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니엘 추가 표지

다니엘 추가 1장 수산나

이 이야기는 다니엘서 정경(개신교 39권)에는 없다. 70인역(Septuagint)과 테오도티온(Theodotion) 역본에 다니엘서 부록으로 전해지며, 한국 천주교 새번역에서는 「다니엘 13장」으로 편제한다. 그리스어 본문이 원전이며, 히브리어·아람어 원본은 현존하지 않는다.


바빌론의 유다 귀족

1 바빌론에 요야킴(Joakim)이라는 사람이 살았다.

2 그는 수산나(Susanna)를 아내로 맞이했다. 수산나는 힐키야(Hilkiah)의 딸로, 매우 아름다운 여인이었다. 부모가 율법을 가르쳐 올바르게 키웠다.

3 요야킴은 매우 부유했고, 집에 큰 정원이 있었다.

4 유다인들이 그 집으로 자주 모였다. 그는 그들 가운데서 가장 존경받는 사람이었다.


두 늙은 재판관

5 그 해에 두 늙은이가 백성의 재판관으로 임명되었다. 주께서 말씀하셨다. “바빌론에서 불법이 나왔다. 늙은 재판관들에게서, 백성을 이끈다고 하는 자들에게서.”

6 이 두 사람은 요야킴의 집에 자주 드나들었다. 분쟁이 있는 자들이 모두 그곳으로 왔다.

7 낮이 되면 수산나는 남편의 정원을 거닐었다. 두 늙은이는 날마다 그녀를 보았고, 그녀를 향한 욕정이 타올랐다.

8 그들은 제 생각을 뒤틀었고, 하늘을 외면했다. 올바른 판단을 버렸다.

9 두 사람 모두 그녀를 원했으나, 서로에게 그 고통을 숨겼다.

10 그녀를 보고 싶은 마음에 날마다 집으로 왔다.

11 어느 날, 한 사람이 “점심을 먹으러 가겠다”고 말하고 나갔다가 돌아왔다. 그 때 다른 한 사람도 마주쳤다. 서로 이유를 물었고, 두 사람은 결국 서로 마음을 털어놓았다. 그러고는 함께 그녀를 어떻게 할지 도모했다.


정원의 함정

12 그들은 기회를 엿보았다. 어느 날 수산나가 말했다.

“오늘 목욕을 해야겠다. 아무도 부르지 말고 정원 문들을 닫아라.”

13 수산나는 시녀들에게 올리브유와 향유를 가져오게 하고, 정원 문을 닫으라고 했다. 아무도 보지 못하도록.

14 두 늙은이는 숨어 있었다. 수산나가 혼자 있는 것을 보려고 기다리고 있었다.

15 시녀들이 나가고 곁문들이 닫혔다. 두 늙은이가 튀어나와 그녀에게 달려들었다.

16 그들이 말했다.

“정원 문이 닫혔고, 아무도 우리를 보지 못한다. 우리가 원하는 대로 해라. 거부하면, 우리가 증언할 것이다 — 한 청년이 너와 함께 있었고, 그래서 시녀들을 내보냈다고.”

17 수산나가 신음하며 말했다.

“나는 사방이 막혔다. 따르면 죽고, 거부해도 너희 손을 피할 수 없다.

18 그러나 너희 손에 빠지는 것보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주님 앞에 지는 것이 낫다.”

19 수산나가 큰 소리로 외쳤다. 두 늙은이도 맞서 외쳤다.

20 한 사람이 달려가 정원 문을 열었다. 집 안 종들이 곁문으로 뛰어 들어와 무슨 일인지 물었다.

21 두 늙은이가 말했다. 그 말에 종들이 크게 부끄러워했다. 이런 일은 전에 없었다.

수산나가 처한 딜레마는 고대 법정 논리의 잔인함을 보여준다. 두 늙은 재판관의 증언이면 유죄가 확정된다(신명기 19:15 — “두 증인이나 세 증인의 증언”). 그들은 이 규칙을 역이용했다.


거짓 재판

22 다음 날 백성이 요야킴의 집에 모였다. 두 늙은이도 왔다. 수산나를 죽이려는 사악한 의도를 품고.

23 그들이 백성 앞에서 말했다.

“힐키야의 딸 수산나를 불러오라.”

그녀가 왔다. 베일을 쓴 채로 부모와 자녀들과 친척들과 함께.

24 수산나는 매우 아름다웠다.

25 그 불법한 자들이 명했다.

“베일을 벗겨라. 그 얼굴을 보아야 한다.”

26 주변 사람들이 울었다. 두 늙은이가 일어나 사람들 가운데 서서 수산나의 머리에 손을 얹었다.

27 수산나는 울면서 하늘을 우러러보았다. 마음 깊은 곳에서 주님을 신뢰했다.

28 두 늙은이가 말했다.

“우리가 정원을 거닐다가 이 여인이 두 젊은이와 함께 누워 있는 것을 보았다.

