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위기 8장 피 일주일

모세의 명을 따라 모이다

1 여호와가 모세에게 말씀하셨다.

2 “아론과 그 아들들을 데려오고, 옷과 기름과 속죄제 수송아지와 숫양 두 마리와 무교병 광주리를 가져와라.”

3 “온 회중을 회막 문으로 모아라.”

4 모세가 여호와의 명대로 했다. 회중이 회막 문에 모였다.

5 모세가 회중에게 말했다.

“여호와가 명하신 것입니다.”

임직 — 히브리어 “밀루임(מִלֻּאִים)”, 직역하면 ‘손을 채우다’는 뜻이다. 제사장 직분에 취임한다는 말이다. 출애굽기 28–29장에서 지시받은 예식이 드디어 실행된다. 모세는 집전자, 아론과 아들들은 수여자다. 이것은 이스라엘 역사상 처음으로 공식적인 제사장 집단이 탄생하는 순간이다.


씻기고 입히다

6 모세가 아론과 그 아들들을 앞으로 데려와 물로 씻겼다.

7 아론에게 속옷을 입히고, 띠를 두르고, 겉옷을 입혔다. 에봇(Ephod)을 입히고 에봇 띠를 두르고 묶었다.

8 흉패(Breastpiece)를 붙이고, 우림과 둠밈(Urim & Thummim)을 흉패 안에 넣었다.

9 머리에 관을 씌우고 관 앞에 금패 — 거룩한 면류관을 붙였다. 여호와가 모세에게 명하신 대로였다.

에봇과 흉패 — 대제사장의 핵심 예복이다. 에봇은 금·청색·자색·홍색 실로 짠 화려한 조끼 형태였다. 흉패에는 이스라엘 12지파 이름이 새긴 보석 12개가 박혔다. 대제사장은 자기 자신이 아니라 온 이스라엘을 대표하여 하나님 앞에 선다는 상징이었다.

우림과 둠밈 — 신성한 제비 뽑기 도구로 알려져 있다. 정확한 형태는 알 수 없다. 히브리어 어원에 대해 ‘빛과 완전함’, ‘저주와 흠 없음’ 등 다양한 해석이 있다. 하나님의 뜻을 구하는 도구로 사용되었다(민수기 27장, 사무엘상 28장). 제2성전 시대 이후에는 사라졌다.


성막에 기름을 붓다

10 모세가 기름을 취해 성막과 그 안의 모든 것에 발라 거룩하게 했다.

11 제단 위에 일곱 번 뿌리고, 제단과 그 모든 기구, 물두멍(Bronze Basin)과 그 받침에 기름을 발라 거룩하게 했다.

12 아론의 머리에 기름을 부어 거룩하게 했다.

“머리에 기름을 붓다” — 이것이 대제사장 취임의 핵심 의식이다. 히브리어 “마샤흐(מָשַׁח)”, 기름을 붓다, 에서 “메시아(마시아흐)“라는 단어가 나온다. 왕을 세울 때도 같은 행위가 이루어졌다(사울, 다윗). 제사장과 왕 모두 기름 부음으로 취임한다. 신약성경에서 예수님이 “그리스도(기름 부음 받은 자)“로 불리는 맥락이 여기서 시작된다.


임직 속죄제

13 모세가 아론의 아들들을 앞으로 데려와 속옷을 입히고, 띠를 두르고, 관을 씌웠다. 여호와가 모세에게 명하신 대로였다.

14 속죄제 수송아지를 가져오자, 아론과 그 아들들이 수송아지 머리에 손을 얹었다.

15 모세가 잡고 피를 손가락으로 번제단 뿔 사방에 발라 단을 깨끗하게 했다. 나머지 피는 단 밑에 쏟아 속죄하고 거룩하게 했다.

16 내장에 붙어 있는 기름과 간 꺼풀과 두 콩팥과 그 기름을 떼어내, 모세가 번제단에서 태웠다.

17 수송아지 — 가죽, 고기, 똥은 진영 밖에서 불로 태웠다. 여호와가 모세에게 명하신 대로였다.


임직 번제

18 번제 숫양을 가져오자, 아론과 그 아들들이 숫양 머리에 손을 얹었다.

19 모세가 잡고 피를 번제단 사방에 뿌렸다.

20 숫양을 각 부위로 잘랐다. 모세가 머리와 각 부위와 기름을 태웠다.

