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위기 13장 제사장이 피부를 보다
레프라란 무엇인가
1 여호와가 모세와 아론에게 말씀하셨다.
2 “사람의 피부에 뭔가 솟아오르거나, 껍질 같은 게 생기거나, 반점이 생겨 피부병처럼 되었다면 — 제사장 아론에게나 아론의 아들 제사장들 중 하나에게 데려가야 한다.
3 제사장이 피부 병변을 진단한다. 병변의 털이 하얗게 변했고, 병변이 피부보다 깊어 보이면 — 그것은 레프라(Tsara’at)다. 제사장이 봐서 부정하다고 선언한다.”
레프라(צָרַעַת, Tsara’at) — 한국어 성경에서 ‘나병’으로 번역되어 온 단어지만, 현대 한센병(leprosy)과는 다르다. 레위기 13장의 묘사를 보면, 곰팡이, 습진, 건선, 백반증, 각종 피부 병변을 포함하는 넓은 범주다. 심지어 13장 47절 이하에서는 옷에 생기는 것, 14장 34절 이하에서는 집 벽에 생기는 것도 같은 단어를 쓴다. 현대 영어 성경들은 “infectious skin disease” 또는 그냥 “disease”로 번역한다. 한국의 한센병 차별 역사 때문에 ‘나병’이라는 번역은 특히 주의가 필요하다.
진단 기준 — 증상이 불분명할 때
4 피부의 반점이 하얗지만 피부보다 깊어 보이지 않고, 털도 하얗게 변하지 않았다면 — 제사장이 7일 동안 격리한다.
5 7일째에 제사장이 다시 진단한다. 병변이 그대로이고 퍼지지 않았다면, 7일 더 격리한다.
6 14일째에 제사장이 다시 진단한다. 병변이 바래고 퍼지지 않았다면 — 그건 피부 발진이다. 깨끗하다. 옷을 빨고 깨끗해진다.
7 제사장에게 보인 후 발진이 피부 위에 퍼졌다면, 다시 제사장에게 보여야 한다.
8 제사장이 다시 진단해 퍼졌다면 — 레프라다. 부정하다.
격리 — 레위기 13장에서 제사장이 확진할 수 없을 때 7일 격리를 두 번 지시하는 이유는 시간이 지남에 따른 변화 관찰 때문이다. 퍼지면 위험, 줄어들거나 그대로면 안전이라는 경험적 기준이다. 이것은 인류 역사에서 가장 오래된 격리(quarantine) 지침 중 하나다. 고대 근동의 다른 법전들에는 이런 체계적 관찰·격리 지침이 없다.
오래된 병변
9 사람에게 레프라 병변이 생겼다면 제사장에게 데려간다.
10 제사장이 진단한다. 피부에 하얀 솟아오름이 있고 털이 하얗게 변했으며 살이 문드러져 있다면,
11 오래된 레프라다. 제사장이 부정하다고 선언한다. 다시 격리하지 않는다 — 이미 부정하기 때문이다.
12 레프라가 피부 위에 퍼져서 머리에서 발끝까지 제사장이 볼 수 있는 모든 피부를 뒤덮었다면,
13 제사장이 진단한다. 병이 온몸을 뒤덮었다면 — 깨끗하다고 선언한다.
14 그러나 문드러진 살이 생기면 부정하다.
15 제사장이 문드러진 살을 보면 부정하다고 선언한다. 문드러진 살은 부정하기 때문이다. 레프라다.
16 문드러진 살이 다시 하얗게 변하면 제사장에게 가야 한다.
17 제사장이 진단한다. 병변이 하얗게 변했다면 — 깨끗하다고 선언한다. 깨끗하다.
종기와 화상
18 피부에 종기가 났다가 나은 자리에,
19 하얀 솟아오름이나 붉고 하얀 반점이 생겼다면 제사장에게 보여야 한다.
20 제사장이 진단한다. 피부보다 깊어 보이고 털이 하얗게 변했다면 — 부정하다. 종기에서 퍼진 레프라다.
21 털이 하얗지 않고 피부보다 깊지 않고 바랬다면 — 7일 격리한다.
22 퍼졌다면 부정하다. 퍼지지 않았다면 깨끗하다.
23 반점이 제자리에 있고 퍼지지 않았다면 — 종기 흉터다. 깨끗하다.
24 불에 데인 자리에 붉고 하얀 반점이나 하얀 반점이 생겼다면,
25 제사장이 진단한다. 반점 털이 하얗게 변하고 피부보다 깊어 보이면 — 화상 자리에 퍼진 레프라다. 부정하다.
26 털이 하얗지 않고 피부보다 깊지 않고 바랬다면 — 7일 격리한다.
27 7일째 진단해 퍼졌다면 — 부정하다.
28 퍼지지 않고 바랬다면 화상 솟아오름이다. 깨끗하다.
머리와 수염의 병변
29 남자든 여자든 머리나 수염에 병변이 생겼다면,
30 제사장이 진단한다. 피부보다 깊어 보이고 누런 가는 털이 있다면 — 두부 레프라(옴)다. 부정하다.
