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편 39장 내 날이 손바닥만 하여

표제: 다윗의 시. 지휘자를 위하여. 여두둔에 맞추어.


입을 막다

1 나는 말했습니다. “내 길을 지키리라. 혀로 죄를 짓지 않으리라. 악인이 내 앞에 있는 동안은 내 입에 재갈을 물리리라.”

2 나는 잠잠하고 침묵을 지켰습니다. 좋은 말도 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내 고통이 더 격렬해졌습니다.

3 내 마음이 뜨거워졌습니다. 묵상할수록 불이 타올랐습니다. 그 때에 나는 혀로 말했습니다.

39편은 침묵의 역설로 시작한다. 말을 막을수록 내면의 불이 더 뜨겁게 탄다. 예레미야도 같은 경험을 기록한다 — “내 뼈 속에 불이 붙어 있어 억제할 수 없다”(예레미야 20:9). 침묵은 때로 가장 뜨거운 말이다.


덧없는 날들

4 “야훼여, 나의 끝을 알게 하소서. 내 날이 얼마나 되는지 알게 하소서. 내가 얼마나 덧없는지 알게 하소서.

5 보소서, 주께서 내 날을 손 너비만큼 주셨습니다. 내 일생이 주 앞에서 없는 것 같습니다. 아, 사람은 가장 튼튼할 때에도 완전히 헛될 뿐입니다.

6 아, 사람은 그림자처럼 다닙니다. 헛되이 수고합니다. 재물을 쌓아도 누가 거두어들일지 알지 못합니다.”

“손 너비(테파흐, טֶפַח)” — 손가락 네 개를 모은 너비, 약 8센티미터. 인간의 날들이 그 너비보다 짧다는 말이다. 코헬렛(전도서)의 “헛되고 헛되다”와 같은 정서다. 38편의 죄 고백 다음에 이 허무가 온다는 것이 의미심장하다. 죄의 무게와 삶의 허무가 함께 사람을 짓누른다.


야훼만이 소망

7 “주여, 이제 내가 무엇을 바라겠습니까? 내 소망은 주께 있습니다.

8 나의 모든 죄에서 나를 건져 주소서. 어리석은 자에게 비웃음을 당하지 않게 하소서.

9 나는 잠잠하고 입을 열지 않겠습니다. 이것이 주께서 하신 일이기 때문입니다.

10 주의 징계를 내게서 거두소서. 주의 손이 치시므로 나는 소멸합니다.

11 주께서 죄에 대하여 사람을 책망하실 때 그 아름다운 것을 좀처럼 소멸시키십니다. 아, 사람은 진실로 헛될 뿐입니다.”


떠나기 전에

12 “야훼여, 내 기도를 들으소서. 내 울부짖음에 귀 기울이소서. 내 눈물을 잠잠히 보지 마소서. 나는 주와 함께 있는 나그네이고 내 모든 조상들처럼 떠돌이입니다.

13 내가 떠나 없어지기 전에 주의 눈을 나에게서 돌리소서. 나를 강건하게 하소서.”

“나그네와 떠돌이(게르 웨토샤브, גֵּר וְתוֹשָׁב)” — 이스라엘이 가나안에서 자신을 설명하던 법적 신분 용어다. 창세기 23장에서 아브라함이 헷 족속에게 매장지를 구하면서 쓴 표현이다. 다윗은 이 땅에서의 삶 전체를 나그네살이로 본다. 히브리서 11:13-16이 이것을 가져와 신앙인 전체를 “하늘 고국을 사모하는 나그네”로 묘사한다.

다음 편 — 다윗은 진흙 수렁에서 건짐을 받은 것을 노래한다. 새 노래가 입에 주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