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명기 12장 오직 한 곳에서
그들의 제단을 허물어라
1 이것이 너희가 평생 동안 여호와 너희 조상의 하나님이 주시는 땅에서 지켜야 할 규례와 법도다.
2 너희가 차지할 민족들이 섬기던 모든 곳을 완전히 허물어라 — 높은 산이든, 언덕이든, 모든 푸른 나무 아래든.
3 그들의 제단을 허물어라. 주상들을 부수어라. 아세라 목상들을 불로 태워라. 신들의 새긴 우상들을 찍어라. 그 이름들을 그 곳에서 없애버려라.
4 여호와 너희 하나님을 그들처럼 섬기지 마라.
오직 한 곳
5 여호와 너희 하나님이 너희 모든 지파 가운데서 택하시는 곳에서만 — 그분의 이름을 두시려고 택하신 그 곳에서만 — 찾아가라.
6 번제와 희생 제물을 거기 드려라. 십일조와 손으로 내는 헌물도, 서원 제물과 자원 제물도, 소와 양의 첫 새끼들도.
7 거기서 여호와 너희 하나님 앞에서 먹어라. 손이 수고하여 얻은 모든 것을 즐거워하라. 여호와 네 하나님이 복을 주셨다.
8 우리는 오늘처럼 해서는 안 된다 — 각자가 자기 눈에 옳은 것을 행하는 것으로.
9 아직 여호와 네 하나님이 주시는 안식과 기업에 이르지 못했기 때문이다.
10 요단을 건너 여호와 네 하나님이 주시는 땅에 살게 될 것이다. 그분이 사방의 모든 원수에게서 쉼을 주실 것이다. 안전하게 살 것이다.
11 그러면 여호와 너희 하나님이 자기 이름을 두려고 택하시는 곳에 내가 명하는 모든 것을 가져오라. 번제와 희생 제물, 십일조, 손으로 내는 헌물, 여호와께 서원한 모든 최상의 것들을.
“한 곳” — 신명기 12장은 어떤 특정 장소를 이름으로 지목하지 않는다. “여호와 너희 하나님이 택하시는 곳”이라고만 한다. 후대 성경 전통과 유대교는 이 곳을 예루살렘 성전으로 해석했다. BC 622년 요시야 왕의 개혁(열왕기하 22-23장)은 이 원칙을 실행에 옮겼다 — 지방 산당들을 모두 폐쇄하고 예루살렘 성전만 유일한 예배처로 남겼다. 일부 학자들은 신명기 자체가 이 개혁과 연결되어 있다고 본다 — 즉 신명기가 성전 개혁을 이끈 문서가 발견되었다는 열왕기하 22장 기사가 신명기를 가리킬 수 있다는 것이다.
고대 근동 사회에서 신전은 지역마다 있었다. 이스라엘 초기에도 실로, 벧엘, 단 등 여러 지역에 예배처가 있었다. 신명기의 “한 곳” 원칙은 이 다원적 예배 구조를 근본적으로 해체하는 혁명적 요구다. 이것은 종교의 중앙화였으며, 동시에 제사장 권력의 예루살렘 집중이기도 했다.
피와 고기에 대한 규정
12 여호와 앞에서 즐거워하라 — 너와 네 아들딸, 남종 여종, 너희 성에 있는 레위인들과 함께. 레위인은 너희 중에 기업의 몫이 없기 때문이다.
13 조심하라. 네 눈에 좋은 아무 곳에서나 번제를 드리지 않도록.
14 여호와가 너희 지파 중 하나에서 택하시는 곳에서만 번제를 드려라. 내가 명하는 모든 것을 거기서 해라.
15 그러나 고기는 원하는 만큼 어느 성에서나 잡아먹어도 된다. 여호와 네 하나님이 주신 복에 따라 — 부정한 자도, 정한 자도 사슴이나 노루를 먹듯이 먹을 수 있다.
16 다만 피는 먹으면 안 된다. 물처럼 땅에 쏟아버려라.
17 너희 성에서는 다음 것들을 먹을 수 없다 — 곡식과 포도주와 기름의 십일조, 소와 양의 첫 새끼들, 어떤 서원 제물도, 자원 제물도, 손으로 내는 헌물도.
