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레미야 6장 평강이 없는데 평강이라

베냐민 자녀들아, 피신하라

1 “베냐민 자녀들아, 예루살렘 한가운데서 피신하라. 드고아(Tekoa — 예루살렘 남쪽 20킬로미터, 아모스의 고향)에서 나팔을 불어라. 벳학게렘 위에 신호를 세워라. 북쪽에서 재앙이, 큰 파멸이 보이기 때문이다.

2 딸 시온, 아름답고 섬세한 자를 내가 파괴하겠다.

3 목자들이 그녀에게 그들의 양 떼와 함께 올 것이다. 그들이 그녀 주변에 장막을 칠 것이다. 각자 자기 자리에서 풀을 뜯길 것이다.”

4 “그녀를 향해 전쟁을 선포하라. 일어나라, 우리가 정오에 올라가자. 아, 낮이 기울어진다. 저녁 그늘이 길어진다.

5 일어나라, 우리가 밤에 올라가자. 그녀의 궁전들을 파괴하자.”


야훼의 결심

6 만군의 야훼가 이렇게 말씀하신다.

“나무들을 베어라. 예루살렘을 향해 흙 언덕을 쌓아라. 이 성읍은 처벌받을 것이다. 그 안은 온통 폭력뿐이다.

7 우물이 그 물을 솟구치듯 그 성읍이 악을 솟구친다. 폭력과 파멸의 소리가 그 안에서 들린다. 병고와 상처가 항상 내 앞에 있다.

8 예루살렘아, 징계를 받으라. 그렇지 않으면 내 영혼이 너에게서 떠나겠다. 내가 너를 황폐하게 만들겠다. 사람이 살 수 없는 땅으로.”

예루살렘을 포위하기 위해 흙 언덕(포위 경사로)을 쌓으라는 명령 — 고대 공성전의 표준 전술이다. 실제로 기원전 587년 바빌로니아 군대가 이 방법으로 예루살렘을 함락했다. 예레미야는 이것을 수십 년 전에 본 것이다.


아무도 듣지 않는다

9 만군의 야훼가 이렇게 말씀하신다.

“이스라엘의 남은 자들을 포도 덩굴처럼 완전히 이삭 줍기 하라. 포도를 따는 자처럼 손을 가지 사이로 다시 뻗어라.”

10 내가 누구에게 말하고 증언할 것인가? 그들이 들을 수 있도록? 보라, 그들의 귀가 막혀 있다. 들을 수 없다. 보라, 야훼의 말씀이 그들에게 수치거리가 되었다. 그들이 그것을 기뻐하지 않는다.

11 그래서 나는 야훼의 분노로 가득 차 있다. 참는 것이 지쳤다.

“거리에 있는 아이들 위에 쏟아라. 젊은이들이 모인 곳에도. 남편과 아내가 함께 잡힐 것이다. 노인도 생의 가득 찬 자도.

12 그들의 집들이 다른 이들에게 넘겨질 것이다. 밭들과 아내들도 함께. 내가 이 땅의 주민들에게 손을 뻗기 때문이다.”

야훼의 말씀이다.

“야훼의 분노로 가득 찼다” — 예레미야 자신의 내면 상태다. 선포하는 자가 분노를 담고 있다. 그러나 그 분노는 자신의 것이 아니라 야훼께서 그 안에 부어주신 것이다. 예레미야의 감정은 그 자신의 심리 상태가 아니라 야훼의 감정의 통로가 된다. 이것이 예언자의 삶의 무게다.


작은 자에서 큰 자까지

13 “작은 자에서 큰 자까지 모두가 탐욕을 추구한다. 예언자에서 제사장까지 모두가 거짓을 행한다.

14 그들이 내 백성의 상처를 가볍게 치료했다. ‘평강이 있다, 평강이 있다’고 말하면서. 그러나 평강이 없다.

15 그들이 역겨운 것들을 행하여 부끄러워야 하는데 부끄러워하지 않는다. 수치를 알아야 하는데 알지 못한다. 그러므로 그들이 쓰러지는 자들 가운데 쓰러질 것이다. 내가 그들을 처벌하는 때에 그들이 넘어질 것이다.”

야훼가 말씀하셨다.

“평강이 있다, 평강이 있다 — 그러나 평강이 없다(שָׁלוֹם שָׁלוֹם וְאֵין שָׁלוֹם)” — 예레미야서 전체에서 가장 유명한 구절 중 하나다. 8:11에서 같은 구절이 반복된다. 거짓 예언자들의 모토이자 이스라엘 신앙의 타락을 가장 간결하게 요약하는 한 줄이다. “평강(샬롬)“은 이스라엘 신앙의 핵심 복이었다. 그것이 거짓으로 선포될 때, 더 이상 복이 아니라 마취제가 된다.


