 모두 좁은 데서 그를 따라잡았다.

4 시온의 도로들이 슬퍼한다. 절기에 오는 자가 없기 때문이다. 그 성문들은 다 황폐하고 제사장들은 탄식하며 처녀들은 괴로워하고 그 자신도 몹시 쓰라렸다.

5 원수들이 머리가 됐다. 그의 대적들이 편안하다. 그의 죄가 많으므로 여호와께서 그를 괴롭게 하셨다. 어린 자녀들이 원수 앞에 사로잡혀 갔다.

6 딸 시온(Zion)에서 모든 영화가 떠났다. 그의 방백들은 목초지를 찾지 못하는 사슴처럼 됐다. 힘없이 추격자 앞에서 걸어갔다.

1-6절의 화자는 3인칭의 관찰자다. 성을 ‘그’로, 혹은 여성형으로 묘사한다. 예루살렘은 히브리어로 여성 명사다. ‘딸 시온’ — 고대 근동에서 도시를 여성으로 의인화하는 문학 관습이 있었다. 이 관습이 여기서 깊은 슬픔의 언어가 됐다.


성이 직접 말하다

7 예루살렘이 고난과 방황의 날들에 옛날에 가진 모든 즐거운 것들을 기억했다. 백성이 원수의 손에 떨어졌을 때 돕는 자가 없었다. 원수들이 그를 보고 비웃었다. 그의 멸망을 보고.

8 예루살렘이 크게 범죄했다. 그러므로 그가 더러워졌다. 그를 경히 여기던 자들이 모두 그를 비웃었다. 그가 그의 벌거벗음을 보았기 때문이다. 그도 탄식하며 뒤로 물러섰다.

9 그의 더러움이 그의 옷자락에 있었다. 그는 자기 결말을 생각하지 않았다. 그러므로 놀랍게 낮아졌다. 위로하는 자가 없었다. 여호와여, 원수가 스스로를 높이니 내 고난을 봐주소서.

10 원수가 손을 내밀어 그의 모든 보물들을 가져갔다. 이방 사람들이 성소에 들어오는 것을 그가 보았다. 주께서 금하신 자들이 주의 회중에 들어왔다.

11 그의 모든 백성이 탄식하며 빵을 구한다. 목숨을 이으려고 보물을 음식과 바꾸었다. 여호와여, 나를 보소서. 내가 천해졌습니다.

12 지나가는 자들이여, 다 보라. 내게 이와 같은 고통이 있는가? 여호와께서 그의 맹렬한 진노의 날에 나를 괴롭게 하셨다.

13 위에서 불을 내 뼈에 보내셨으니 압도하셨다. 내 발 앞에 그물을 펴셨으니 물러서게 하셨다. 종일 외롭고 근심하게 하셨다.

14 내 죄악들이 그분의 손으로 엮여 멍에처럼 내 목에 걸렸다. 내 힘을 꺾으셨다. 내가 감당하지 못하는 자들의 손에 주께서 나를 넘기셨다.

15 주께서 내 성 중 모든 용사들을 쳐서 없애셨다. 내 젊은이들을 멸하려고 모임을 선포하셨다. 처녀 딸 유다를 주께서 포도즙 짜는 틀에서 밟으셨다.

16 이 때문에 내가 운다. 내 눈, 내 눈에서 물이 흘러내린다. 나를 위로하고 내 생명을 회복시킬 자가 멀리 떠났기 때문이다. 원수가 이겼다. 내 자녀들이 황폐하게 됐다.


주께 호소하다

17 시온이 손을 내밀었으나 그를 위로하는 자가 없다. 여호와께서 야곱의 주위에 명령하셨다. 그의 이웃들이 그의 원수가 되게. 예루살렘이 그들 가운데 더러운 것처럼 됐다.

18 여호와는 의로우시다. 그가 그분의 명령을 거역하였기 때문이다. 모든 백성들이여, 들어라. 내 고통을 보아라. 내 처녀들과 젊은이들이 포로가 됐다.

19 내 사랑하는 자들을 내가 불렀으나 그들이 나를 속였다. 내 제사장들과 장로들이 성 안에서 기진하였다. 목숨을 이으려고 음식을 구할 때.

20 여호와여, 보소서. 내가 고통 중에 있습니다. 내 창자가 들끓습니다. 내 마음이 내 안에서 뒤집어졌습니다. 내가 크게 반역했기 때문입니다. 밖에서는 칼이 빼앗고 집에서는 죽음이 있습니다.

21 사람들이 내가 탄식하는 것을 들었으나 위로하는 자가 없습니다. 내 원수들이 내 재난 소식을 듣고 당신이 그리하셨으므로 기뻐합니다. 당신이 선포하신 날을 오게 하소서. 그들이 나처럼 되게 하소서.

22 그들의 모든 악을 당신 앞에 오게 하소서. 내 모든 죄악들 때문에 나를 그리하신 것처럼 그들에게 행하소서. 내 탄식이 많고 마음이 병들었습니다.

예레미야애가 1장의 구조 — 1-11절은 시인이 예루살렘을 3인칭으로 묘사한다. 12절부터는 예루살렘 자신이 1인칭으로 말하기 시작한다. 이 전환이 독자를 성 안으로 끌어들인다. 22절의 마지막 부탁 — ‘그들에게도 갚아주소서’ — 은 복수가 아니라 정의의 호소다. 애가 전체를 관통하는 긴장 — 죄를 인정하면서도 고통에 절규한다. 이 두 개가 공존한다.

다음 장 — 야훼의 진노가 전면에 선다. ‘주님이 원수처럼 행하셨다’ — 이 고발이 2장의 핵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