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드로후서 표지

베드로후서 1장 신자의 부르심

인사

1 예수 그리스도의 종이며 사도인 시몬 베드로(Simon Peter)는, 우리 하나님과 구주 예수 그리스도의 의로 우리와 같이 귀한 믿음을 받은 자들에게 편지한다.

2 하나님과 우리 주 예수를 아는 것으로 은혜와 평강이 너희에게 더욱 넘치기를 원하노라.

베드로후서는 신약 서신 중 정경성 논란이 가장 컸던 책 중 하나다. 에우세비우스(Eusebius, 3-4세기)는 이 책의 정경성이 여전히 논쟁 중이라고 기록했다. 현대 학자 다수는 1세기 말~2세기 초에 베드로의 권위를 빌린 제자가 썼다는 위경설을 지지한다. 그러나 이 책은 정경이다. 논란과 무관하게 교회가 그 권위를 인정해왔다. 본문의 신학은 그 자체로 읽힌다.


신자의 부르심에 참여하기

3 하나님의 신성한 능력이 생명과 경건에 속한 모든 것을 우리에게 주셨다. 자신의 영광과 덕으로 우리를 부르신 분을 아는 것을 통해.

4 이것으로 그분이 귀하고 지극히 큰 약속들을 우리에게 주셨다. 이 약속들로 너희가 정욕으로 인한 세상의 썩음을 피하여 신성한 성품에 참여하는 자가 되게 하려고.

4절의 “신성한 성품에 참여하는 자(θείας κοινωνοὶ φύσεως — 테이아스 코이노노이 퓌세오스)“는 헬레니즘 철학의 언어다. 스토아 철학과 플라톤주의에서 신성과의 합일은 최고 목표였다. 베드로후서는 이 언어를 사용하면서 그 내용을 채운다. 동방 기독교 신학의 ‘신화(神化, theosis)’ 개념의 성경적 근거 중 하나로 읽혔다. 인간이 신의 성품을 공유하게 된다는 이 선언은 신약에서 가장 대담한 표현 중 하나다.

5 이러한 이유로 너희가 모든 열심을 다해 믿음에 덕을, 덕에 지식을,

6 지식에 절제를, 절제에 인내를, 인내에 경건을,

7 경건에 형제 우애를, 형제 우애에 사랑을 더하여라.

8 이것들이 너희에게 있어 넘치면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아는 것에서 게으르거나 열매 없는 자가 되지 않게 할 것이다.

9 이것들이 없는 사람은 근시안적이어서 맹인이다. 그는 전에 자기 죄들을 깨끗이 하신 것을 잊어버린 것이다.

10 그러므로 형제들아, 더욱 힘써 너희 부르심과 택하심을 굳게 하여라. 이것들을 행하면 결코 넘어지지 않을 것이며,

11 이렇게 하면 우리 주 구주 예수 그리스도의 영원한 나라에 들어가는 것이 풍성히 베풀어질 것이다.

5-7절은 ‘덕의 사다리’ 또는 ‘은혜의 사슬’이라 불리는 구조다. 헬레니즘 도덕 교육에서 자주 사용된 형식이다. 믿음에서 시작해 사랑으로 끝난다. 총 여덟 단계. 그러나 이것은 단순한 도덕 계단이 아니다. 각 단계는 다음을 ‘더한다’. 삭제가 아니라 축적이다. 믿음을 버리고 덕으로 가는 것이 아니라, 믿음 위에 덕이 쌓인다.


변화산의 증언

12 그러므로 너희가 이것들을 알고 있고 너희가 가진 진리 안에 굳건히 서 있지만, 나는 항상 이것들을 너희에게 상기시키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

13 이 장막에 있는 동안 상기시킴으로 너희를 깨우는 것이 내 의무라 생각한다.

14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가 내게 보여주셨듯이 곧 이 장막을 벗어나야 할 것임을 알기 때문이다.

15 또 내가 떠난 후에도 너희가 언제든지 이것들을 기억할 수 있도록 힘쓸 것이다.

16 우리가 교묘하게 꾸민 이야기를 따른 것이 아니라, 직접 그분의 위엄을 본 목격자들로서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능력과 오심을 너희에게 알게 한 것이다.

17 아버지 하나님께 존귀와 영광을 받으실 때, 거룩한 영광 중에서 “이는 내 사랑하는 아들, 내가 그를 기뻐한다”는 음성이 그분께 났다.

18 우리가 이 음성을 하늘에서 들었다. 그분과 함께 거룩한 산에 있을 때.

16-18절은 변화산 사건을 가리킨다(마 17:1-9, 막 9:2-9, 눅 9:28-36). 베드로가 세 제자 중 한 명으로 그 자리에 있었다. 여기서 베드로는 자신의 직접 경험을 근거로 제시한다. ‘교묘하게 꾸민 이야기(μύθος — 뮈토스)‘는 헬레니즘 신화와 영지주의 사변을 가리키는 말이다. 베드로후서가 싸우는 거짓 가르침은 아마도 이런 신화적 사변과 연결되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19 또한 우리에게는 더 확실한 예언의 말씀이 있다. 너희가 이것을 잘 살펴보아야 한다. 마치 어두운 곳을 비추는 등불처럼. 낮이 밝아오고 샛별이 너희 마음에 떠오를 때까지.

20 먼저 이것을 알아라. 성경의 모든 예언은 제멋대로 풀 수 없다.

21 예언은 언제든지 사람의 뜻으로 낸 것이 아니라, 성령에 이끌린 사람들이 하나님께 받아 말한 것이다.

다음 장 — 거짓 교사들. 그들은 멸망을 사들이면서도 구원의 주를 부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