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댜 표지

오바댜 1장 형제의 배반

여호와의 말씀이 왔다

1 오바댜(Obadiah · ㉸ 오바드야)가 받은 환상이다.

주 여호와께서 에돔(Edom)에 관해 이렇게 말씀하셨다.

우리가 여호와께 소식을 들었다. 사자 한 명이 민족들 가운데 파견되었다. “일어나라. 에돔을 쳐서 전쟁하러 가자.”

오바댜 — 히브리어로 ‘여호와의 종’이라는 뜻이다. 구약에 오바댜라는 이름을 가진 사람이 열두 명 넘게 등장하지만, 이 예언자에 대한 기록은 이 책 한 권뿐이다. 그의 생애, 시대, 출신 지역 — 어느 것도 본문이 알려주지 않는다.

에돔 — 야곱의 쌍둥이 형 에서(Esau)의 후손들이 세운 나라다. 사해 동남쪽, 오늘날 요르단 남부 산악 지대에 해당한다. 페트라(Petra)가 이 땅의 중심부다. 히브리어에서 에돔은 ‘붉다’는 뜻이고, 에서 역시 붉은 피부를 가진 자로 기록된다. 두 나라의 갈등은 형제 갈등의 연장이었다.


교만한 독수리

2 “보아라. 내가 너를 민족들 가운데 작게 만들겠다. 너는 매우 멸시를 받을 것이다.

3 네 마음의 교만이 너를 속였다. 바위 틈에 사는 자, 높은 곳에 집을 지은 자, ‘누가 나를 땅으로 끌어내리겠느냐?‘라고 말하는 자여.

4 네가 독수리처럼 높이 올라가고, 별들 사이에 네 둥지를 틀었다 해도, 내가 거기서 너를 끌어내리리라. 여호와의 말씀이다.”

바위 틈 — 에돔의 수도 셀라(Sela)는 히브리어로 ‘바위’를 뜻한다. 그리스어로는 ‘페트라’다. 오늘날 요르단의 페트라 유적지가 바로 이 자리다. 사암 절벽을 깎아 만든 도시, 접근하기 어려운 협곡으로 둘러싸인 요새. 에돔 사람들이 자신들의 지리적 위치를 믿고 교만했던 이유가 여기 있다.


철저한 약탈

5 “도둑들이 네게 왔다면, 밤에 강도들이 왔다면 — 그들은 제 몫만큼만 훔쳤을 것이다. 포도를 따는 자들이 네게 왔다면, 그들은 이삭 줍는 것을 남겨두었을 것이다. 그런데 에돔아, 너는 어떻게 되겠느냐.

6 에서의 숨겨진 것들이 샅샅이 뒤져지고, 그 보물들이 발각될 것이다.

7 너의 모든 동맹자들이 너를 국경까지 내보낼 것이다. 네 평화의 친구들이 너를 속이고 제압할 것이다. 네 밥을 먹던 자들이 네 밑에 함정을 판다. 그 안에 지각이 없다.”

이삭 줍는 것을 남겨두었을 것이다 — 고대 이스라엘 추수 관행은 가난한 자와 이방인을 위해 이삭을 남겨두도록 규정했다(레위기 19:9-10). 도둑들조차 그렇게 하겠지만, 에돔에 닥칠 심판은 그것조차 없이 완전히 쓸어갈 것이라는 뜻이다.


예루살렘의 날에

8 “그 날에 — 여호와의 말씀이다 — 내가 에돔의 현인들을 멸하지 않겠느냐? 에서의 산에서 지각 있는 자들을 사라지게 하지 않겠느냐?

9 드만(Teman)아, 네 용사들이 두려움에 사로잡힐 것이다. 에서의 산의 모든 이들이 칼에 쓰러져 멸절될 것이다.

10 네 형제 야곱에게 가한 폭력 때문에, 수치가 너를 덮을 것이다. 너는 영원히 끊어질 것이다.”

드만 — 에돔 내부의 한 지방 혹은 부족 집단이다. 욥의 친구 엘리바스가 드만 출신으로 나오는데(욥기 2:11), 드만이 지혜로 유명한 지역임을 암시한다. 오바댜는 에돔의 자랑인 지혜도, 드만의 용사들도 모두 소용없게 될 것이라고 말한다.


형제가 형제를

11 “네가 멀리 서 있던 날, 이방인들이 야곱의 재물을 약탈하고, 외국인들이 그의 성문에 들어가고, 예루살렘 위에 제비를 뽑던 날 — 너도 그들 중 한 사람이었다.

12 네 형제의 날에, 그의 재앙의 날에 네가 방관하지 말았어야 했다. 유다 자손이 망하는 날에 기뻐하지 말았어야 했다. 그들의 재난의 날에 네가 입을 크게 벌리지 말았어야 했다.

