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카베오기 상권 표지

마카베오기 상권 1장 제국이 흔들리다

1 알렉산드로스(Alexander the Great)가 세상을 정복했다.

그리스 마케도니아에서 출발한 그는 페르시아를 무너뜨리고, 이집트를 손에 넣고, 인도 땅 끝까지 밀고 들어갔다.

2 그는 가는 곳마다 왕들을 굴복시켰다.

3 온 땅이 그 앞에서 잠잠해졌다.

BC 334–323년 사이의 일이다. 알렉산드로스는 불과 13년 만에 당시 알려진 세계 대부분을 하나의 제국으로 묶었다. 그의 원정은 그리스 언어와 문화를 지중해 세계 전체에 퍼뜨렸다 — 이 물결을 학자들은 ‘헬레니즘(Hellenism)‘이라 부른다.


제국의 분열

4 알렉산드로스는 BC 323년 바빌론에서 서른두 살에 숨을 거두었다.

후계자가 없었다.

5 그의 장군들이 일어나 각자 한 지역씩 나누어 가졌다.

6 아버지를 이어 왕좌에 오른 자들, 새로 권력을 잡은 자들 — 모두 왕관을 썼다.

7 그 뒤로 세상에 재앙이 더해졌다.

알렉산드로스 사후 제국은 넷으로 쪼개졌다. 이스라엘 땅(유대아)을 지배하게 된 것은 셀류쿠스(Seleucid) 왕조였다 — 시리아 안티오키아를 수도로 한 헬레니즘 왕국이다.


안티오쿠스의 등장

8 그 왕조에서 안티오쿠스 4세 에피파네스(Antiochus IV Epiphanes)가 왕위에 올랐다.

BC 175년의 일이었다.

9 그는 스스로를 “신의 현현(顯現)“이라 불렀다.

‘에피파네스’가 그 뜻이다.

그러나 당시 사람들은 그를 ‘에피마네스(Epimanes)’ — 미친 자 — 라 비웃었다고 전해진다.

10 안티오쿠스는 이스라엘을 헬레니즘 방식으로 바꾸려 했다.

일부 유대인들이 그 계획을 반겼다.

11 “우리 조상들 때부터 이웃 나라들과 담을 쌓아왔다. 이제 그들과 하나가 되자.”


예루살렘이 무너지다

12 안티오쿠스는 허락을 받아 예루살렘(Jerusalem)에 그리스식 체육관을 세웠다.

13 할례 받은 표시를 지우려는 이들도 나타났다.

14 거룩한 계약을 버리는 일이 곳곳에서 일어났다.

15 그 뒤 안티오쿠스는 이집트 원정에서 수모를 당한 채 돌아왔다.

로마가 개입해 그의 군대를 돌려보냈다.

16 분노를 삭이지 못한 그는 예루살렘으로 방향을 틀었다.

17 성전 안으로 들어가 지성소(Holy of Holies)를 침범했다.

18 황금 제단, 등잔대, 제물 상, 향 단, 제사장 예복, 성전 안의 모든 금붙이를 끌어냈다.

19 은과 금, 값진 그릇들, 창고에 감추어 둔 보물들까지 가져갔다.

20 예루살렘 성은 통곡했다.


두 번째 침략

21 2년이 지나 안티오쿠스는 다시 왔다.

이번에는 군대를 보내 예루살렘을 장악하게 했다.

22 많은 사람이 희생되었다.

23 여자들과 아이들이 끌려갔다.

24 성전 구역에 새로운 요새인 아크라(Akra)가 세워졌다.

그곳에 이방인 군대가 주둔했다.

아크라 요새는 예루살렘 성전 바로 곁에 세워진 이방인 군사 기지였다. 이후 수십 년간 유대인들에게 가장 큰 굴욕의 상징이 된다.

25 성전 언덕은 숨죽였다.

거룩한 절기가 슬픔으로 바뀌었다.


율법이 금지되다

26 안티오쿠스는 칙령을 내렸다.

27 안식일을 지키지 마라.

28 할례를 베풀지 마라.

29 율법의 명령을 따르지 마라.

30 이를 어기는 자는 죽음으로 다스린다.

31 BC 167년 키슬레우(Kislev) 월 15일, 안티오쿠스는 성전 번제 제단 위에 이방 신전을 세웠다.

이것이 “멸망의 가증한 것(abomination of desolation)“이다.

단니엘서 9장 27절, 12장 11절에서 예언된 표현이다. 신약성경 마태오 복음 24장 15절에서 예수는 이 사건을 종말의 전조로 다시 인용한다. 역사적으로는 안티오쿠스가 제우스(Zeus) 신상을 번제 제단 위에 세운 사건을 가리킨다.

32 유대 마을마다 이방 신에게 제사 지내라는 명령이 내려졌다.

33 많은 이가 굴복했다.

34 율법을 지키려 한 사람들은 숨었다.

35 붙잡힌 이들은 목숨을 잃었다.

36 아기에게 할례를 베푼 어머니들도 처벌을 받았다.

37 이스라엘 위로 큰 분노가 내려앉았다.


다음 장 — 모디인이라는 작은 마을에서 늙은 사제 마타티아스가 칼을 든다. 저항의 불꽃이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