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레미야 51장 바벨론이여 네 날이 왔다 (하)

멸하는 바람

1 야훼가 이렇게 말씀하신다.

“보라, 내가 바벨론과 갈대아(Chaldea · ㉸ 칼데아)에 거주하는 자들을 향해 멸하는 바람을 일으키겠다.

2 내가 키질하는 자들을 바벨론에 보내겠다. 그들이 그것을 키질할 것이다. 재앙의 날에 그것의 땅을 비울 것이다. 사방에서 그를 대적할 것이다.”

3 활 당기는 자가 활을 당겨라. 갑옷 입은 자가 일어서라. 그 젊은 남자들을 아끼지 마라. 그 군대를 온전히 파괴하라.

4 그들이 갈대아 사람들의 땅에서 쓰러질 것이다. 그 거리들에서 찔려 죽겠다.

5 “이스라엘도, 유다도 과부가 되지 않았다. 그들의 하나님 야훼 앞에서. 만군의 야훼 앞에서. 그들의 땅이 이스라엘의 거룩하신 분을 향한 죄악으로 가득하다 해도.”


도망쳐라

6 바벨론 한가운데서 도망쳐라. 각자 자기 목숨을 구해라. 그의 죄악으로 멸망당하지 마라. 이것이 야훼의 복수의 때다. 그에게 갚는 때다.

7 바벨론이 야훼의 손에 있는 금 잔이었다. 온 땅을 취하게 했다. 민족들이 그 포도주를 마셨다. 그러므로 민족들이 미쳤다.

8 바벨론이 갑자기 무너졌다. 부서졌다. 그를 위해 통곡하라. 그의 고통에 유향을 가져오라. 혹시 나을까 하여.

9 “우리가 바벨론을 고치려 했으나 고쳐지지 않았다. 그를 버리고 각자 자기 땅으로 가자. 그의 심판이 하늘에까지 닿았고 구름들까지 치솟았기 때문이다.

10 야훼가 우리의 의를 드러내셨다. 오라. 우리가 시온에서 우리 하나님 야훼의 일을 선포하자.”


메대의 왕들아 올라오라

11 화살들을 예리하게 하라. 방패들을 잡아라. 야훼가 메대(Media · ㉸ 메디아) 왕들의 마음을 격동시켰다. 바벨론을 멸하기 위한 것이다. 이것이 야훼의 복수다. 그의 성전의 복수.

12 바벨론 성벽에 깃발을 세워라. 경비를 강하게 하라. 파수꾼들을 세워라. 매복할 곳을 준비하라. 야훼가 계획한 것을 행했기 때문이다. 바벨론 거주자들을 향해 말씀하신 것을.

13 많은 물 가에 거주하는 자여. 보물들이 풍성한 자여. 네 끝이 왔다. 네 탐욕의 척도가.

14 만군의 야훼가 자신으로 맹세하셨다. 내가 너를 사람들로 메뚜기처럼 채우겠다. 그들이 너를 향해 승전가를 부르겠다.

메대(Media) — 오늘날 이란 북서부 지역이다. 메대 제국은 BC 612년 앗수르 수도 니네베를 바벨론과 함께 멸망시켰다. 이후 바벨론 시대 내내 메대는 강력한 인접 세력이었다. BC 550년 메대의 아스티아게스(Astyages)왕이 페르시아의 고레스에게 패배하며 메대와 페르시아가 통합됐다. 바벨론을 결국 무너뜨린 것은 메대-페르시아 연합 세력이었다.


창조주와 우상

15 “그가 그의 능력으로 땅을 만드셨다. 그의 지혜로 세계를 세우셨다. 그의 명철로 하늘들을 펼치셨다.

16 그가 목소리를 내시면 하늘의 물이 많아진다. 그가 구름들을 땅 끝에서 올리신다. 비를 위해 번개들을 만드신다. 그의 곳간들에서 바람을 꺼내신다.

17 모든 사람이 무지하고 지식이 없다. 모든 금장색이 그의 조각한 우상으로 수치를 당한다. 그의 부어 만든 우상이 거짓이기 때문이다. 그 안에 숨결이 없다.

18 그것들이 헛것이다. 속이는 일이다. 심판의 때에 그것들이 멸망당할 것이다.

