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명기 6장 들으라, 이스라엘아

명령의 목적

1 이것이 여호와 너희 하나님이 너희에게 가르치라고 내게 명하신 명령, 규례, 법도다. 너희가 건너가 소유로 삼을 땅에서 행하게 하려는 것이다.

2 그래서 네가 여호와 네 하나님을 경외할 것이다. 평생 동안 — 너와 네 아들과 손자가 — 내가 명하는 그분의 모든 규례와 명령을 지킬 것이다. 그래야 네 날이 길 것이다.

3 이스라엘아, 들어라. 지켜라. 행하라. 그래야 네가 잘 될 것이다. 조상들의 하나님 여호와가 약속하신 대로 젖과 꿀이 흐르는 땅에서 크게 불어날 것이다.


쉐마

4 들으라, 이스라엘아.

여호와는 우리 하나님이시다. 여호와는 오직 한 분이시다.

5 여호와 네 하나님을 사랑하라. 온 마음으로, 온 뜻으로, 온 힘으로.

이 두 절이 “쉐마(Shema · ㉸ 셰마)“다. ‘쉐마’는 히브리어 “שְׁמַע”, ‘들으라’는 뜻이다. 유대교에서 하루 두 번 — 아침과 저녁 — 낭독하는 기도의 핵심이다. 신명기 6:4-9, 11:13-21, 민수기 15:37-41을 묶어 쉐마라 부른다. 예수는 마가복음 12:29-30에서 “어떤 계명이 가장 크냐”는 질문에 이 구절을 인용했다.

“여호와는 오직 한 분이시다” — 히브리어 원문 “יְהוָה אֱלֹהֵינוּ יְהוָה אֶחָד”의 번역 방식이 해석을 달리한다. ‘에하드(אֶחָד)‘는 ‘하나’라는 뜻이다. (1) “여호와 우리 하나님, 여호와는 하나다” — 유일신론적 선언. (2) “여호와 우리 하나님은 여호와이시며 홀로 한 분이시다” — 다른 신들의 존재를 부정하는 선언. 고대 맥락에서는 이스라엘이 다른 신들을 섬기는 것에 대한 금지로 읽히기도 하고, 완전한 유일신 선언으로 읽히기도 한다.

예수의 인용 — 마가복음 12:29-30에서 예수는 “가장 큰 계명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쉐마를 그대로 인용한다. 이어서 “네 이웃을 네 자신과 같이 사랑하라”(레위기 19:18)를 두 번째로 연결한다. 유대교에서도 쉐마는 오늘까지 신앙의 중심이다. 죽을 때 마지막으로 낭독하는 기도이기도 하다.


마음에, 자녀에게, 손목에, 문설주에

6 오늘 내가 네게 명하는 이 말씀을 네 마음에 새겨라.

7 자녀들에게 부지런히 가르쳐라. 네가 집에 앉아 있을 때도, 길을 걸을 때도, 누울 때도, 일어날 때도 이것에 대해 말해라.

8 손에 매어 표로 삼아라. 눈 사이에 붙여 표로 삼아라.

9 집 문설주에 써라. 성문에 써라.

테필린(Tefillin)과 메주자(Mezuzah) — 유대교는 8절을 문자 그대로 실천한다. 테필린은 기도할 때 이마와 왼팔에 묶는 작은 가죽 상자로, 쉐마를 포함한 율법 본문을 담는다. 메주자는 문설주에 부착하는 작은 통으로 쉐마 본문이 담긴 양피지를 넣는다. 오늘날에도 정통 유대인 가정과 이스라엘의 많은 건물 문에서 메주자를 볼 수 있다. 예수 시대에도 이 관습이 있었다.


번성 후에 잊지 마라

10 여호와 네 하나님이 조상 아브라함, 이삭, 야곱에게 맹세하신 땅으로 너를 데려가실 것이다. 크고 좋은 성읍들 — 네가 짓지 않은.

11 네가 채우지 않은 좋은 것들로 가득한 집들. 네가 파지 않은 물 없는 우물들. 네가 심지 않은 포도원과 올리브나무들. 네가 먹고 배부를 것이다.

12 조심하라. 이집트 땅, 종살이하던 집에서 너를 이끌어 내신 여호와를 잊지 않도록.

13 여호와 네 하나님을 경외하라. 그분을 섬겨라. 그분의 이름으로 맹세하라.

14 다른 신들, 너희 주변 민족들의 신들을 따르지 마라.

15 여호와 네 하나님은 네 가운데 계신 질투하는 하나님이시다. 여호와 네 하나님이 네게 노하셔서 지면에서 너를 멸하실 것이다.


시험하지 마라

16 여호와 너희 하나님을 시험하지 마라. 맛사(Massah)에서 시험했던 것처럼.

17 여호와 너희 하나님의 명령과 증거와 규례를 부지런히 지켜라.

18 여호와 보시기에 옳고 선한 것을 행하라. 그러면 잘 될 것이다. 들어가 여호와가 네 조상에게 맹세하신 좋은 땅을 차지할 것이다.

19 여호와가 말씀하신 대로 모든 원수를 네 앞에서 몰아낼 것이다.

맛사(Massah) — ‘시험’이라는 뜻이다. 출애굽기 17:7에서 이스라엘이 광야에서 물이 없자 “여호와가 우리 중에 계신가, 안 계신가” 하며 다툰 장소다. 이스라엘의 시험은 결핍 앞에서 하나님의 존재를 의심하는 형태였다. 신명기는 이 실패를 경고로 기억한다.


자녀가 물을 때

20 훗날 네 자녀가 네게 물을 것이다. “우리 하나님 여호와가 명하신 이 증거들, 규례들, 법도들이 무슨 뜻입니까?”

21 그 때 네 자녀에게 이렇게 말해라.

“우리가 이집트에서 파라오의 종이었다. 여호와가 강한 손으로 이집트에서 우리를 이끌어 내셨다.

22 여호와가 이집트와 파라오와 그 모든 집에 크고 두려운 표적과 기사를 우리 눈앞에서 보내셨다.

23 우리를 거기서 이끌어 내신 것은 우리를 데려다가 조상들에게 맹세하신 땅을 주시려는 것이었다.

24 여호와가 우리에게 이 모든 규례를 지키라고 명하셨다. 여호와 우리 하나님을 경외하게 하려고. 우리가 항상 잘 되게 하려고. 오늘처럼 살게 하려고.

25 우리가 우리 하나님 여호와 앞에서 그분이 명하신 이 모든 명령을 행하면 — 그것이 우리의 의로움이 될 것이다.”

“그것이 우리의 의로움이 될 것이다” — 율법 준수가 의(義, righteousness)다. 바울의 신학과 긴장 관계에 있는 구절로 자주 인용된다. 바울은 율법으로 의롭게 됨을 부정하고 믿음으로 의롭게 됨을 주장한다(로마서 3-4장). 그러나 신명기의 맥락은 개인 구원론이 아닌 언약 관계의 실천이다. “의롭다”는 것이 법적 지위인가, 아니면 관계적 충성인가 — 해석이 갈린다.

다음 장 — 가나안 일곱 족속을 만날 것이다. 타협하지 마라. 그들과 혼인하지 마라. 이 명령의 무게와 그 이유를 모세가 설명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