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야 25장 죽음이 삼켜지리라
여호와, 내 하나님
1 여호와여, 당신은 나의 하나님입니다. 내가 당신을 높이고 당신의 이름을 찬양하겠습니다. 당신께서 옛적의 계획대로 놀랍고 신실한 일들을 이루셨기 때문입니다.
2 당신께서 성읍을 돌무더기로 만드셨습니다. 요새 성읍을 폐허로 만드셨습니다. 외국인들의 궁전은 더 이상 성읍이 아닙니다. 영원히 재건되지 않을 것입니다.
3 그러므로 강한 백성이 당신을 존귀하게 여길 것입니다. 포악한 민족들의 성읍이 당신을 두려워할 것입니다.
4 당신께서 가난한 자들에게 요새가 되셨습니다. 곤고한 자들에게 환난 때의 요새가 되셨습니다. 폭풍을 피하는 은신처가 되셨습니다. 열기를 막는 그늘이 되셨습니다. 포악한 자들의 기세는 벽을 치는 폭풍우 같습니다.
5 메마른 곳의 열기처럼 외국인들의 소란을 당신께서 가라앉히십니다. 구름의 그늘로 열기를 꺾듯이 포악한 자들의 노래를 낮추십니다.
24장의 우주적 심판 뒤에 갑자기 1인칭 찬양이 터진다. ‘내 하나님’이라는 고백은 공적 신탁이 아니라 개인의 경배다. 이사야는 묵시의 파국을 본 뒤에 더 깊이 하나님을 붙든다.
만민을 위한 잔치
6 만군의 여호와께서 이 산에서 모든 민족을 위해 잔치를 베푸실 것입니다. 기름진 음식과 잘 숙성된 포도주의 잔치를. 골수가 가득한 기름진 음식, 잘 걸러진 오래된 포도주의 잔치를.
7 이 산에서 그가 모든 민족을 싸고 있는 덮개를 없애실 것입니다. 모든 나라 위에 씌워진 수건을.
8 그가 죽음을 영원히 삼키실 것입니다. 주 여호와께서 모든 얼굴에서 눈물을 닦아주실 것입니다. 그의 백성의 수치를 온 땅에서 제거하실 것입니다. 여호와께서 말씀하셨습니다.
“그가 죽음을 영원히 삼키실 것이다” — 히브리어에서 ‘삼키다(בִּלַּע)‘는 죽음이 사람을 삼키는 이미지로 자주 쓰인다. 여기서 그 방향이 뒤집힌다. 죽음을 죽음이 삼킨다. 바울은 고린도전서 15:54에서 이 구절을 부활의 근거로 직접 인용한다. “사망이 이김의 삼킨 바 되리라.”
“모든 민족을 위한 잔치” — 이사야 묵시의 절정 중 하나다. 시온 산에 차려지는 이 잔치의 초대장은 이스라엘만이 아니라 온 민족에게 열려 있다. 유대교의 배타적 선택론을 내부에서 깨는 본문으로 읽혀 왔다.
우리가 기다리던 날
9 그 날에 말할 것이다. “보라, 이분이 우리의 하나님이시다. 우리가 그를 기다렸고, 그가 우리를 구원하셨다. 이분이 여호와이시다. 우리가 그를 기다렸다. 그의 구원으로 기뻐하고 즐거워하자.”
10 여호와의 손이 이 산 위에 머물 것이다. 모압(Moab)은 짚더미 속에서 발로 밟히듯 그 자리에서 짓밟힐 것이다.
11 그가 거기서 헤엄치는 자처럼 손을 펼칠 것이다. 그러나 여호와께서 그 교만과 함께 그 손재주를 낮추실 것이다.
12 너의 성벽의 높은 요새를 그가 허물고, 낮추고, 땅에 쳐서 티끌에 이르게 할 것이다.
모압은 이스라엘의 오랜 이웃이자 적국이었다. 이사야 15-16장에 이미 모압 신탁이 나왔다. 여기서 모압은 여호와의 날을 거부하는 이방 세력의 대표격으로 등장한다. 짚더미 속에서 발로 밟히는 이미지는 수확 후 타작마당의 광경이다. 껍데기는 사라지고 알곡만 남는다.
다음 장 — 이사야의 묵시가 계속된다. 유다의 노래, 견고한 성읍, 평화가 주제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