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레미야 48장 모압이여, 포도주처럼 기울어져라
성읍들의 함락
1 모압에 대한 것이다. 만군의 야훼, 이스라엘의 하나님이 이렇게 말씀하신다.
“느보(Nebo · ㉸ 네보)에 화가 있다. 무너졌다. 기랏아임(Kiriathaim · ㉸ 키랴타임)이 수치를 당하고 정복당했다. 높은 산성이 수치를 당하고 무너졌다.
2 모압의 영광이 더 이상 없다. 헤스본(Heshbon)에서 그들이 재앙을 꾀했다. ‘오라, 우리가 그것을 끊고 민족 됨을 그치게 하자.’ 맛멘(Madmen)이여 너도 잠잠하게 될 것이다. 칼이 너를 따라다닐 것이다.
3 호로나임(Horonaim)에서 울음소리가 들린다. 파멸과 큰 무너짐의 소리가.
4 모압이 부서졌다. 그 어린아이들이 울음소리를 들린다.
5 루힛 고개에서 그들이 통곡하며 올라간다. 호로나임 내리막에서 원수들이 파멸의 부르짖음을 들었다.
6 도망쳐라. 목숨을 구해라. 광야의 향나무처럼 되어라.
7 네가 네 일과 네 보물들을 믿었기 때문에 너도 정복당할 것이다. 그모스(Chemosh · ㉸ 크모스)가 그의 제사장들과 통치자들과 함께 포로로 끌려갈 것이다.
8 멸망시키는 자가 모든 성읍에 이를 것이다. 성읍이 살아남지 못할 것이다. 골짜기도 멸망하겠다. 평원도 황폐하겠다. 야훼가 말씀하신 것처럼.
9 모압에 소금을 주어라. 그것이 황폐하게 되기 때문이다. 그 성읍들이 황폐하여 거주자가 없을 것이다.”
그모스 — 모압의 국가 신이다. 메사 비문(Mesha Stele, BC 9세기)이 그모스를 언급한다. 1868년 요르단 디반(Dhiban, 고대 디본)에서 발견된 이 현무암 비문은 모압 왕 메사가 이스라엘의 압제에서 해방된 것을 그모스에게 감사하는 내용이다. “이스라엘”이라는 이름이 새겨진 비문 중 가장 오래된 것 중 하나다. 현재 파리 루브르 박물관 소장. 예레미야 48장의 배경이 되는 모압 종교 현실을 1차 사료로 확인해 준다.
헤스본에서의 탄식
10 “야훼의 일을 게으르게 하는 자는 저주받아라. 칼을 피로부터 아끼는 자도 저주받아라.
11 모압이 어릴 때부터 평안했다. 찌꺼기 위에 고요하게 앉아 있었다. 그릇에서 그릇으로 붓지 않았다. 포로로 가지 않았다. 그래서 그 맛이 그대로 남고 그 향기가 변하지 않았다.
12 그러므로 보라, 날들이 온다. 야훼의 말씀이다. 내가 그에게 기울이는 자들을 보내겠다. 그들이 그것을 기울이고 그 그릇들을 비울 것이다. 그리고 그 항아리들을 부수겠다.
13 모압이 그모스 때문에 수치를 당할 것이다. 벧엘(Bethel · ㉸ 베텔) 때문에 이스라엘 집이 수치를 당한 것처럼.”
“찌꺼기 위에 고요하게 앉아 있었다” — 포도주 발효 비유다. 포도주를 한 통에서 다른 통으로 옮기지 않으면 찌꺼기가 가라앉고 맛이 익는다. 그러나 흔들리지 않으면 정화되지 않는다. 도전과 위기 없이 안정 속에 있던 모압이 결국 찌꺼기처럼 비워지게 된다는 이미지다. 예레미야서에서 가장 시적인 구절 중 하나다.