19 야곱의 몫은 이것들과 같지 않다. 그는 만물의 창조자이시기 때문이다. 이스라엘이 그의 유업의 지파이기 때문이다. 만군의 야훼가 그의 이름이시다.”

이 창조 찬양(15-19절)은 예레미야 10:12-16과 거의 같다. 동일한 본문이 두 군데 등장한다. 학자들은 이것이 예레미야 신탁의 교창(交唱) 전통이었거나, 아니면 편집자가 의도적으로 배치한 것으로 본다. 어떤 경우든, 바벨론 신탁의 한가운데서 창조주 찬양이 터져 나오는 것이 인상적이다. 우상들이 무너진다. 그러나 창조주는 서 계신다.


타작 도구

20 “너는 나의 전쟁 무기다. 내 병기다. 내가 너로 민족들을 부수겠다. 내가 너로 왕국들을 멸망시키겠다.

21 내가 너로 말과 그 탄 자를 부수겠다. 내가 너로 병거와 그 탄 자를 부수겠다.

22 내가 너로 남자와 여자를 부수겠다. 내가 너로 노인과 어린아이를 부수겠다. 내가 너로 총각과 처녀를 부수겠다.

23 내가 너로 목자와 그 양 떼를 부수겠다. 내가 너로 농부와 그 멍에 멘 소를 부수겠다. 내가 너로 통치자들과 관리들을 부수겠다.”

20절의 “너”가 누구인가에 대해 학자들의 해석이 갈린다. 바벨론을 쓰러뜨릴 페르시아인들을 가리키는가? 아니면 이 신탁이 들어간 이스라엘을 가리키는가? 문맥상 페르시아 혹은 메대를 가리키는 것이 자연스럽다. 야훼는 과거에 바벨론을 도구로 쓰셨고, 이제 또 다른 도구를 쓰신다. 도구는 바뀐다. 의도는 유지된다.


바벨론에 갚겠다

24 “내가 바벨론과 갈대아의 모든 거주자들에게 그들이 시온에서 행한 모든 악을 갚겠다. 네 눈 앞에서. 야훼의 말씀이다.”

25 “보라, 나는 너를 대적한다. 멸망의 산이여. 야훼의 말씀이다. 온 땅을 멸망시키는 자여. 내가 네게 손을 펴겠다. 너를 바위들에서 굴리겠다. 너를 불탄 산으로 만들겠다.

26 그들이 너에게서 모퉁잇돌도 가져가지 않겠다. 기초 돌도 가져가지 않겠다. 너는 영원한 황폐함이 될 것이다. 야훼의 말씀이다.”

27 땅에 깃발을 세워라. 민족들 가운데서 나팔을 불어라. 그를 향해 민족들을 준비시켜라. 아라랏(Ararat) 왕국들을 그를 향해 불러라. 민니(Minni)아스그나스(Ashkenaz · ㉸ 아스크나즈)를. 그를 향해 총사령관을 임명하라. 수많은 메뚜기떼처럼 말들을 올라오게 하라.

28 그를 향해 민족들을 준비시켜라. 메대의 왕들을, 그의 통치자들과 모든 관리들을. 그들이 다스리는 온 땅을.

29 땅이 떨며 고통당한다. 야훼의 바벨론에 대한 계획들이 서기 때문이다. 바벨론 땅을 거주자가 없는 황폐한 곳으로 만들려는.


바벨론의 용사들이 쓰러지다

30 바벨론의 용사들이 싸우기를 그쳤다. 그들의 요새 안에 앉아 있다. 그들의 용기가 사라졌다. 여인들처럼 되었다. 그 거처들이 불탔다. 문빗장들이 꺾였다.

31 달리는 자가 달리는 자를 만나고 전령이 전령을 만나려 달린다. 그들이 바벨론 왕에게 알리려고 — 그 성읍이 사방에서 정복당했다는 것을.

32 나루들이 점령됐다. 갈대밭들이 불에 탔다. 전사들이 두려워했다.

33 만군의 야훼, 이스라엘의 하나님이 이렇게 말씀하신다. “딸 바벨론은 타작 때의 타작마당 같다. 때가 되면 그를 타작하겠다. 조금만 더 기다리면 그 수확의 때가 그에게 온다.”


