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명기 17장 왕도 율법 아래

흠 없는 제물

1 흠이 있는 소나 양 — 어떤 흠이라도 있는 것을 여호와 네 하나님께 바치지 마라. 여호와 네 하나님이 혐오하시는 것이다.


우상 숭배자의 처형

2 여호와 네 하나님이 주시는 네 성들 중 어디서든 — 남자든 여자든 — 여호와 네 하나님의 눈앞에서 악을 행하여 그분의 언약을 어겼다는 것을,

3 다른 신들을 섬기고 그것들에게 절하고 해나 달이나 하늘의 모든 것들을 섬겼다는 것을 네가 듣거든,

4 잘 살펴라. 들어보아라. 사실이라면, 그 혐오스러운 일이 이스라엘에서 실제로 행해진 것이라면,

5 그 악한 일을 행한 남자나 여자를 네 성문 밖으로 끌어내 돌로 쳐 죽여라.

6 두 사람이나 세 사람의 증언으로 죽을 것이다. 한 사람의 증언만으로는 죽이지 못한다.

7 증인들의 손이 먼저 그를 치고, 그 다음에 모든 백성의 손이. 너는 네 중에서 악을 제거해라.

두 증인 원칙 — 신명기 17:6, 19:15에서 확립되는 이 원칙은 히브리 법의 기본이다. 한 사람의 증언만으로는 사형이 불가능하다. 신약에서도 이 원칙이 이어진다 — 예수는 교회 권징 과정을 설명하면서 “두세 증인의 입으로 모든 사실이 확인될 것이다”(마태복음 18:16)라며 신명기 19:15를 인용한다. 바울도 디모데전서 5:19에서 장로를 고발할 때 두 세 증인의 원칙을 적용한다.


최고 재판소

8 재판하기 어려운 것이 성에 나타나면 — 살인인지, 다툼인지, 구타인지, 차이가 무엇인지 — 일어나라. 여호와 네 하나님이 택하시는 곳으로 올라가라.

9 레위 제사장들과 그 날 맡은 재판관에게 가서 물어라. 그들이 판결을 선고할 것이다.

10 여호와가 택하시는 그 곳에서 그들이 알려주는 대로 행하라. 그들이 가르쳐 주는 것을 다 지켜 행하라.

11 그들이 가르쳐 주는 율법의 가르침대로, 그들이 선고하는 판결대로 행하라. 그들이 네게 선포하는 말씀에서 오른쪽으로도 왼쪽으로도 벗어나지 마라.

12 교만하게 행동하는 자, 재판관이나 여호와 네 하나님 앞에 서 있는 제사장에게 복종하지 않는 자 — 그 사람은 죽어야 한다. 이스라엘에서 악을 제거해라.

13 온 백성이 듣고 두려워할 것이다. 다시는 교만하게 행동하지 않을 것이다.


왕의 율법

14 여호와 네 하나님이 주시는 땅에 들어가 거기 살 때 — “우리 주위의 모든 민족들처럼 우리도 왕을 세우자”는 말을 하게 될 것이다.

15 반드시 여호와 네 하나님이 택하시는 자를 왕으로 세워라. 형제 중에서 세워라. 이방인은, 형제가 아닌 자는 왕으로 세울 수 없다.

16 왕은 말을 많이 두면 안 된다. 말을 더 얻으려고 백성을 이집트로 돌아가게 하지 마라. 여호와가 너희에게 말씀하셨다 — “그 길로 다시 돌아가지 마라.”

17 아내도 많이 두면 안 된다. 마음이 돌아서지 않도록. 은금도 너무 많이 쌓으면 안 된다.

왕의 세 가지 금지 — (1) 말(군사력)을 많이 모으지 마라. (2) 아내를 많이 두지 마라. (3) 은금을 많이 쌓지 마라. 이 세 가지는 솔로몬의 실패를 정확하게 예고하는 것처럼 읽힌다. 열왕기상 10-11장에서 솔로몬은 말 수천 마리, 아내 700명, 엄청난 금을 가졌다. 그리고 아내들이 마음을 돌아서게 했다.