31 피부보다 깊어 보이지 않고 검은 털이 없다면 — 7일 격리한다.
32 7일째 진단한다. 옴이 퍼지지 않고 누런 털이 없고 피부보다 깊어 보이지 않으면,
33 면도하되 병변 부위는 면도하지 않는다. 7일 더 격리한다.
34 7일째 진단한다. 옴이 퍼지지 않고 피부보다 깊어 보이지 않으면 — 깨끗하다. 옷을 빨고 깨끗하다.
35 깨끗해진 후 옴이 퍼졌다면,
36 제사장이 진단한다. 퍼졌다면 누런 털을 확인할 필요도 없이 부정하다.
37 그러나 옴이 그대로이고 검은 털이 났다면 — 나은 것이다. 깨끗하다.
백반증(흰 반점)
38 남자든 여자든 피부에 하얀 반점이 생겼다면,
39 제사장이 진단한다. 반점이 희미한 흰색이면 — 백반증이다. 깨끗하다.
탈모
40 머리가 빠졌다면 — 그건 대머리다. 깨끗하다.
41 이마쪽 머리가 빠졌다면 — 그것도 대머리다. 깨끗하다.
42 대머리 부분에 붉고 하얀 병변이 생겼다면 — 레프라가 퍼지는 것이다.
43 제사장이 진단한다. 솟아오름이 붉고 하얗다면 — 부정하다.
44 레프라가 있는 자다. 부정하다.
레프라 환자의 처리 — 진영 밖으로
45 레프라가 있는 환자는 옷을 찢고 머리를 풀고 윗입술을 가리고 “부정하다! 부정하다!”고 외쳐야 한다.
46 병이 있는 동안 계속 부정하다. 혼자 살아야 한다. 진영 밖에서.
“부정하다! 부정하다!” — 히브리어 “타메! 타메(טָמֵא טָמֵא)”. 레프라 환자는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자신이 부정한 상태임을 소리쳐 알려야 했다. 이 규례의 일차 기능은 전염 방지였다. 그러나 사회적 의미도 깊었다. 레프라 환자는 공동체에서 격리되었다 — 진영 밖, 나중에는 성읍 밖. 정상적인 사회적 관계가 끊겼다. 신약성경에서 예수님이 레프라 환자를 만지신 사건(마가복음 1장)은 이 격리를 깨는 행위였다. 접촉 금지 선을 예수님이 넘었다.
진영 밖의 신학 — 레위기에서 “진영 밖”은 죽음·불결·저주의 공간이다. 속죄제 수송아지를 태우는 곳, 나답·아비후의 시체를 옮긴 곳, 레프라 환자가 사는 곳. 나중에 모세는 이스라엘이 금송아지를 만들었을 때 장막을 진영 밖에 쳤다(출애굽기 33장). 히브리서 13장은 예수님의 십자가를 “성문 밖”의 신학으로 해석한다.
옷에 생기는 레프라
47 양털 옷이든 아마포 옷이든 레프라 같은 것이 생겼다면,
48 날실이든 씨실이든, 아마포든 양털이든, 가죽이나 가죽 제품이든.
49 녹색이나 붉은 반점이 생겼다면 — 레프라 같다. 제사장에게 보여야 한다.
50 제사장이 보고 7일 격리한다.
51 7일째에 다시 진단한다. 날실이나 씨실이나 가죽에 퍼졌다면 — 악성 레프라다. 부정하다.
52 불에 태워야 한다. 악성 레프라가 불에 타야 하기 때문이다.
53 7일째 진단에 퍼지지 않았다면,
54 물에 빨게 하고 7일 더 격리한다.
55 7일째 다시 진단한다. 빨았어도 반점이 변하지 않았다면 — 부정하다. 불에 태워야 한다. 반점이 안팎으로 깊이 들어있는 것이다.
56 빨고 나서 반점이 바랬다면 — 찢어서 버린다.
57 다시 보인다면 — 퍼진 것이다. 가진 것을 불에 태워야 한다.
58 빨아서 반점이 사라졌다면 — 다시 빨면 깨끗하다.
59 이것이 양털이나 아마포의 날실·씨실 옷이나 가죽 제품의 레프라 규례다.
옷과 집에 생기는 레프라 — 현대 감각에서 의아하지만, 고대 세계에서 이것은 곰팡이(mold)나 이끼(mildew)를 가리키는 것으로 이해된다. 습기 많은 기후에서 양모나 가죽에 번지는 특정 균류를 “레프라”와 같은 범주로 묶었다. 옷에 핀 곰팡이를 제사장이 진단한다는 것은 이상해 보이지만, 같은 언어로 같은 원칙을 적용했다는 점에서 레위기의 일관성을 보여준다.
다음 장 — 레프라에서 나은 자를 위한 정결 의식. 새 두 마리가 등장한다. 하나는 죽고 하나는 산 채로 날아간다. 속죄와 해방의 상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