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레미야 21장 시드기야의 사신, 그리고 생명의 길

왕의 사신이 오다

1 야훼에게서 예레미야에게 임한 말씀이다. 시드기야(Zedekiah · ㉸ 치드키야) 왕이 말기야(Malchijah)의 아들 바스훌과 마아세야(Maaseiah)의 아들 스바냐 제사장을 그에게 보낼 때였다.

2 그들이 말했다. “청하건대, 우리를 위하여 야훼께 물으소서. 느부갓네살 바벨론 왕이 우리를 치러 왔습니다. 야훼께서 우리를 위하여 그의 모든 놀라운 행하심에 따라 행하시어 그가 우리에게서 물러가게 하지 않으시겠습니까?”

시드기야는 유다의 마지막 왕이다(기원전 597-587년). 느부갓네살이 여호야긴을 포로로 데려간 뒤 그를 꼭두각시 왕으로 세웠다. 바벨론의 공격이 시작되자 시드기야는 예레미야에게 사신을 보낸다. “야훼가 기적을 행하시겠는가?” 출애굽 때 홍해가 갈라졌던 것처럼. 이 질문 자체가 그들의 신학의 문제를 드러낸다 — 그들은 야훼를 위기 관리자로 기대한다.


야훼의 답 — 야훼가 맞서 싸우신다

3 예레미야가 그들에게 말했다. “너희는 시드기야에게 이렇게 전하여라.

4 이스라엘의 하나님 야훼가 이렇게 말씀하신다. 보라, 내가 너희가 가진 전쟁 병기들을 성밖에서 바벨론 왕과 너희를 치는 갈대아인들에게 맞서 싸우기 위해 손에 가져온 것들을 이 성읍 안으로 모을 것이다.

5 내가 직접 편 손과 강한 팔과 진노와 분노와 큰 격노로 너희와 싸울 것이다.

6 이 성읍의 주민들을, 사람도 짐승도 내가 칠 것이다. 그들은 큰 전염병으로 죽을 것이다.

7 그 다음에 야훼의 말이다. 유다 왕 시드기야와 그의 신하들과 전염병과 칼과 기근에서 살아남은 이 성읍의 백성을 느부갓네살 바벨론 왕의 손과 그들의 원수들의 손과 그들의 목숨을 찾는 자들의 손에 넘기겠다. 그가 그들을 칼날로 치겠다. 아끼지도, 동정하지도, 불쌍히 여기지도 않을 것이다.”

야훼가 이스라엘을 위해 싸우신다는 전통이 있다. 출애굽기 14:14 — “야훼께서 너희를 위하여 싸우실 것이다.” 그런데 21장에서 야훼는 바벨론 편에서 싸우신다고 선언한다. 이 전도(顚倒)가 예레미야 신학의 핵심이다. 야훼의 심판 도구는 이스라엘의 원수다. 야훼의 충성이 이스라엘에 대한 무조건적 편들기가 아니라는 것 — 이것이 예레미야가 당대에 배신자 낙인을 받은 이유다.


생명의 길과 사망의 길

8 “이 백성에게도 말하여라. 야훼께서 이렇게 말씀하신다. 보라, 내가 너희 앞에 생명의 길과 사망의 길을 놓는다.

9 이 성읍에 남는 자는 칼과 기근과 전염병으로 죽을 것이다. 그러나 나가서 너희를 치는 갈대아인들에게 항복하는 자는 살 것이다. 그의 목숨이 그에게 전리품 같이 될 것이다.

10 내가 이 성읍을 향하여 구원이 아니라 재앙을 위해 얼굴을 고정했다. 야훼의 말이다. 그것이 바벨론 왕의 손에 넘겨질 것이다. 그가 불로 이 성읍을 불사를 것이다.”

“항복하는 자는 살 것이다” — 이 말이 예레미야를 반역자로 낙인찍게 한 발언이다. 예루살렘이 포위된 상황에서 적에게 투항하라는 예언자의 말은 정치적으로 국가 반역이다. 예레미야는 이 발언 때문에 반복적으로 체포되고 위협받는다. 그러나 그는 입을 닫지 않는다. 거짓 평화보다 진실한 심판을 말하는 것이 예언자의 의무이기 때문이다.


왕실에 대한 심판

11 유다 왕실에 대하여. 야훼의 말을 들어라.

12 다윗의 집이여, 야훼께서 이렇게 말씀하신다. 매일 아침 정의를 행하라. 억압받는 자를 착취자의 손에서 건지라. 그렇지 않으면 내 진노가 불처럼 나와 아무도 끄지 못할 것이다. 너희의 악한 행위들 때문에.

13 야훼의 말이다. “골짜기의 주민아, 바위의 평지여, 나는 너희를 대적한다. 너희는 말한다. ‘누가 우리를 대적하여 내려오겠느냐? 누가 우리의 거처에 들어오겠느냐?’

14 내가 너희의 행위의 열매대로 너희를 벌하겠다. 야훼의 말이다. 내가 그 숲에 불을 붙이겠다. 그 불이 주변 모든 것을 삼킬 것이다.”

예루살렘은 산 위의 도성이었다. “누가 우리에게 내려오겠느냐”는 지형적 교만이다. 높은 곳의 안전감이 도덕적 교만과 결합된다. 야훼는 그 높은 곳까지 불이 닿는다고 말씀하신다.


다음 장 — 예레미야는 왕궁으로 내려가 유다의 왕들에게 차례로 말씀을 전한다. 살룸, 여호야김, 여호야긴에 대한 심판이 선언된다. “은나무 안의 둥지”를 기억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