13 내 백성이 재난을 당하는 날에 그 성문에 들어가지 말았어야 했다. 그의 재앙의 날에 방관하지 말았어야 했다. 그의 재난의 날에 그 재물에 손을 대지 말았어야 했다.

14 갈림길에 서서 그 피난민들을 베지 말았어야 했다. 재난의 날에 그 살아남은 자들을 넘겨주지 말았어야 했다.”

예루살렘 함락의 날 — 오바댜가 가리키는 사건은 BC 587년 느부갓네살(Nebuchadnezzar · ㉸ 네부카드네자르)의 바벨론 군대가 예루살렘을 함락한 사건이다. 성전이 불탔다. 성벽이 무너졌다. 다윗의 도성이 폐허가 되었다. 그 날 에돔은 무엇을 했는가. 본문은 말한다 — 에돔이 성문에 들어갔다. 도망치는 이들을 갈림길에서 막았다. 살아남은 자들을 바벨론에 넘겼다. 시편 137편은 그 날을 기억하며 에돔을 저주한다 — “예루살렘의 날을 기억해 달라, 에돔 자손들이 ‘허물어라, 허물어라, 그 기초까지’라고 외쳤던 날을.”

형제의 배반 — 야곱과 에서의 갈등은 태중에서 시작되었다(창세기 25:22). 장자권, 축복, 도망, 화해 — 그 기나긴 이야기가 세대를 넘어 두 민족의 관계로 이어졌다. 오바댜가 “형제”라는 단어를 계속 반복하는 것은 이 배반의 성격을 분명히 하기 위해서다. 낯선 적이 한 일이 아니었다. 형제가 한 일이었다.


민족들에 대한 날

15 “모든 민족들에 대한 여호와의 날이 가깝다. 네가 행한 대로 네게 행해질 것이다. 네 행위가 네 머리로 돌아올 것이다.

16 내 성산에서 너희가 마신 것처럼, 모든 민족이 계속 마실 것이다. 그들은 마시고, 삼키고, 없어진 것처럼 될 것이다.”

여호와의 날 — 아모스, 이사야, 요엘, 스바냐에도 등장하는 예언 언어다. 민족들의 역사 위에 하나님이 개입하시는 결정적인 시점을 가리킨다. 심판의 날이자 회복의 날이다. 에돔이 예루살렘을 마시게 했다면, 이제 에돔도 같은 잔을 받을 것이다.


시온의 회복

17 “그러나 시온 산에는 피난처가 있을 것이다. 그것이 거룩할 것이다. 야곱 집은 자기 기업을 차지할 것이다.

18 야곱 집은 불이 될 것이고, 요셉 집은 불꽃이 될 것이고, 에서 집은 지푸라기가 될 것이다. 그들이 에서를 태우고 삼킬 것이다. 에서 집에 남는 자가 없을 것이다. 여호와가 말씀하셨다.

19 네겝(Negev)이 에서의 산을 차지할 것이다. 스펠라(Shephelah · ㉸ 쉐펠라)는 블레셋을 차지할 것이다. 그들이 에브라임의 들판과 사마리아의 들판을 차지할 것이다. 베냐민이 길르앗을 차지할 것이다.

20 이스라엘 자손의 포로, 곧 가나안 사람들 가운데 있는 이 무리가 사르밧(Zarephath · ㉸ 사렙타)까지 차지할 것이다. 예루살렘의 포로로 스바랏(Sepharad)에 있는 자들이 네겝 성읍들을 차지할 것이다.

21 구원받은 자들이 시온 산에 올라가서 에서의 산을 심판할 것이다. 왕국이 여호와께 속하리라.”

스바랏 — 위치를 특정하기 어려운 지명이다. 학자들은 소아시아의 사르디스(Sardis), 메소포타미아의 어느 지점, 혹은 스페인 등 여러 곳을 제안한다. 어디든 먼 이국땅의 포로들이 돌아온다는 이미지다.

왕국이 여호와께 속하리라 — 오바댜의 마지막 문장이다. 21절 전체를 관통하는 에돔의 심판 이야기가 이 한 줄로 귀결된다. 에돔의 교만, 형제의 배반, 예루살렘의 함락 — 그 모든 것 뒤에 야훼의 주권이 서 있다. 왕국은 결국 야훼의 것이다. 에돔도, 바벨론도, 어떤 제국도 최종 권위자가 아니다.

에돔의 역사적 결말 — 에돔은 BC 6세기 이후 서쪽으로 밀려나 유다의 남부 지방인 이두매(Idumaea)에 정착했다. 이두매 출신이 바로 헤롯 대왕(Herod the Great)이다. 유대인 왕으로 불렸지만 에서의 핏줄이었다. 에돔이라는 나라는 AD 70년 예루살렘 멸망과 함께 역사에서 사라졌다. 국가로서 에돔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

다음 책 — 요나. 예언자가 하나님의 명령을 피해 도망친다. 그 도망이 바다 위에서 폭풍을 만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