21 내장과 다리를 물로 씻었다. 숫양 전부를 번제단에서 태웠다. 여호와께서 기쁘게 받으시는 향기인 화제였다. 여호와가 명하신 대로였다.


임직 화목제 — 피를 바르다

22 임직용 다른 숫양을 가져오자, 아론과 그 아들들이 머리에 손을 얹었다.

23 모세가 잡고 피를 아론의 오른쪽 귓부리, 오른쪽 엄지손가락, 오른쪽 엄지발가락에 발랐다.

24 아론의 아들들을 앞으로 데려왔다. 모세가 피를 그들의 오른쪽 귓부리, 오른쪽 엄지손가락, 오른쪽 엄지발가락에 바르고, 나머지 피를 번제단 사방에 뿌렸다.

귀, 엄지손가락, 엄지발가락 — 제사장의 몸에 피가 발리는 세 지점이다. 귀는 말씀을 듣는 곳, 손은 행하는 곳, 발은 걷는 곳이다. 온 몸이 하나님의 거룩한 서비스에 헌신되었다는 상징이다. 귀로 들어 손으로 행하고 발로 걷는 모든 삶이 제사장적 삶으로 구분된다는 선언이었다.

25 기름과 기름진 꼬리, 내장에 붙은 모든 기름, 간 꺼풀, 두 콩팥과 그 기름, 오른쪽 뒷다리를 떼어냈다.

26 무교병 광주리에서 무교전병 하나, 기름 섞은 떡 하나, 전병 하나를 꺼내 기름 위에, 오른쪽 뒷다리 위에 올렸다.

27 이것을 아론의 손과 그 아들들의 손에 올렸다. 여호와 앞에서 흔들어 요제로 드렸다.

28 모세가 그것들을 그들 손에서 받아 번제단 위 번제물 위에서 태웠다. 임직 제사다. 여호와께서 기쁘게 받으시는 향기인 화제였다.

29 모세가 가슴 부분을 취해 여호와 앞에서 흔들어 요제로 드렸다. 임직 숫양 중에서 모세의 몫이었다. 여호와가 모세에게 명하신 대로였다.


기름과 피를 뿌리다

30 모세가 기름과 단 위의 피를 가져다가 아론과 그 옷에, 그 아들들과 그 옷에 뿌렸다. 아론과 그 아들들과 그들의 옷을 거룩하게 했다.

31 모세가 아론과 그 아들들에게 말했다.

“회막 문에서 고기를 삶아라. 임직 광주리 안에 있는 떡과 함께 거기서 먹어라. 여호와가 ‘아론과 그 아들들이 먹을 것’이라고 명하셨다.”

32 남은 고기와 떡은 불에 태워라.

33 “7일 동안은 회막 문 밖으로 나가지 마라. 임직 날이 끝나는 날까지. 임직 기간이 7일이다.

34 오늘 한 것처럼 여호와가 너희를 속죄하기 위해 하라고 명하셨다.

35 7일 밤낮을 회막 문에 머물러라. 죽지 않으려면 여호와의 명을 지켜야 한다. 나는 이렇게 명받았다.”

36 아론과 그 아들들은 여호와가 모세를 통해 명하신 모든 것을 그대로 했다.

7일 — 임직 기간이 7일인 것은 창조의 7일과 같은 구조다. 새로운 창조로서의 제사장직. 창조가 7일 만에 완성되었듯, 제사장직도 7일 만에 완성된다. 이 7일 동안 아론과 아들들은 회막 문을 벗어날 수 없었다. 세상과의 단절이자 하나님 앞에 완전한 헌신의 시간이었다.

아론의 내면 — 본문은 아론이 무슨 생각을 했는지 말하지 않는다. 그는 침묵하며 모든 예식을 받는다. 온 몸에 피가 발리고, 기름이 뿌려지고, 7일을 막혀 있어야 한다. 이집트 왕족들의 신전 입문식도 며칠씩 걸리는 격리 기간이 있었다. 그 문화권에서 자란 아론은 이 예식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몸으로 알고 있었을 것이다 — 이제 나는 다른 존재가 된다.


다음 장 — 임직 7일이 끝난다. 드디어 공식 첫 제사가 집행된다. 그리고 여호와의 영광이 온 백성 앞에 나타난다. 불이 하늘에서 내려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