시온의 외침

34 “바벨론 왕 느부갓네살이 나를 삼켰다. 나를 짓밟았다. 그가 나를 빈 그릇처럼 만들었다. 용처럼 나를 삼켰다. 내 맛있는 것들로 그의 배를 채웠다. 나를 쫓아버렸다.”

35 “내 육체에 가해진 폭력과 내 피가 바벨론에 돌아가게 하소서. 시온 거주자들이 말한다. 내 피가 갈대아 거주자들에게 돌아가게 하소서. 예루살렘이 말한다.”

36 그러므로 야훼가 이렇게 말씀하신다.

“보라, 내가 너의 원인을 변호하겠다. 네 원수를 갚겠다. 그의 바다를 말리겠다. 그의 샘을 고갈시키겠다.

37 바벨론이 무더기가 될 것이다. 이리들의 거처가 될 것이다. 놀라움과 조롱이 될 것이다. 거주자가 없을 것이다.

38 그들이 사자들처럼 함께 외친다. 새끼 사자들처럼 울부짖는다.

39 그들이 들뜬 상태에 있을 때 내가 그들의 잔치를 베풀겠다. 내가 그들을 취하게 하겠다. 그들이 기뻐하며 영원히 자게 하려고. 깨어나지 않게. 야훼의 말씀이다.

40 내가 그들을 도살하러 내려가게 하겠다. 어린 양들처럼, 숫양들과 수염소들처럼.”


무너지는 바벨론

41 어찌하여 세삭(Sheshach — 바벨론의 비밀 코드 이름 ‘아트바쉬(Atbash)’ 암호)이 정복되었는가. 온 땅의 자랑이 붙잡혔는가. 바벨론이 어찌하여 민족들 가운데서 황폐함이 되었는가.

42 바다가 바벨론 위에 올라왔다. 그것이 많은 파도들로 덮였다.

43 그 성읍들이 황폐함이 되었다. 건조하고 광야인 땅이 되었다. 아무도 거기에 살지 않는다. 인자가 그곳을 지나가지 않는다.

44 내가 바벨론에서 벨을 벌하겠다. 그의 입에서 그가 삼킨 것을 토해 내게 하겠다. 민족들이 더 이상 그에게 모여오지 않겠다. 바벨론의 성벽도 무너졌다.

“세삭(Sheshach)” — 이것은 아트바쉬(Atbash) 암호다. 히브리어 알파벳을 역순으로 대체하는 방식이다: 알파벳의 마지막 글자 타브(ת)를 첫 번째 알레프(א) 대신 쓰고, 페이(פ)를 베트(ב) 대신 쓰는 방식이다. “세삭(שֵׁשַׁךְ)“은 이 방식으로 “바벨(בָּבֶל)“을 나타낸다. 왜 암호를 사용했는가? 직접 바벨론을 비난하기 어려운 정치적 상황을 반영하거나, 문학적 수사로 보기도 한다. 예레미야 25:26에도 같은 암호가 쓰인다.


내 백성이여 나오라

45 “내 백성이여 그 한가운데서 나오라. 야훼의 맹렬한 분노에서 각자 자기 목숨을 구하라.

46 땅에 소문이 들릴 때 너희 마음이 약해지지 않게 하라. 두려워하지 마라. 이 해에 소문이 들릴 것이다. 다음 해에도 소문이 들릴 것이다. 땅에 강포함이. 통치자가 통치자를 대적하는.

47 그러므로 보라, 날들이 온다. 내가 바벨론의 조각 우상들을 벌하겠다. 그 온 땅이 수치를 당할 것이다. 그 살해된 자들이 그 한가운데 쓰러질 것이다.

48 하늘과 땅과 그 안의 모든 것이 바벨론 위에서 기뻐 노래할 것이다. 멸망시키는 자들이 북쪽에서 그에게 올 것이기 때문이다. 야훼의 말씀이다.

49 이스라엘의 살해된 자들이 바벨론 때문에 쓰러진 것처럼 바벨론 때문에 온 땅의 살해된 자들이 쓰러질 것이다.”


기억하라, 예루살렘을

50 칼을 피한 자들이여, 멈추지 마라. 가라. 멀리서 야훼를 기억하라. 예루살렘이 너희 마음에 오르게 하라.

51 “우리가 수치를 당했다. 우리가 비방을 들었다. 수치가 우리 얼굴을 덮었다. 이방인들이 야훼의 집의 성소에 들어왔기 때문이다.”

