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겔 8장 성전 안의 우상들
환상으로 옮겨지다
1 제6년 6월 5일에 나는 집에 앉아 있었고 유다 장로들이 내 앞에 앉아 있었다. 주 야훼의 손이 거기서 내 위에 임했다.
2 내가 보니 불 같은 모양이 있었다. 허리처럼 보이는 곳에서 아래로는 불 같았고 위로는 광채처럼, 호박금처럼 빛났다.
3 그가 손 같은 형상을 내밀어 내 머리카락을 잡았다. 영이 나를 땅과 하늘 사이로 들어 올렸다. 하나님의 환상 가운데 나를 예루살렘으로 데려갔다 — 북쪽을 향한 안쪽 문 어귀에. 거기에 시기하시는 신상이 있었는데 그것이 시기를 일으키는 것이었다.
4 보라, 이스라엘 하나님의 영광이 거기 있었다 — 내가 들판에서 본 환상과 같았다.
“시기하시는 신상” — 출애굽기 20:5의 “나 야훼는 시기하는 하나님”을 반어적으로 사용한다. 야훼가 계셔야 할 바로 그 자리, 야훼를 향한 시기심을 유발하는 우상이 서 있다. 어느 우상인지 본문은 밝히지 않는다. 고고학자들은 이 시기의 예루살렘 성전 주변에서 아세라 신상, 바알 관련 봉헌물이 다수 출토된 것을 확인했다(예루살렘 성전산 발굴, 케페르 힌놈 발굴 등).
첫 번째 가증함 — 질투를 일으키는 우상
5 야훼께서 내게 말씀하셨다. “사람의 아들아, 눈을 들어 북쪽을 향해 보아라.”
내가 눈을 들어 북쪽을 향해 보았다. 제단 문 어귀 북쪽에 그 시기의 신상이 있었다.
6 야훼께서 내게 말씀하셨다. “사람의 아들아, 그들이 무엇을 하는지 보느냐? 이스라엘 집이 여기서 행하는 큰 가증함을 — 나를 내 성소에서 멀어지게 만드는 것들을? 너는 또 돌아서면 더 큰 가증함을 볼 것이다.”
두 번째 가증함 — 벽의 비밀 방
7 그가 나를 안뜰 문으로 데려갔다. 내가 보니 벽에 구멍이 있었다.
8 야훼께서 내게 말씀하셨다. “사람의 아들아, 벽을 파보아라.” 내가 벽을 파니 문이 있었다.
9 야훼께서 내게 말씀하셨다. “들어가서 그들이 여기서 행하는 악하고 가증한 것들을 보아라.”
10 내가 들어가서 보니 온갖 기어 다니는 것들과 역겨운 짐승들의 형상이 있었고 이스라엘 집의 모든 우상들이 그 사방 벽에 그려져 있었다.
11 그 앞에 이스라엘 집 장로 칠십 명이 서 있었다. 그 가운데 샤반(Shaphan · ㉸ 사판)의 아들 야아자냐(Jaazaniah · ㉸ 야아즈야)도 있었다. 각자 손에 향로를 들고 있었고 향의 연기 구름이 피어오르고 있었다.
12 야훼께서 내게 말씀하셨다. “사람의 아들아, 이스라엘 집 장로들이 어둠 속에서, 각자 자기 방안에서 행하는 것을 보느냐? 그들이 말하기를 ‘야훼가 우리를 보지 못하신다, 야훼가 이 땅을 버리셨다’고 한다.”
장로 70명 — 70인은 이스라엘 공동 지도자의 상징 수다(출애굽기 24:1, 민수기 11:16). 지도자 전체가 성전 비밀 방에서 이방 종교를 행하고 있다. “야훼가 보지 못하신다”는 그들의 말은 야훼의 부재를 변명이나 위안으로 삼은 것이다. 바벨론 침략으로 야훼가 물러났다고 해석한 것이다. 그 해석이 그들에게 우상 숭배의 여지를 만들었다.
세 번째 가증함 — 담무스를 위해 우는 여인들
13 야훼께서 내게 말씀하셨다. “너는 또 돌아서면 그들이 행하는 더 큰 가증함을 볼 것이다.”
14 그가 나를 야훼 성전 문 북쪽 어귀로 데려갔다. 거기서 여인들이 앉아 있었는데 담무스(Tammuz · ㉸ 탐무즈)를 위해 울고 있었다.
담무스 — 수메르어 두무지드(Dumuzi)에서 온 메소포타미아의 식물 신이다. 해마다 죽었다가 다시 살아나는 신으로, 그의 죽음을 애도하는 의식이 여름(태양력 4월)에 거행되었다. 에스겔 당시 이 신앙이 가나안과 이스라엘에 깊이 침투해 있었다. 기원전 7세기 아시리아 설형문자 점토판에 담무스 애도 의식의 찬가가 기록되어 있다(영국 박물관 소장). 성전 안에서 이 의식이 벌어졌다는 것은 야훼 예배 공간이 완전히 혼합 종교 공간이 되었음을 뜻한다.
15 야훼께서 내게 말씀하셨다. “사람의 아들아, 보았느냐? 너는 또 돌아서면 이것들보다 더 큰 가증함을 볼 것이다.”
네 번째 가증함 — 태양을 향해 절하다
16 그가 나를 야훼 성전 안뜰로 데려갔다. 성전 현관과 제단 사이에 약 스물다섯 명의 남자들이 있었다. 그들이 야훼의 성전을 등지고 동쪽을 향해 태양에게 절하고 있었다.
태양 숭배 — 이집트의 라, 메소포타미아의 샤마쉬, 가나안의 샤메쉬 등 태양 신 숭배는 고대 근동 전역에 퍼져 있었다. 기원전 8-7세기 유다 왕궁에서도 말을 탄 태양 신 조각상이 발굴되었다(열왕기하 23:11). 성전 동쪽 문은 야훼의 영광이 들어오는 방향이었다(43장). 그 문 방향으로, 야훼 성전을 등지고, 태양에 절한다. 방향의 완전한 역전이다.
17 야훼께서 내게 말씀하셨다. “사람의 아들아, 보았느냐? 유다 집이 여기서 행하는 가증한 것들이 그들이 이 땅에 폭력을 가득 채우고 다시 나를 노하게 한 것으로도 가벼운 일이냐? 보라, 그들이 나뭇가지를 코에 가져다 댄다.
18 그러므로 나도 분노로 행하겠다. 내 눈이 불쌍히 여기지 않겠고 내가 아끼지 않겠다. 그들이 내 귀에 크게 외쳐도 내가 듣지 않겠다.”
“나뭇가지를 코에” — 정확한 의미가 불분명하다. 어떤 학자는 태양 숭배 의식 중 향나무 가지를 코 앞에 대는 제의 행위로 해석하고, 어떤 학자는 야훼를 향해 코를 내미는 무례한 몸짓으로 해석한다. 본문은 설명하지 않는다. 두 해석 모두 맥락에서 야훼를 모욕하는 행위다.
다음 장 — 야훼가 여섯 처형자를 보내고, 이마에 표를 받은 자만 살아남는다. 한 사람이 거리를 돌며 이마에 표시를 그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