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겔 18장 범죄하는 그 영혼이 죽으리라
속담을 깨뜨리다
1 야훼의 말씀이 내게 임했다.
2 “너희가 이스라엘 땅에서 이 속담을 무슨 뜻으로 쓰느냐. ‘아버지가 신 포도를 먹었으므로 아들의 이가 시다’고.
3 주 야훼가 살아있음을 두고 맹세하노니 너희가 이스라엘에서 이 속담을 다시 쓸 수 없게 되리라.
4 보라, 모든 영혼이 다 내 것이다. 아버지의 영혼도 내 것이고 아들의 영혼도 내 것이다. 범죄하는 그 영혼, 그가 죽을 것이다.”
예레미야 31:29와 에스겔 18:2 — 같은 속담이 두 예언서에 모두 등장한다. 예레미야는 포로기 이후에 이 속담이 더 이상 쓰이지 않을 것이라 선언하고(예레미야 31:29-30), 에스겔은 지금 당장 이 속담을 부수어버린다. 두 예언자는 동시대에 같은 신학적 전환을 선언한 것이다 — 집단에서 개인으로, 세대 연대 책임에서 개인 도덕 책임으로. 이 전환은 고대 세계에서 혁명적인 개념이었다. 고대 근동의 법전과 신앙은 죄가 자손에게 흐른다고 보았다. 에스겔은 이것을 정면으로 뒤집는다.
의인의 삶
5 “사람이 의로워서 공의와 정의를 행하면
6 산 위의 제물을 먹지 않고 이스라엘 족속의 우상들에게 눈을 들지 않고 이웃의 아내를 더럽히지 않고 월경 중인 여인에게 가까이하지 않고
7 아무도 억압하지 않고 채무자의 전당물을 돌려주고 강탈하지 않고 굶주린 자에게 자기 밥을 주고 벗은 자에게 옷을 입히고
8 이자를 놓지 않고 이익을 취하지 않고 불의를 멀리하고 사람들 사이에서 진실한 심판을 행하고
9 내 규례를 따라 행하며 내 법도를 지켜 진실하게 행하면 그는 의로운 자다. 그는 반드시 살 것이다. 주 야훼의 말씀이다.”
의인의 목록 — 종교적 의무(우상 숭배 금지)와 사회적 의무(억압 금지, 굶주린 자 도움)가 같은 목록에 있다. 에스겔에게 의로움은 예식만이 아니다. 경제적 정의, 타인의 권리, 가난한 자에 대한 구체적 행동이 포함된다. 이것은 아모스, 미가, 이사야의 사회 정의 예언과 같은 흐름이다.
악인의 아들
10 “의인에게 포악한 아들이 있어 피를 흘리며 이것들 중 어느 하나라도 행하면
11 — 그가 이것들을 하나도 행하지 않고 산 위의 제물을 먹고 이웃의 아내를 더럽히고
12 가난하고 궁핍한 자를 억압하고 강탈하고 전당물을 돌려주지 않고 우상들에게 눈을 들고 가증한 것을 행하고
13 이자를 놓고 이익을 취하면 — 이 사람이 살겠느냐? 살지 못할 것이다. 그가 이 모든 가증한 것들을 행하였은즉 반드시 죽을 것이다. 그의 피가 그에게 돌아갈 것이다.”
악인의 아들은 의인
14 “그런데 그 포악한 사람에게 아들이 있어 아비의 행한 모든 죄를 보고 그것을 보면서도 그대로 행하지 않으면
15 — 산 위의 제물을 먹지 않고 이스라엘 족속의 우상들에게 눈을 들지 않고 이웃의 아내를 더럽히지 않고
16 아무도 억압하지 않고 전당물을 잡지 않고 강탈하지 않고 굶주린 자에게 자기 밥을 주고 벗은 자에게 옷을 입히고
17 가난한 자를 억압하지 않고 이자와 이익을 취하지 않고 내 법도를 행하며 내 규례를 따라 행하면 — 이 사람은 아비의 죄악으로 죽지 않을 것이다. 반드시 살 것이다.
18 그 아비는 억압하고 형제를 강탈하고 자기 백성 가운데서 선하지 않은 것을 행했으므로 그의 죄악으로 죽을 것이다.
