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위기 25장 쉰 번째 해의 나팔

땅의 안식 — 안식년

1 야훼께서 시내산에서 모세에게 말씀하셨다.

2 “이스라엘 자손에게 전하라. 내가 너희에게 주는 땅에 들어가면, 그 땅도 야훼에게 안식을 누리게 해야 한다.

3 6년 동안 밭에 씨를 뿌리고, 6년 동안 포도원을 돌보고 그 소출을 거두어라.

4 그러나 7년째는 땅이 완전히 쉬는 안식의 해다. 야훼에게 드리는 안식이다. 밭에 씨를 뿌리지 마라. 포도원을 가지치지 마라.

5 저절로 자란 것을 거두지 마라. 가지치지 않은 포도나무 열매를 거두지 마라. 땅이 쉬는 해다.

6 안식년에 땅이 내는 것은 너와 네 종들과 네 여종들과 네 품꾼과 네 가운데 머무는 외국인이 먹는다.

7 네 짐승들과 네 땅의 들짐승들도 그것을 먹을 수 있다. 땅이 내는 것은 모두를 위해 있다.”

안식년(쉐미타, שְׁמִיטָּה, ‘해방·놓아줌’) — 농지를 7년에 한 번 완전히 쉬게 하는 규정이다. 이것은 토지를 소유물이 아니라 위탁 받은 것으로 보는 신학을 실천한다. 2021–2022년이 유대 달력으로 가장 최근의 안식년이었다. 이스라엘에서는 오늘날도 일부 공동체가 이 규정을 실제로 지킨다 — 농지를 법적으로 외국인에게 넘기거나, 생산을 중단하거나.


희년

8 “7년 안식년을 7번 — 7 곱하기 7년, 49년을 세어라.

9 7월 10일 — 속죄일에 온 땅에 나팔 소리를 울려라. 숫양 뿔 나팔(요벨, יוֹבֵל)을 불어라.

10 50년째 해를 거룩하게 하라. 온 땅의 모든 주민에게 자유를 선포하라. 이것이 너희의 희년(Jubilee, 요벨의 해)이다. 각자 자기 땅으로 돌아가야 한다. 각자 자기 가족에게 돌아가야 한다.

11 50년째 해가 너희의 희년이다. 씨를 뿌리지 마라. 저절로 자란 것을 거두지 마라. 가지치지 않은 포도나무 열매를 거두지 마라.

12 그것은 희년이기 때문에 너희에게 거룩하다. 밭에서 나오는 것을 먹어라.

13 이 희년에 각자 자기 땅으로 돌아가야 한다.”

희년(요벨, יוֹבֵל) — ‘요벨’은 숫양의 뿔, 즉 그 뿔로 만든 나팔이다. 희년을 알리는 소리가 그 이름이 되었다. 라틴어 Jubilaeus, 영어 Jubilee로 이어진다. 50년마다 모든 토지가 원래 가족에게 돌아가고, 빚으로 종이 된 사람들이 해방된다. 1865년 미국 노예 해방 선언 당시 해방 노예들이 레위기 25장의 요벨 나팔 소리를 부른 것이 ‘주빌리(Jubilee)’ 노래 전통의 기원이다. 링컨 대통령의 해방령을 ‘요벨의 해’로 불렀다.


토지 매매의 원칙

14 “이웃에게 무언가를 팔거나 이웃의 손에서 무언가를 사면 — 서로를 착취하지 마라.

15 희년 이후 햇수에 따라 이웃에게서 사라. 수확이 남은 햇수에 따라 그가 팔아야 한다.

16 햇수가 많으면 값을 올리고, 햇수가 적으면 값을 낮추어라. 수확 횟수를 파는 것이기 때문이다.

17 서로를 착취하지 마라. 너희 하나님을 두려워하라. 나는 야훼 너희 하나님이다.

18 내 규례를 행하고, 내 법도를 지켜라. 그 안에서 살아라. 그러면 그 땅에서 안전하게 살 것이다.

19 땅이 그 열매를 낼 것이다. 너희는 배불리 먹고 그 땅에서 안전하게 살 것이다.

20 너희가 ‘우리가 7년째 씨를 뿌리지 않으면 무엇을 먹나’라고 물으면 — 21 내가 6년째에 내 복을 명하겠다. 3년치 소출을 낼 것이다.

22 8년째 씨를 뿌려도 묵은 곡식을 먹는다. 9년째 소출이 나올 때까지 묵은 것을 먹는다.”

경제 논리가 아니라 신뢰의 논리다 — 희년에 대한 의문은 7년째에 무엇을 먹느냐는 질문이다. 대답은 “6년째에 충분히 주겠다”이다. 이것은 안식년 제도가 인간의 경제 계산을 넘어선 신뢰 체계 위에 서 있음을 보여준다.


토지는 영구 매매가 안 된다

23 “땅은 영구히 팔 수 없다. 땅은 내 것이다. 너희는 내게 나그네요 임시 거주자이기 때문이다.

24 너희 소유 땅 어디에서나 땅 되사기의 권한을 허용해야 한다.

25 네 형제가 가난해져서 자기 소유 일부를 팔았다면 — 가장 가까운 친척이 와서 형제가 판 것을 되사줄 수 있다.

26 그것을 되사줄 친척이 없는 사람이 형편이 좋아져서 되살 만큼 모았다면 — 27 판 햇수를 계산하여 남은 금액을 산 사람에게 돌려주고 자기 소유를 되찾을 수 있다.

28 그것을 되살 형편이 안 되면 — 그것은 희년까지 산 사람의 손에 있다가, 희년이 되면 돌아온다. 자기 소유로 돌아가는 것이다.