18 오직 여호와 네 하나님이 택하시는 곳에서 먹어라 — 너와 네 아들딸, 남종 여종, 네 성에 있는 레위인과 함께. 거기서 여호와 네 하나님 앞에서 즐거워하라 — 손이 수고하여 얻은 모든 것으로.
19 평생 동안 네 땅에서 레위인을 버리지 않도록 조심하라.
20 여호와 네 하나님이 네 경계를 넓히겠다고 약속하신 대로 넓히실 때 — 고기를 먹고 싶으면, “고기를 먹자”고 하면 — 원하는 만큼 먹어도 된다.
21 여호와 네 하나님이 자기 이름을 두시려고 택하신 곳이 너무 멀면 — 내가 명하는 대로 여호와가 준 소나 양의 떼에서 잡아서 성에서 먹어라. 원하는 만큼.
22 사슴과 노루를 먹듯이 먹어라. 부정한 자도 정한 자도 함께 먹을 수 있다.
23 다만 강하게 기억할 것 — 피는 먹지 마라. 피는 생명이다. 생명을 고기와 함께 먹지 마라.
24 먹지 마라. 물처럼 땅에 쏟아버려라.
25 먹지 마라. 그래야 네게 좋을 것이다. 네 자녀에게도 — 여호와 보시기에 옳은 것을 행하는 것이기 때문에.
피 금기 — 레위기 17장과 신명기 12장 모두 피를 먹는 것을 금한다. 이유는 같다 — “피는 생명이다(신 12:23).” 창세기 9:4에도 같은 금기가 노아 언약에 나온다. 이 금기는 유대교 코셔(kashrut) 법의 핵심이며, 이슬람의 할랄 규정에도 피 배출 요건이 있다. 기독교는 예루살렘 공의회(사도행전 15:20)에서 이방 신자들에게 “피를 먹지 말라”는 규정을 유지했다 — 이것이 십계명 중 음식법 규정이 아닌 노아 언약으로 이어지는 보편적 금기로 이해되기 때문이다.
26 오직 거룩한 것들과 서원한 것들을 가지고 여호와가 택하시는 곳으로 가라.
27 거기서 여호와 네 하나님의 제단 위에 번제를 드려라 — 고기도, 피도. 희생 제물의 피는 여호와 네 하나님의 제단 위에 붓고, 고기는 네가 먹어라.
28 오늘 내가 명하는 이 모든 것을 듣고 지켜라. 그래야 네게 영원히 좋을 것이다. 여호와 네 하나님 보시기에 선하고 옳은 것을 행하는 것이기 때문에.
이방 방식을 따르지 마라
29 여호와 네 하나님이 네가 들어가 차지할 민족들을 네 앞에서 끊어버리실 것이다. 네가 그들을 몰아내고 그 땅에 살 때.
30 조심하라. 그들이 망한 후에도 그들을 따르지 않도록. 그들의 신들을 찾지 않도록. “이 민족들이 어떻게 그들의 신들을 섬겼는지 나도 그렇게 해보자”고 하지 않도록.
31 여호와 네 하나님께 그렇게 해서는 안 된다. 그들이 여호와가 혐오하시는 모든 것을 그 신들에게 행했기 때문이다. 자기 아들딸들을 불에 태워 신들에게 바치기까지 했다.
32 내가 너희에게 명하는 이 모든 것을 지켜라. 거기에 더하지 마라. 빼지도 마라.
자녀를 불에 태우는 제의 — 가나안의 몰렉(Molech) 신 제사가 여기에 해당한다. 1921년 이후 카르타고(튀니지)에서 발굴된 토펫(Tophet) 유적에서 화장된 어린이 뼈를 담은 항아리 수천 개가 비석과 함께 출토됐다. 미국 고고학자 로런스 스테이거(Lawrence Stager) 는 비석 명문과 정형화된 매장 양식을 근거로 종교적 영아 희생을 주장했고, 2010년 인류학자 제프리 슈워츠(Jeffrey Schwartz) 팀은 신생아 비율을 들어 영아 사망 묘지로 반박했다. 이스라엘 역사에서도 왕들이 이 제의를 따랐다는 기록이 있다(왕하 16:3, 21:6) — 힌놈의 골짜기(게헨나)가 그 장소였다.
다음 장 — 거짓 예언자와 유혹하는 자. 꿈과 기사를 행해도 다른 신을 따르라 하면 죽여야 한다. 진리의 기준이 기적이 아니라는 선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