옛길을 물으라

16 야훼가 이렇게 말씀하신다.

“길가에 서서 보아라. 옛길이 어디인지 물어보아라. 선한 길이 어디인지. 그 길로 걸어가라. 그러면 네 영혼이 쉼을 찾을 것이다.”

그런데 그들이 말했다.

“우리는 가지 않겠다.”

17 “내가 너희 위에 파수꾼들을 세웠다. ‘나팔 소리에 귀 기울여라’고 했다. 그런데 그들이 말했다. ‘우리는 귀 기울이지 않겠다.’”

“옛길을 물으라” — 이것은 보수주의가 아니라 근원으로의 귀환이다. 예레미야는 새것이 아니라 본래의 것을 찾으라고 한다. 율법, 계약, 모세의 길 — 이것이 “옛길”이다. 예수가 마태복음 11:29에서 “내게 배우라… 네 영혼이 쉼을 찾으리라”고 할 때, 이 구절의 “쉼(מְנוּחָה)“을 가져간다. 예레미야의 초대가 예수의 초대 속에 울린다.


심판의 선고

18 그러므로 들으라, 민족들아! 회중이여, 그들에게 임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라.

19 들으라, 땅이여! 보라, 내가 이 백성에게 재앙을 가져올 것이다 — 그들의 생각의 열매. 그들이 내 말씀에 주의하지 않았다. 내 율법을 거부했기 때문이다.

20 스바(Sheba — 아라비아 또는 에티오피아의 향료 생산지)에서 오는 유향이 내게 무슨 소용이냐? 먼 땅에서 오는 향기로운 갈대가 무슨 소용이냐? 너희 번제들이 내게 열납되지 않는다. 너희 제사들이 내 마음을 기쁘게 하지 않는다.

21 그러므로 야훼가 이렇게 말씀하신다.

“보라, 내가 이 백성 앞에 걸려 넘어질 것들을 놓겠다. 아버지들과 아들들이 함께 걸려 넘어질 것이다. 이웃과 친구가 함께 멸망할 것이다.”


북방 민족의 군대

22 야훼가 이렇게 말씀하신다.

“보라, 북방에서 한 민족이 온다. 땅의 끝에서 큰 민족이 격동된다.

23 그들은 활과 창을 잡는다. 그들은 잔인하고 긍휼이 없다. 그들의 소리는 바다처럼 으르렁거린다. 그들이 말을 타고 전사처럼 정렬하여 딸 시온 너를 향해 온다.”

24 우리가 소식을 들었다. 우리 손이 축 늘어졌다. 고통이 우리를 붙들었다. 해산하는 여인의 진통처럼.

25 들로 나가지 마라. 길에 나가지 마라. 원수의 칼이 있다. 사방에 공포가 있다.

26 “내 딸 백성이여, 굵은 베를 걸쳐라. 재를 뒤집어쓰고 구르라. 독자를 잃은 것처럼 슬퍼하라. 쓰라린 통곡을 하라. 파괴자가 갑자기 우리에게 닥칠 것이다.”


은을 시험하는 자

27 “내가 너를 내 백성 가운데 시험하는 자, 탑으로 세웠다. 네가 그들의 길을 알아보게 하기 위해.

28 그들은 모두 가장 완고한 반역자들이다. 중상하는 자들로 돌아다닌다. 놋과 쇠다. 그들은 모두 부패시키는 자들이다.

29 풀무가 불타오른다. 납이 불에 소모된다. 녹이는 자가 헛되이 녹인다. 악한 자들이 제거되지 않는다.

30 그들을 ‘거부된 은’이라 부른다. 야훼가 그들을 거부하셨기 때문이다.”

은을 시험하는 자 — 예레미야는 야훼로부터 이 역할을 부여받는다. 광석에서 은을 걸러내는 자. 그런데 풀무가 타도 악인이 제거되지 않는다. 은이 나오지 않는 광석처럼, “거부된 은”이라는 최종 판정이 내려진다. 이것이 6장을 닫는 말이다 — 예루살렘은 불순물뿐인 광석이다. 그러나 야훼는 그 광석을 완전히 버리지 않으신다. 7장에서 성전 설교가 시작된다.

다음 장 — 예레미야가 성전 문 앞에 서서 외친다. “여호와의 성전이라”는 세 번의 외침이 얼마나 위험한 주문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