52 “그러므로 보라, 날들이 온다. 야훼의 말씀이다. 내가 그의 조각 우상들을 벌하겠다. 그 온 땅에서 상처 입은 자들이 신음할 것이다.

53 바벨론이 하늘에까지 올라가도 그 높은 산성이 더 높아져도 멸망시키는 자들이 내게서 그에게 올 것이다. 야훼의 말씀이다.”


바벨론에서의 마지막 전쟁

54 바벨론에서 울부짖는 소리가 들린다. 갈대아 사람들의 땅에서 큰 파멸의 소리가.

55 야훼가 바벨론을 황폐하게 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로부터 큰 소리를 끊겠다. 그들의 파도가 많은 물들처럼 울렸다. 그들의 소리의 소음이 들렸다.

56 멸망시키는 자가 바벨론 위에 왔다. 그 전사들이 잡혔다. 그들의 활들이 꺾였다. 야훼가 보복하시는 하나님이시기 때문이다. 그가 반드시 갚으실 것이다.

57 내가 그 통치자들과 지혜로운 자들과 총독들과 관리들과 전사들을 취하게 하겠다. 그들이 영원히 자게 되겠다. 깨어나지 않겠다. 왕이라고. 만군의 야훼가 그의 이름이신 왕이 말씀하신다.

58 만군의 야훼가 이렇게 말씀하신다. “바벨론의 넓은 성벽이 완전히 무너질 것이다. 그 높은 문들이 불에 탈 것이다. 백성들이 헛된 것을 위해 수고할 것이다. 민족들이 불 가운데 지쳐 쓰러질 것이다.”


책을 강에 던지다

59 예언자 예레미야가 유다 왕 시드기야의 제4년에 네리야(Neriah)의 손자 마아세야(Maaseiah)의 아들 스라야(Seraiah)와 함께 바벨론으로 갔을 때 스라야에게 명령한 말씀이다. 스라야는 안식 담당자였다.

60 예레미야는 바벨론에 임할 모든 재앙을 책에 기록했다. 이 모든 바벨론에 대해 기록된 말씀들을.

61 예레미야가 스라야에게 말했다. “네가 바벨론에 이르면 이 모든 말씀을 잘 읽어라.

62 그리고 말하라. ‘야훼여, 당신이 이 장소에 대해 말씀하셨습니다. 거기에 거주자가 없게 하여 황폐하게 하고 사람도 짐승도 없게 하며 영원히 황폐한 곳이 되게 하겠다고.’

63 네가 이 책 읽기를 마치면 돌을 그것에 묶어 유브라데 강 한가운데 던져라.

64 그리고 말하라. ‘바벨론이 이처럼 가라앉겠다. 내가 그 위에 가져올 재앙 때문에 다시 일어나지 못하겠다. 그리고 지쳐 쓰러질 것이다.’”

예레미야의 말씀이 이에 그치니라.

“예레미야의 말씀이 이에 그치니라” — 이것이 예레미야서의 본래 결말이다. 52장은 후대에 붙여진 부록이다. 예레미야는 예언의 말씀을 강에 던지는 상징적 행위로 끝맺는다. 바벨론이 가라앉을 것처럼 그 말씀도 강 깊이 잠긴다. 그러나 말씀은 가라앉지 않는다 — 이 책이 남았기 때문이다.

스라야의 바벨론 여행 — 시드기야 4년(BC 594/593년)에 시드기야가 바벨론 종주권을 확인하러 사절단을 보낸 것으로 추정된다. 예레미야 27-29장과 같은 시기의 사건이다. 바벨론 반란 음모와 관련된 복잡한 외교 상황 속에서 스라야가 이 비밀 예언 문서를 가지고 갔다.

마소라(MT) 본문과 70인역(LXX) 본문의 차이가 51장에서 특히 두드러진다. LXX는 이방 신탁들을 25장 뒤에 배치하고 순서도 다르다. 사해 사본(Dead Sea Scrolls) 중 4QJer-b와 4QJer-d가 LXX에 가까운 짧은 본문을 보존하고 있어 두 판본이 고대부터 공존했음을 확인해 준다.

다음 장 — 부록: 예루살렘 함락 기록. 열왕기하 25장과 나란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