집필 시기 두 입장. (1) 모세 친저설 — 전통적 견해. 신명기는 BC 13세기 모세가 직접 작성했고, 솔로몬이 이 율법을 알면서도 어겼다. (2) 신명기 사가 가설 — 19세기 독일의 율리우스 벨하우젠(Julius Wellhausen) 이 정식화한 비평적 견해. 1943년 독일 학자 마틴 노트(Martin Noth) 가 『전승사 연구(Überlieferungsgeschichtliche Studien)』에서 신명기-여호수아-사사기-사무엘-열왕기를 한 편집층으로 묶어 ‘신명기 사가(Deuteronomistic History)‘로 정립했다. 이 입장에서 17장의 왕 규정은 BC 7세기 요시야 개혁기 또는 포로기 직후 솔로몬의 실패를 회고하며 다듬어진 것이다.

말(馬)과 이집트 — 고대 근동에서 최강의 군마 공급처는 이집트였다. 이집트에서 말을 사오는 것은 군비 증강의 주요 경로였다. 솔로몬이 실제로 이집트에서 말을 들여왔다는 기록이 열왕기상 10:28-29에 있다. 신명기는 이것을 명시적으로 금한다. 군사력의 자립, 또는 여호와에 대한 의존의 표현으로 읽힌다.


18 왕이 왕위에 오르면 이 율법을 레위 제사장들 앞에 있는 책에서 자기를 위해 베껴 써라.

19 평생 동안 자기 곁에 두어라. 읽어라. 여호와 네 하나님을 경외하는 것을 배우기 위해. 이 율법의 모든 말씀과 이 규례들을 지켜 행하기 위해.

20 그의 마음이 형제들보다 높아지지 않게. 이 명령에서 오른쪽으로도 왼쪽으로도 떠나지 않게. 그래야 왕과 그 자손이 이스라엘 안에서 오래 왕위에 있을 것이다.

왕이 율법을 직접 베껴 써야 한다 — 이 규정은 왕을 율법 위에 두지 않는다는 신명기의 선언이다. 왕도 율법 아래에 있다. 직접 필사하는 행위는 암기가 아니라 내면화다. 왕이 법의 제정자가 아니라 법의 수호자여야 한다는 신학이다. 이것은 고대 근동의 왕권 신학과 다르다 — 메소포타미아에서 왕은 신의 대리자로서 법 위에 서는 경향이 있었다.

“미쉬네 하토라(מִשְׁנֵה הַתּוֹרָה)” — 신명기의 히브리어 이름이다. ‘율법의 되풀이’ 또는 ‘율법의 사본’이라는 뜻이다. 18절의 “이 율법의 사본을 쓰라”는 명령이 책 제목이 되었다. 그리스어 번역 ‘신명기(Deuteronomion)‘도 같은 뜻 — ‘두 번째 율법’이 아니라 ‘율법의 반복’ 또는 ‘율법의 사본’이다.

요시야 개혁과 신명기 — BC 622년 유다 왕 요시야 18년에 성전에서 “율법책”이 발견되었다(열왕기하 22:8). 이 책을 읽은 요시야는 옷을 찢으며 통곡했고, 대규모 종교 개혁을 단행했다 — 지방 산당 폐쇄, 아세라 제거, 유월절 회복, 왕이 직접 율법을 낭독. 많은 학자들은 이 “율법책”이 신명기(또는 신명기의 핵심 부분)라고 본다. 신명기의 유일한 예배 처소 원칙, 왕의 율법, 세 절기 — 이것들이 요시야 개혁의 내용과 정확하게 일치하기 때문이다. 신명기가 이 개혁을 만들었는가, 아니면 이 개혁이 신명기를 만들었는가 — 답은 아직 열려 있다.

다음 장 — 레위 제사장의 몫, 선지자의 구별, 모세 같은 선지자의 약속. “내가 그들을 위해 그들의 형제 중에서 너 같은 선지자 하나를 일으키겠다.” 이 구절을 두고 유대교, 기독교, 이슬람 세 종교가 각각 다른 해석을 가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