교만의 처벌
14 “어찌하여 너희가 말하느냐. ‘우리는 용사들이요 전쟁에서 용감한 자들이다’라고?
15 모압이 황폐하게 되었다. 그 성읍들이 올라가겠다. 그 선택된 젊은이들이 도살하러 내려갔다. 왕이라고, 그 이름이 만군의 야훼인 왕이 말씀하신다.
16 모압의 재앙이 가까이 왔다. 그의 고통이 매우 빨리 온다.
17 그를 아는 모든 자여 그를 위해 슬퍼하라. 그의 주변에 있는 모든 자들이여, 그의 이름을 아는 자들이여. ‘그 강한 지팡이가, 아름다운 막대기가 어찌 꺾어졌는가?‘라고 말하라.
18 딸 디본(Dibon)이여, 영광에서 내려와 마른 땅에 앉아라. 모압의 멸망시키는 자가 너를 향해 올라와 네 요새들을 파괴할 것이다.
19 아로엘(Aroer · ㉸ 아로에르)에 거주하는 자여 길가에 서서 살펴보라. 도망하는 자와 피하는 자에게 물어라. ‘무슨 일이 있었느냐?‘라고.
20 모압이 부끄러움을 당했다. 무너졌다. 통곡하며 부르짖어라. 아르논(Arnon)에서 선포하라. ‘모압이 황폐하게 되었다’고.”
모든 성읍에 심판이
21 심판이 평원의 땅에 임했다. 홀론(Holon)과 야하스(Jahzah · ㉸ 야하츠)와 메바앗(Mephaath)에,
22 디본과 느보(Nebo)와 벳디블라다임(Beth-diblathaim · ㉸ 벳-디블라타임)에,
23 기랏아임과 벧가물(Beth-gamul)과 벧므온(Beth-meon)에,
24 그리욧(Kerioth)과 보스라(Bozrah · ㉸ 보츠라)에, 모압 땅의 모든 멀고 가까운 성읍들에 임했다.
25 모압의 뿔이 잘렸다. 그의 팔이 부러졌다. 야훼의 말씀이다.
술에 취하게 하라
26 “그를 취하게 하라. 그가 야훼에게 대항하여 자신을 높였기 때문이다. 모압이 그의 토한 것 안에서 뒹굴겠다. 그도 비웃음의 대상이 되겠다.
27 이스라엘이 네 비웃음의 대상이 아니었느냐? 그가 도둑들 가운데서 발견됐느냐? 네가 그에 대해 말할 때마다 네 머리를 흔들었다.
28 모압의 거주자들이여 성읍들을 떠나 바위에 거주하라. 깊은 골짜기 입구에 둥지 트는 비둘기처럼 되어라.
29 우리가 모압의 교만을 들었다. 매우 교만하다. 그의 오만함과 자만심과 교만함과 그 마음의 높아짐을.
30 야훼의 말씀이다. 나는 그의 진노를 안다. 그러나 그것은 옳지 않다. 그의 허풍은 이루지 못한다.
31 그러므로 내가 모압을 위해 통곡하겠다. 온 모압을 위해 부르짖겠다. 길헤레스(Kir-heres · ㉸ 키르-헤레스)의 사람들을 위해 탄식하겠다.
32 야셀의 통곡보다 더하게 내가 너를 위해 울겠다. 시브마의 포도나무여. 네 가지들이 바다를 넘어갔다. 야셀 바다에 이르렀다. 멸망시키는 자가 네 여름 과일과 포도 수확 위에 떨어졌다.
33 즐거움과 기쁨이 아름다운 밭에서 빼앗겼다. 모압 땅에서. 포도주를 술틀에서 끊었다. 아무도 노래하며 밟지 않겠다. 그 노래는 노래가 아니다.”
