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레미야 15장 모세도 사무엘도 소용없다

세 번의 거절

1 야훼께서 내게 말씀하셨다. “모세와 사무엘이 내 앞에 선다 해도 내 마음이 이 백성을 향하지 않겠다. 내 앞에서 그들을 쫓아내라. 그들이 나가게 하라.

2 그들이 ‘우리가 어디로 나가리이까?’ 하면 그들에게 말하여라. 야훼가 말씀하신다.

‘죽을 자는 죽음으로, 칼을 받을 자는 칼로, 기근을 당할 자는 기근으로, 포로 될 자는 포로 됨으로.’”

3 내가 네 가지로 그들을 벌할 것이다. 야훼의 말이다. 칼로 죽이고, 개로 끌게 하고, 하늘의 새와 땅의 짐승으로 먹게 하고 멸망케 하려 함이다.

모세는 금송아지 사건 이후(출애굽기 32:11-14) 야훼의 마음을 돌렸다. 사무엘은 블레셋 위기 때(사무엘상 7:9) 백성 편에 섰다. 구약 전체에서 가장 위대한 두 중보자를 들어 — “그들이 와도 안 된다”고 야훼가 선언한다. 문이 닫혔다는 선언이다.


므낫세의 죄

4 내가 그들을 세상 모든 나라들에게 공포의 대상이 되게 하겠다. 유다 왕 히스기야의 아들 므낫세(Manasseh · ㉸ 므나쎄)가 예루살렘에서 행한 것 때문이다.

5 예루살렘아, 누가 너를 불쌍히 여기겠느냐? 누가 너를 위해 슬퍼하겠느냐? 누가 네 평안을 물으러 가겠느냐?

6 야훼가 말씀하신다. “네가 나를 버렸다. 뒤로 물러섰다. 내가 너를 향해 손을 펼쳤다. 파멸시키겠다. 후회하지 않겠다.

7 내가 나라의 성문들에서 그들을 키로 까불어 자녀 없게 했다. 내 백성이 자기 길에서 돌아서지 않았기 때문이다. 나는 그들을 없애버릴 것이다.

8 그들의 과부가 내 앞에서 바다 모래보다 많아졌다. 대낮에 파멸자를 보냈다. 갑자기 젊은이의 어머니를 향해 공포를 떨어뜨렸다. 공황과 두려움이 갑자기 그녀에게 임했다.

9 일곱을 낳은 여인이 쇠약해졌다. 숨을 거뒀다. 그녀의 해가 아직 대낮인데 졌다. 수치와 부끄러움을 당했다. 그 남은 자를 그들의 원수들 앞에서 칼에 넘겨주겠다. 야훼의 말이다.”

므낫세 — 열왕기하 21장에 따르면 55년을 통치한 유다의 가장 긴 통치자이자 가장 악한 왕으로 묘사된다. 그는 힌놈 골짜기에서 자녀를 불로 태우는 제의를 행하고(21:6), 성전 안에 이방 제단을 세웠다. 열왕기하 21:11-13 — “므낫세가 이 모든 가증한 일을 행하여 … 내가 예루살렘을 닦아 없애기를 … 행할 것이다.” 예레미야의 활동 시기(기원전 627년 이후)보다 므낫세의 통치(기원전 697-642년)가 먼저지만, 그 죄악의 무게가 이후 세대까지 영향을 미쳤다는 신학이 여기 반영된다.


예레미야의 첫 번째 고백

10 내 어머니여, 당신이 나를 낳은 것이 슬프도다. 온 땅이 다투고 싸우는 자로 내가 태어났구나. 내가 빌려주지도 않았고 사람이 내게 빌리지도 않았는데 모두가 나를 저주한다.

11 야훼께서 말씀하셨다. “내가 진실로 재난이 네게 임할 때와 고통의 때에 원수가 너를 섬기도록 만들겠다.

12 북방의 철과 놋을 부러뜨릴 자가 있겠느냐?

13 네 모든 죄악 때문에 네 재물과 보물을 값없이 노략하게 하겠다. 네 모든 국경 안에서.

14 내가 네 원수들과 함께 알지 못하는 땅으로 끌어가겠다. 내 분노의 불이 너희에게 붙었기 때문이다.”


예레미야의 고통 — 더 깊은 곳에서

15 야훼여, 주께서 아십니다. 나를 기억하소서. 나를 돌아보소서. 나를 박해하는 자들에게서 나를 갚으소서. 오래 참으시는 중에 나를 빼앗지 마소서. 내가 주를 위하여 치욕을 받는 것을 아소서.

16 주의 말씀이 내게 임했을 때 내가 그것을 삼켰습니다. 주의 말씀은 나의 기쁨이었고 내 마음의 즐거움이었습니다. 만군의 야훼 하나님이여, 내가 주의 이름으로 불렸기 때문입니다.

17 나는 즐거운 자들의 모임에 앉지 않았습니다. 즐거워하지 않았습니다. 주의 손 때문에 혼자 앉았습니다. 주께서 나를 분노로 채우셨기 때문입니다.

18 어찌하여 나의 고통이 계속됩니까? 어찌하여 나의 상처가 낫지 않고 치유를 거부합니까? 주께서 내게 거짓말하는 시내 같이, 불확실한 물 같이 되시렵니까?

“거짓말하는 시내” — 건기에 말라버리는 와디(wadi)를 가리킨다. 팔레스타인의 강 대부분은 우기에만 흐르고 건기에 완전히 마른다. 물을 기대하고 갔다가 마른 강바닥만 보는 것. 예레미야는 야훼를 그 마른 강에 비교한다. 이것이 예레미야의 가장 위험한 신앙의 언어다. 하나님을 신뢰할 수 없는 존재로 고발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것이 바로 진실된 고백이기도 하다 — 신앙은 감정의 검열을 요구하지 않는다.


야훼의 응답

19 그러므로 야훼께서 이렇게 말씀하셨다. “네가 돌아오면 내가 너를 회복시키겠다. 네가 내 앞에 서겠다. 네가 천한 것에서 귀한 것을 골라내면 내 입이 될 것이다. 그들은 네게 돌아올 것이다. 그러나 너는 그들에게 돌아가지 마라.

20 내가 이 백성에 대하여 너를 튼튼한 놋 성벽으로 만들겠다. 그들이 너와 싸우겠지만 이기지 못할 것이다. 내가 너와 함께 있어 너를 구원하고 건지겠다. 야훼의 말이다.

21 내가 악한 자의 손에서 너를 건지겠다. 무서운 자의 손에서 너를 구속하겠다.”

15장의 구조는 탄식 시편의 패턴 — 고통 표현, 하나님에 대한 고발, 신뢰 확인, 응답 — 을 따른다. 그러나 예레미야의 것이 더 날 것이다. “당신이 내게 거짓말하는 시내 같이 되시렵니까” — 이 한 줄에 신앙인의 가장 솔직한 위기가 담겨 있다. 야훼의 응답은 회복을 약속하지만 조건이 있다. “네가 돌아오면.” 예언자도 회개가 필요하다.


다음 장 — 야훼께서 예레미야에게 결혼하지 말라고 명령하신다. 자녀를 낳지 말라고. 이 명령 자체가 메시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