욥기 4장 죄 없는 자가 망한 적 있는가
엘리바스가 입을 열다
1 데만(Teman) 사람 엘리바스(Eliphaz · ㉸ 엘리파즈)가 대답했다.
2 “우리가 당신에게 말하면 당신이 괴로워하겠지요? 하지만 누가 말을 삼갈 수 있겠습니까?
3 당신은 많은 사람을 가르쳤습니다. 힘없는 손을 강하게 했습니다.
4 넘어지는 사람을 말로 일으켜 세웠습니다. 무릎이 꺾인 사람을 굳게 했습니다.
5 그런데 지금 당신에게 닥치니 힘이 빠집니까? 당신에게 닿으니 당신이 놀랍니까?
6 당신의 두려움이 당신의 믿음이 아니었습니까? 당신의 온전함이 당신의 소망이 아니었습니까?”
엘리바스의 첫 말은 세 친구 가운데 가장 부드럽다. 그는 욥의 공로를 먼저 인정한다. 가르쳤고, 세워주었고, 굳게 했다는 것을 안다. 그리고 나서 ‘그런데’를 꺼낸다. 욥기에서 ‘그런데’는 언제나 칼이다.
죄 없는 자가 망한 적 있는가
7 “생각해보십시오. 죄 없는 사람이 망한 적이 있습니까? 올바른 사람이 끊어진 적이 있습니까?
8 내가 본 바로는, 악을 갈고 해를 뿌리는 자는 그것을 거두었습니다.
9 하나님의 숨결로 그들이 망하고, 그의 콧김으로 그들이 사라집니다.
10 사자의 울음과 무서운 사자의 소리도, 젊은 사자의 이빨도 부러집니다.
11 늙은 사자는 먹이가 없어 죽고, 암사자의 새끼들은 흩어집니다.”
엘리바스가 제시하는 신학은 단순하고 강력하다. 세상은 인과응보로 돌아간다. 망하는 자는 죄를 지었기 때문이다. 이 논리는 신명기 사관의 핵심이기도 하다. 순종하면 복, 불순종하면 저주. 엘리바스는 이 공식을 욥에게 들이댄다. 욥기 전체는 이 공식이 얼마나 불완전한지를 보여주는 책이다.
밤중의 환상
12 “이제 말이 내게 은밀히 전해졌습니다. 내 귀가 그 소리를 들었습니다.
13 밤중의 생각들 가운데, 사람들이 깊이 잠들 때 오는 환상들 가운데,
14 두려움과 떨림이 내게 임했습니다. 내 뼈들이 모두 떨었습니다.
15 영이 내 얼굴을 지나갔습니다. 내 몸의 털들이 곤두섰습니다.
16 그것이 섰는데, 내가 그 모습을 알아볼 수 없었습니다. 형체 없는 것이 내 눈 앞에 있었습니다. 고요함과 음성이 들렸습니다.”
엘리바스는 자신의 주장을 신적 계시에서 끌어온다. 밤의 환상. 떨리는 몸. 알 수 없는 형체. 그 음성이 다음에 오는 말을 뒷받침한다. 이것이 수사학적으로 매우 강력한 전략이다 — 자신의 신학을 하나님으로부터 직접 들은 것처럼 포장한다.
17 “사람이 하나님보다 의롭겠습니까? 사람이 그를 만드신 분보다 깨끗하겠습니까?
18 보십시오, 하나님은 자신의 종들도 믿지 않으십니다. 천사들에게서도 허물을 찾으십니다.
19 하물며 흙으로 된 집에 살고, 먼지 안에 기초를 둔 사람들이겠습니까? 나방보다 더 빨리 부서집니다.
20 아침과 저녁 사이에 부서집니다. 아무도 모르는 채 영원히 사라집니다.
21 그들의 장막 줄이 빠지지 않습니까? 그들은 지혜도 없이 죽습니다.”
엘리바스의 논리는 3단계다. 첫째, 하나님은 완전하다. 둘째, 사람은 불완전하다. 셋째, 따라서 욥에게는 반드시 죄가 있다. 이것은 틀린 논리는 아니지만 — 하나님이 완전하다는 것은 사실이다 — 결론이 틀렸다. 일반 원칙이 욥의 특수한 경우에 적용된다는 보장이 없기 때문이다. 욥기는 바로 이 지점을 파헤친다.
다음 장 — 엘리바스의 말은 5장에서 계속된다. 그는 욥에게 권고한다. 하나님께 호소하라. 그분이 상처를 싸매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