29 우리가 그들을 잡으려 했으나 그들이 힘이 세어 빠져나갔다. 여인을 잡았으나, 그 청년들이 누구인지 물었더니 말하지 않았다.”

30 회중이 믿었다. 그들이 이스라엘의 장로들이요 재판관들이었기 때문이다.

31 수산나는 사형 선고를 받았다.

32 그녀가 큰 소리로 외쳤다.

“영원하신 하나님, 숨은 것도 아시고 모든 것이 밝혀지기 전에 아시는 분, 당신은 그들이 나에 대해 거짓 증언을 한 것을 아십니다. 이제 나는 죽습니다. 내가 하지 않은 일들 때문에 이 자들이 나에게 꾸민 것들 때문에.”

33 주께서 그녀의 소리를 들으셨다.


다니엘이 나서다

34 수산나가 처형장으로 끌려가는 순간, 하나님이 거룩한 영으로 다니엘(Daniel)이라는 어린 젊은이를 깨우셨다.

35 다니엘이 큰 소리로 외쳤다.

“나는 이 여인의 피에 책임이 없다.”

36 모든 백성이 그에게 돌아섰다.

“무슨 말을 하는 것이냐?”

37 다니엘이 그들 가운데 서서 말했다.

“이스라엘 자손이여, 당신들은 이렇게 어리석습니까? 조사도 하지 않고 진실을 확인하지 않고 이스라엘 딸을 정죄하는 것입니까?

38 재판으로 돌아가십시오. 저들이 이 여인에 대해 거짓 증언을 한 것입니다.”

39 모든 백성이 급히 돌아왔다. 장로들이 다니엘에게 말했다.

“이리 와서 우리 가운데 앉아라. 하나님이 네게 장로의 지혜를 주셨다.”


심문

40 다니엘이 말했다.

“저들을 갈라 놓으십시오. 따로 심문하겠습니다.”

갈라 놓자 다니엘이 한 명을 불러 말했다.

41 “나이가 들어 묵은 악이여, 이제 네 이전 죄들이 드러났다. 불의한 판결을 내리고 죄 없는 자들을 정죄하고 죄 있는 자들을 풀어주면서 살아왔다. 주께서 ‘죄 없는 자와 의인을 죽이지 말라’고 하셨다.

42 이 여인을 보았다는 그 나무가 무슨 나무였는가?”

그가 말했다.

“유향나무 아래였다.”

43 다니엘이 말했다.

“잘도 거짓말했다. 천사가 너를 두 동강 낼 것이다.”

44 다니엘이 그를 내보내고 다른 한 명을 불러 말했다.

“카난의 자손이여, 유다의 자손이 아닌 자여, 아름다운 것이 너를 속였다. 욕정이 네 마음을 비틀었다.

45 이스라엘 딸들을 이렇게 했다면, 겁에 질려 따르기도 했을 것이다. 그러나 유다 딸은 네 불법을 참지 않았다.

46 그 여인이 있는 것을 보았다는 나무가 무슨 나무였는가?”

그가 말했다.

“참나무 아래였다.”

47 다니엘이 말했다.

“잘도 거짓말했다. 천사가 칼을 들고 너를 두 동강 낼 것이다.”

다니엘의 심문 기법은 단순하다. 두 증인을 따로 세워 같은 질문에 다른 답을 끌어낸다. 유향나무(σχίνος, schinon)와 참나무(πρῖνος, prinon)는 그리스어에서 각각 “자르다(σχίσει, schisei)“와 “쪼개다(πρίσει, prisei)“의 어근과 말놀이를 이룬다. 히브리어나 아람어 원본이 없는 이유 중 하나로 이 그리스어 말장난이 꼽힌다.


판결이 뒤집히다

48 온 회중이 큰 소리로 외치며 하나님을 찬양했다. 거짓 증언으로 정죄하려 한 자들을 고발했기 때문이다.

49 두 늙은이에게 돌아섰다. 다니엘이 그들 자신의 입에서 끌어낸 대로 — 그들이 이웃에게 행하려 했던 악을 그들에게 갚았다.

50 율법의 명령대로 그들을 죽였다. 죄 없는 피를 흘리지 않았다.

51 힐키야와 그의 아내가 딸 수산나를 찬양했다. 요야킴과 모든 친척들도 함께.

52 그 날부터 다니엘의 명성이 백성 가운데 높아졌다.

두 늙은이의 처형은 신명기 19:19의 적용이다. “거짓 증인은 그가 형제에게 행하려 했던 대로 그에게 행하라.” 이 이야기는 법의 역전을 통해 정의가 회복되는 구조를 가진다.


다음 장 — 다니엘이 바빌론의 거짓 신 벨과 큰 용을 차례로 무너뜨린다. 제사장들이 어둠 속에서 신상의 음식을 빼먹는 속임수가 폭로되고, 다니엘은 다시 사자굴에 던져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