‘땅은 내 것이다(하아레츠 키 리, כִּי־לִי הָאָרֶץ)’ — 레위기 전체에서 가장 근본적인 재산 선언이다. 이스라엘은 가나안 땅의 주인이 아니라 세입자다. 야훼가 집주인이다. 이 신학이 토지 영구 매매 금지의 근거다. 이것이 현실에서 작동한 시기가 있었는지 역사는 분명하지 않다. 하지만 이 원칙이 이후 예언자들이 토지 겸병을 공격할 때 쓴 언어의 기초가 되었다 — 이사야 5:8 “가옥에 가옥을 연하며 전토에 전토를 더하는 자여.”


성안 가옥과 레위인

29 “성벽이 있는 성 안의 가옥을 팔면 — 판 지 1년 안에 되살 수 있다. 1년이 기한이다.

30 1년 안에 되사지 않으면 — 성벽 있는 성 안의 그 집은 산 사람과 그 후손에게 영구히 넘어간다. 희년에도 돌아오지 않는다.

31 성벽이 없는 마을의 가옥은 밭과 같다. 되살 수 있고, 희년에 돌아온다.

32 레위인의 성들 — 레위인 소유의 성들은 언제든지 되살 수 있다.

33 레위인에게서 산 것은 — 집이든, 그 소유 성이든 — 희년에 돌아온다. 레위인의 성 안 집들은 이스라엘 자손 가운데서 그들의 소유이기 때문이다.

34 그들의 성 목초지는 팔지 못한다. 그것은 영구히 그들의 소유다.”


가난한 형제

35 “네 형제가 가난해져서 네 곁에서 손이 떨리게 되면 — 외국인을 도울 때처럼 그를 도와 네 곁에서 살게 하라.

36 그에게서 이자를 받지 마라. 이익을 취하지 마라. 네 하나님을 두려워하라. 네 형제가 네 곁에서 살아야 하기 때문이다.

37 그에게 이자를 받고 돈을 빌려주지 마라. 이익을 위해 음식을 주지 마라.

38 나는 야훼 너희 하나님이다. 나는 너희를 이집트에서 이끌어내어 가나안 땅을 주었다. 너희의 하나님이 되기 위해서다.”

이자 금지(무이자 대출, 아나하 금지) — 후대 유대교 법(할라카)은 유대인끼리의 이자 거래를 금했다. 이 규정에서 나온 것이다. 중세 유럽에서 유대인들이 대부업에 많이 종사한 것도 이 법의 맹점 — 비유대인에게는 이자를 받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기독교도 중세에 이자 금지를 교회법으로 가졌다가 점차 완화되었다.


종살이와 해방

39 “네 형제가 가난해져서 네게 팔리면 — 종으로 부려먹지 마라.

40 품꾼처럼, 임시 거주자처럼 네 곁에 있게 하라. 희년까지 네 곁에서 섬기고 — 41 희년이 되면 그와 그의 자녀가 자유롭게 되어 자기 가족에게, 자기 조상의 소유로 돌아가게 하라.

42 그들은 내 종들 — 내가 이집트에서 이끌어낸 자들이기 때문이다. 그들을 종으로 팔지 마라.

43 그를 가혹하게 다스리지 마라. 네 하나님을 두려워하라.

44 남종이든 여종이든 — 네 주변 민족들에게서 살 수 있다.

45 너희 가운데 사는 외국인 자녀에게서도 살 수 있다. 너희 땅에서 태어난 그들의 자녀도 사유물이 된다.

46 너희 후손에게 영구 소유로 물려줄 수 있다. 그들을 영구히 종으로 부릴 수 있다. 그러나 이스라엘 자손 — 너희 형제끼리는 서로 가혹하게 다스리지 마라.

47 네 곁의 외국인이나 임시 거주자가 형편이 좋아지고, 네 형제가 가난해져서 그 외국인이나 거류민에게 팔렸거나 외국인 가족에게 팔렸다면 — 48 팔린 후에도 되살 수 있다. 형제 중 하나가 그를 되살 수 있다. 49 삼촌, 사촌, 가까운 혈육이 되살 수 있다. 형편이 되면 스스로도 될 수 있다.

50 팔린 해부터 희년까지를 산 사람과 계산해야 한다. 그 값이 그 햇수에 해당하는 품꾼의 삯이다.

51 햇수가 많이 남아 있으면 그 햇수에 따라 값의 일부를 돌려주어야 한다.

52 희년까지 햇수가 적게 남아 있으면 계산하여 그 햇수에 따라 값을 돌려주어야 한다.

53 그를 해마다 품꾼처럼 여겨야 한다. 네 눈 앞에서 그를 가혹하게 다스리지 않게 하라.

54 이런 방법으로 되살려지지 않아도, 희년이 되면 그와 그의 자녀가 자유롭게 된다.

55 이스라엘 자손은 내 종들이기 때문이다. 그들은 내 종들 — 내가 이집트에서 이끌어낸 자들이다. 나는 야훼 너희 하나님이다.”

희년 — 실제로 역사에서 지켜졌는지에 대해 학자들의 견해는 엇갈린다. 고대 근동에서 왕이 취임할 때 부채를 탕감하는 ‘안다라룸(andurarum)’ 관행이 있었다 — 메소포타미아 문헌에서 확인된다. 레위기의 희년은 그런 왕의 특별 사면을 주기적 제도로 전환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왕이 선포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명령으로 제도화된 것이다. 예언자들이 토지 강탈을 비판할 때 이 제도가 지켜지지 않는다는 전제가 암묵적으로 깔려 있다.


다음 장 — 축복과 저주. 이 모든 규례를 지키면 어떻게 되는가. 지키지 않으면 어떻게 되는가. 26장은 그 두 갈래의 길을 펼쳐놓는다. 고대 근동 조약 문서의 형식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