32-33절의 탄식 어조가 눈에 띈다. 야훼가 슬퍼한다. 포도밭이 황폐해지는 것에 탄식한다. 모압은 원수다. 그러나 야훼의 신탁에 슬픔이 담긴다. 이사야 15-16장의 모압 신탁과 이 장이 유사하다. 두 본문 모두 모압의 멸망을 선포하면서 탄식의 어조를 잃지 않는다.
헤스본의 불
34 헤스본에서 엘르아레까지 그들의 소리가 들린다. 야하스까지. 소알(Zoar · ㉸ 초아르)에서 호로나임, 에글랏 슬리시야(Eglath-shelishiyah)까지. 니므림 물들도 황폐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35 “야훼의 말씀이다. 내가 산당에서 제물을 드리는 자와 그 신들에게 분향하는 자를 모압에서 끊겠다.
36 그러므로 내 마음이 모압을 위해 피리 소리처럼 울겠다. 내 마음이 길헤레스의 사람들을 위해 피리 소리처럼 울겠다. 그가 만든 재물이 없어졌기 때문이다.
37 모든 머리가 대머리가 되었다. 모든 수염이 깎였다. 모든 손에 긁힌 상처가. 모든 허리에 굵은 베 옷이.
38 모압의 모든 지붕 위에서, 그의 광장들에서 온통 통곡이다. 내가 모압을 아무도 원하지 않는 그릇처럼 깨뜨렸기 때문이다. 야훼의 말씀이다.
39 어찌하여 그것이 무너졌는가? 통곡하라. 어찌하여 모압이 등을 돌리고 수치를 당했는가? 통곡하라. 모압이 그 주변 모든 자들에게 조롱과 두려움이 되겠다.”
독수리가 내려온다
40 야훼가 이렇게 말씀하신다.
“보라, 독수리처럼 날개를 펴고 그가 날아와 모압 위에 그 날개를 펼친다.
41 성읍들이 정복되었다. 요새들이 점령되었다. 모압 용사들의 마음이 그 날 해산하는 여인의 마음 같다.
42 모압이 민족으로서 멸망당할 것이다. 그가 야훼에 대항하여 자신을 높였기 때문이다.
43 모압의 거주자들이여 두려움과 함정과 덫이 너를 향하고 있다. 야훼의 말씀이다.
44 두려움에서 도망하는 자가 함정에 빠질 것이다. 함정에서 올라오는 자가 덫에 걸릴 것이다. 내가 모압에게 멸망의 해를 가져오기 때문이다. 야훼의 말씀이다.”
회복의 약속
45 헤스본의 그늘에 도망하는 자들이 힘없이 서 있다. 헤스본에서 불이 나왔기 때문이다. 시혼의 한가운데서 화염이. 모압의 관자놀이와 시끄러운 자들의 정수리를 삼킨다.
46 모압이여 화가 있다. 그모스의 백성이 멸망당했다. 네 아들들이 포로로 끌려갔다. 네 딸들이 포로로 끌려갔다.
47 그러나 야훼의 말씀이다. 내가 마지막 날들에 모압의 포로를 돌려보내겠다.”
모압에 대한 심판이 여기까지다.
“마지막 날들에 모압의 포로를 돌려보내겠다” — 이 짧은 구절이 긴 심판 신탁의 끝에 놓인다. 암몬(49:6)과 엘람(49:39)의 신탁도 같은 회복 약속으로 끝난다. 역사적으로 모압 민족은 BC 6세기 이후 앗수르와 바벨론의 침략으로 정체성이 사라졌다. 모압 민족이 독립된 실체로 역사에 다시 등장하지 않는다. 이 회복 약속이 어떻게 성취됐는지는 학자들 사이에서 논쟁이 남아 있다.
48장은 예레미야서 이방 신탁 중 가장 길다. 민족의 멸망을 이처럼 긴 숨결로 애도하는 것 자체가 예레미야 신탁의 특징이다. 심판과 슬픔이 분리되지 않는다.
다음 장 — 암몬, 에돔, 다메섹, 게달, 하솔, 엘람에 대한 신탁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