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위기 표지

레위기 1장 제단 앞으로 가져오는 소

회막에서 들려온 목소리

1 여호와가 모세(Moses)를 부르셨다. 회막(Tent of Meeting, 임시 성막)에서 그에게 말씀하셨다.

2 “이스라엘 자손에게 말해라. 누구든 여호와에게 예물을 바치려면, 가축 — 소 떼나 양 떼에서 가져와야 한다.”

레위기의 첫 단어는 히브리어 “바이크라(וַיִּקְרָא)” — ‘그가 불렀다’이다. 히브리어 성경에서 레위기의 책 이름 자체가 이 단어다. 하나님이 먼저 부르신다. 제사는 인간이 하나님께 올라가는 게 아니라, 하나님이 먼저 손을 내밀어 만남의 방법을 정해주신 것이라는 신학이 첫 단어에 담겨 있다.


번제 — 소를 드릴 때

3 소로 번제(Olah, ‘올라가는 것’)를 드리려면, 흠 없는 수컷을 가져와야 한다. 회막 문 앞에서 여호와 앞에 바쳐 기쁘게 받으시게 해야 한다.

번제(燔祭) 히브리어 “올라(עֹלָה)“는 ‘올라가다’는 뜻에서 왔다. 제물을 통째로 태워 연기가 하나님께 올라가는 제사다. 부분이 아니라 전부가 탄다. 아낌없이 드리는 헌신의 제사다. 5가지 주요 제사 중 가장 기본이 되는 제사다.

4 제물 머리에 손을 얹어야 한다. 그러면 그 제물이 자기를 대신하여 속죄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손 얹기 — 히브리어 “사마흐(סָמַח)”. 가볍게 대는 게 아니라 몸무게를 실어 꽉 누르는 행위다. “나를 대신하는 것”이라는 동일시(identification)의 의미다. 죄를 고백하고 책임을 제물에게 이전하는 상징이다.

5 소를 여호와 앞에서 잡는다. 아론의 아들들 — 제사장들이 그 피를 가져다가 회막 문 옆 번제단(Bronze Altar) 사방에 뿌린다.

6 번제물 가죽을 벗기고 각 부위로 자른다.

7 제사장 아론의 아들들이 번제단 위에 불을 피우고 나무를 정렬한다.

8 각 부위와 머리와 기름 덩이를 번제단 위 나무 위에 쌓아 올린다.

9 내장과 다리는 물로 씻는다. 그리고 제사장이 다 태운다. 이것이 번제다. 여호와께서 기쁘게 받으시는 향기다.

“기쁘게 받으시는 향기” — 히브리어 “레아흐 니호아흐(רֵיחַ נִיחוֹחַ)”. 직역하면 ‘안정의 향기’, ‘쉬게 하는 향기’다. 하나님의 분노가 진정되고 기쁘게 받으신다는 신인동형론적 표현이다. 레위기와 민수기에 43번 등장하는 핵심 표현이다.


번제 — 양이나 염소를 드릴 때

10 번제물로 양 떼나 염소 떼에서 가져온다면, 흠 없는 수컷이어야 한다.

11 번제단 북쪽에서 여호와 앞에 잡는다. 아론의 아들들 — 제사장들이 피를 번제단 사방에 뿌린다.

12 각 부위로 잘라 머리와 기름 덩이와 함께 번제단 위 나무에 쌓는다.

13 내장과 다리는 물로 씻는다. 제사장이 전부 가져다 번제단에서 태운다. 번제다. 여호와께서 기쁘게 받으시는 향기다.


번제 — 새를 드릴 때

14 새로 번제를 드리려는 경우, 산비둘기나 집비둘기 새끼를 가져온다.

15 제사장이 제단으로 가져가 머리를 비틀어 끊고 번제단에서 태운다. 피는 제단 옆에서 짜낸다.

16 모이주머니와 그 안의 내용물은 꺼내서 번제단 동쪽 재 버리는 곳에 던진다.

17 날개 끝에서 찢어 벌리되 아주 끊지는 않는다. 제사장이 번제단 위 나무에 놓고 태운다. 번제다. 여호와께서 기쁘게 받으시는 향기다.

소·양·새 — 세 가지 제물의 계층 구조가 한 장 안에 들어 있다. 소는 부유층, 양과 염소는 중산층, 새는 가난한 사람이 드릴 수 있는 제물이었다. 하나님은 재산 크기에 상관없이 헌신 자체를 받으신다는 구조다. 레위기 5장에는 새조차 없을 경우 밀가루만 드리는 경우도 나온다.

번제단 북쪽 — 소 외의 제물은 번제단 북쪽에서 잡는다(11절). 왜 북쪽인지에 대해 랍비 문헌은 다양한 해석을 내놓지만, 본문 자체는 이유를 설명하지 않는다. 방향의 신학적 의미보다는 제의 절차의 질서와 일관성을 가리키는 것으로 보인다.

가죽은 누가 갖나 — 본문에는 없지만, 레위기 7장 8절에 따르면 번제의 가죽은 제사를 집행한 제사장의 몫이었다. 전부 태워도 가죽만은 남긴 이유에 대해 본문은 침묵한다.


다음 장 — 불 대신 밀가루와 기름으로 드리는 제사, 소제(Minchah)가 나온다. 가장 소박한 제사 — 가난한 이의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