욥기 26장 북쪽을 허공에 펴시다

빌닷에게 답하다

1 욥이 대답하였다.

2 “네가 힘없는 자를 참으로 잘 도왔고 기운 없는 팔을 잘 구원하였구나.

3 지혜 없는 자를 참으로 잘 가르쳤고 풍부한 지식을 참으로 잘 선포하였구나.

4 네가 누구를 향하여 말하였느냐? 누구의 정신이 네게서 나왔느냐?”

욥의 반어법이 날카롭다. 빌닷이 “힘없는 자”를 도왔다 — 그 힘없는 자가 바로 욥 자신이다. 그러나 도움이 되었느냐? 지식의 풍성함을 선포했다 — 그러나 그것이 욥에게 무슨 위안이 되었느냐? 빌닷의 신학은 빌닷에게만 잘 작동한다.


창조의 노래

5 “죽은 자들의 영혼이 떨고 있느니라. 물 아래와 그 속에 있는 것들도.

6 스올이 하나님 앞에 드러나며 멸망의 곳도 가려지지 않느니라.

7 그는 북쪽을 허공에 펴시며 땅을 아무것도 없는 곳에 매다셨느니라.

8 물을 빽빽한 구름으로 싸시나 구름이 그 아래서 찢어지지 않느니라.

9 그는 보름달의 얼굴을 가리시고 그 앞에 구름을 펴시느니라.

10 수면에 경계를 그으셨으니 빛과 어둠이 나뉘는 곳이니라.”

7절 “북쪽을 허공에 펴시며” — 히브리어 차폰(צָפוֹן)은 북쪽이면서 동시에 가나안 신화에서 신들이 거주하는 성산(聖山)의 이름이다. 우가릿 신화(BC 14세기)에서 바알이 차폰 산에 산다. 욥기 저자는 이 단어를 빌려 하나님이 그 신화적 성소마저 무(無) 위에 거니신다고 말한다. 경쟁 신화를 해체하는 방식이다.

“땅을 아무것도 없는 곳에 매다셨다” — 고대 세계에서 땅이 기둥 위에 서거나 거대한 존재 위에 얹혀 있다는 신화가 흔했다. 이집트, 메소포타미아, 그리스 신화 모두 지구를 지지하는 무언가를 상정한다. 욥기는 땅이 허공에 떠 있다고 말한다. 현대 천문학의 발견보다 수천 년 앞선 이 표현이 어떻게 나왔는지는 설명되지 않는다.

11 “그의 꾸지람으로 하늘 기둥이 흔들리며 무섭게 그들을 보시느니라.

12 그는 그의 권능으로 바다를 잠잠하게 하셨으며 그의 지혜로 라합을 치셨도다.

13 그의 숨으로 하늘이 빛나니 그의 손이 날쌘 뱀을 찌르셨도다.

14 보라, 이것들은 그의 길의 그 끝이며 우리가 그에 대하여 들은 것이 어찌 그리 적은가? 그의 큰 우레 소리를 누가 능히 깨닫겠느냐?”

12절 “라합(Rahab)” — 여기서 라합은 여리고의 기생 라합이 아니다. 이것은 바다 괴물의 이름이다. 우가릿 신화에서 얌(Yam, 바다)과 동일시되는 혼돈의 존재다. 이사야 51:9도 같은 라합을 언급한다. 하나님이 창조 때 이 혼돈의 세력을 제압하셨다는 신화적 언어가 욥기에 여러 차례 등장한다.

14절의 마지막이 강렬하다. 지금까지 서술한 것은 하나님의 ‘끝 자락’에 불과하다. 욥은 빌닷보다 훨씬 더 높은 하나님의 위엄을 노래하면서 동시에 그 위엄의 파악 불가능성을 고백한다. 친구들이 말한 하나님보다 욥이 노래하는 하나님이 더 크다.


다음 장 — 욥의 변론이 계속된다. 나는 죽을 때까지 내 의로움을 포기하지 않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