19 그런데도 너희가 말하기를 ‘어째서 아들이 아비의 죄악을 지지 않느냐?’ 아들이 공의와 정의를 행하고 내 모든 규례를 지켜 행하면 반드시 살 것이다.”
돌이킴과 책임
20 “범죄하는 그 영혼, 그가 죽을 것이다. 아들이 아비의 죄악을 지지 않을 것이다. 아비도 아들의 죄악을 지지 않을 것이다. 의인의 의는 그에게 있고 악인의 악도 그에게 있을 것이다.
21 악인이 자기 행한 모든 죄악에서 돌아서 내 모든 규례를 지키고 공의와 정의를 행하면 반드시 살 것이다. 죽지 않을 것이다.
22 그가 행한 모든 허물이 기억되지 않을 것이다. 그가 행한 의로 인하여 살 것이다.
23 내가 악인이 죽는 것을 기뻐하겠느냐? 주 야훼의 말씀이다. 오히려 그가 자기 길에서 돌이켜 사는 것을 기뻐하지 않겠느냐?
24 그러나 의인이 자기 의에서 돌아서서 불의를 행하면 악인이 행하는 모든 가증한 것을 행하면 그가 살겠느냐? 그의 행한 모든 의가 기억되지 않을 것이다. 그가 범한 허물과 그가 지은 죄 때문에 죽을 것이다.”
“내가 악인이 죽는 것을 기뻐하겠느냐?” — 이것이 에스겔 18장의 핵심 선언이다. 야훼는 심판을 기뻐하는 분이 아니다. 심판은 목적이 아니라 결과다. 야훼가 원하는 것은 돌이킴이다. 이 신학은 요나서와 같다. 요나는 하나님이 니느웨를 용서할까봐 두려워 도망했다. 에스겔의 야훼는 그것을 원한다고 직접 말씀하신다.
공정하지 않다는 항변
25 “그런데도 너희는 말하기를 ‘주의 길이 공평하지 않다’고 한다. 이스라엘 족속아, 들어라. 내 길이 공평하지 않느냐? 오히려 너희 길이 공평하지 않은 것 아니냐?
26 의인이 그 의에서 돌아서서 불의를 행하고 그로 인해 죽으면 그가 행한 불의 때문에 죽는 것이다.
27 악인이 자기 행한 악에서 돌이켜 공의와 정의를 행하면 그 영혼을 살리는 것이다.
28 그가 깨닫고 자기 행한 모든 허물에서 돌이키면 반드시 살 것이다. 죽지 않을 것이다.
29 그런데도 이스라엘 족속은 말하기를 ‘주의 길이 공평하지 않다’고 한다. 이스라엘 족속아, 내 길이 공평하지 않느냐? 오히려 너희 길이 공평하지 않은 것 아니냐?”
돌아서라
30 “그러므로 이스라엘 족속아, 내가 너희 각 사람을 그 길대로 심판하겠다. 주 야훼의 말씀이다. 돌이켜라. 너희의 모든 허물에서 돌아서라. 그러면 죄악이 너희를 넘어뜨리는 걸림돌이 되지 않을 것이다.
31 너희가 범한 모든 허물을 던져 버려라. 너희 안에 새 마음과 새 영을 만들어라. 이스라엘 족속아, 어찌하여 죽으려 하느냐?
32 죽는 자의 죽음을 내가 기뻐하지 않는다. 주 야훼의 말씀이다. 돌이켜라. 살아라.”
“새 마음과 새 영을 만들어라” — 이 구절은 에스겔 36:26의 “내가 너희에게 새 마음을 주고 새 영을 너희 속에 두겠다”와 연결된다. 18장은 명령형이다 — 너희가 만들어라. 36장은 약속형이다 — 내가 주겠다. 두 본문이 긴장하지만 모순하지 않는다. 인간의 책임과 야훼의 은혜가 같은 신학 안에 공존한다. 에스겔이 선포하는 개인 책임의 신학은 동시에 야훼의 선제적 은혜를 배경으로 한다.
다음 장 — 이스라엘 지도자들에 대한 애가. 사자 새끼 두 마리의 운명이 슬픔으로 노래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