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복음서 3장 베들레헴의 밤

호적령

1 그때에 가이사 아우구스투스(Augustus)가 온 세계가 호적하라는 조령을 내렸다.

2 이 호적은 퀴리니우스(Quirinius)수리아(Syria · ㉸ 시리아) 총독이 되었을 때 처음 한 것이었다.

3 모든 사람이 호적하러 각자 자기 고향으로 갔다.

4 요셉도 다윗의 집안 사람이었다. 갈릴리 나사렛 동네에서 유대(Judea · ㉸ 유다 — 현대 이스라엘 남부) 지방 다윗의 동네 베들레헴(Bethlehem · ㉸ 베들레헴 — 예루살렘 남쪽 8킬로미터)으로 올라갔다.

5 약혼한 마리아와 함께 호적하러 갔다. 마리아는 임신 중이었다.

아우구스투스의 호적령은 누가 2:1의 가장 까다로운 역사 문제다. 푸블리우스 술피키우스 퀴리니우스가 시리아 총독이 된 시기는 기원후 6년이다. 요세푸스 『유대 고대사』 18권 1장은 그가 그 해에 시리아와 유대 합병 후 호적을 시행했다고 적는다. 그러나 마태와 누가가 모두 예수의 출생을 헤롯 대왕 시기로 둔다. 헤롯 대왕은 기원전 4년에 사망했다. 두 시점 사이에 약 10년의 간격이 있다.

학자들의 입장은 여러 갈래다. 19세기의 윌리엄 램지(William Ramsay, 『베들레헴에서 태어난 그리스도』 1898)는 퀴리니우스가 두 차례 시리아에서 직무를 맡았으며 첫 번째가 헤롯 시대였다고 주장했다. 이 입장은 라피스 티부르티누스(Lapis Tiburtinus) 비문을 근거로 했지만 비문의 인물이 퀴리니우스인지는 확정되지 않았다. 20세기의 레이먼드 브라운은 『메시아의 탄생』(1977)에서 누가가 잘 알려진 기원후 6년의 호적령을 헤롯 시기로 끌어와 신학적 효과를 노렸다고 본다. N.T. 라이트는 누가의 그리스어를 “퀴리니우스 이전의 첫 번째 호적”으로 읽는 대안 번역을 제안한다(『그리스도인의 기원과 하나님 문제』 1992). 본 통합복음서는 어느 한 입장으로 단정하지 않는다.

6 베들레헴에 머무는 동안 해산할 날이 찼다.

7 마리아가 맏아들을 낳았다. 강보로 싸서 구유에 뉘었다. 여관에 있을 곳이 없었기 때문이다.

“여관”으로 옮겨진 그리스어 카탈루마(κατάλυμα)는 정확히는 손님방을 가리킨다. 같은 단어가 누가 22:11에서는 예수가 마지막 만찬을 먹은 다락방에 쓰인다. 1세기 팔레스타인 시골집은 보통 1층에 가축을, 2층에 사람을 두었다. 인구조사로 친족이 몰린 베들레헴에서 손님방이 차자, 마리아는 1층 가축 칸에서 해산했다. “구유”는 그 방의 가축 먹이통이다.

“맏아들”이라는 표현은 그리스어 프로토토코스(πρωτότοκος)다. 누가는 마태가 다음에 적을 동정녀 출산을 의식하면서도, 동시에 출애굽기 13:2의 율법 — 처음 난 아들은 주께 거룩하다 — 을 향해 본문을 열어둔다.


들에 있던 목자들

8 그 지방에 목자들이 있었다. 밤에 밖에서 양 떼를 지키고 있었다.

9 주의 사자가 그들에게 임했다. 주의 영광이 그들을 두루 비추었다. 그들이 크게 두려워했다.

10 천사가 말했다.

“두려워하지 말라. 보라, 내가 온 백성에게 미칠 큰 기쁨의 좋은 소식을 너희에게 전한다.

11 오늘 다윗의 동네에 너희를 위하여 구주가 나셨다. 그는 그리스도 주이시다.

12 너희가 표적을 보게 될 것이다. 강보에 싸여 구유에 뉘어 있는 아기다.”

13 갑자기 수많은 천군이 그 천사와 함께 하나님을 찬송했다.

14 “지극히 높은 곳에서는 하나님께 영광이요, 땅에서는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사람들에게 평화로다.”

15 천사들이 떠나 하늘로 올라갔다. 목자들이 서로 말했다.

“자, 베들레헴으로 가서 주께서 우리에게 알리신 그 일을 보자.”

16 빨리 가서 마리아와 요셉과 구유에 누인 아기를 찾았다.

17 보고 나서, 이 아기에 대해 들은 말을 사람들에게 전했다.

18 듣는 자가 다 목자들의 말을 놀랍게 여겼다.

19 마리아는 이 모든 말을 마음에 새기며 곰곰이 생각했다.

20 목자들은 들은 것과 본 것을 다 찬양하며 돌아갔다.

목자들은 1세기 유대 사회에서 낮은 직종이었다. 미쉬나(『바바 카마』 7:7)는 목자들의 증언을 법정에서 받지 말라고 적는다. 그들이 다른 사람의 가축을 자기 떼에 섞었을 가능성 때문이다. 천사들은 제사장이나 학자가 아니라 목자들에게 먼저 갔다. 누가복음 전체의 방향이 첫 출생 장면에 미리 드러난다 — 소식은 항상 가장 예상치 못한 자들에게 먼저 도달한다.


시므온이 안은 아기

21 여덟째 날이 되어 아이를 할례할 때, 그 이름을 예수라 했다. 태에 들어서기 전에 천사가 일컬은 이름이었다.

22 모세의 율법에 따른 정결예식의 날이 차자, 부모가 아이를 데리고 예루살렘(Jerusalem)에 올라갔다.

23 주의 율법에 “처음 난 남자는 주께 거룩하다 하리라”고 적힌 대로 아이를 주께 드렸다.

24 주의 율법에 말씀하신 대로 산비둘기 한 쌍, 또는 어린 집비둘기 둘로 제사를 드렸다.

산비둘기 두 마리는 가장 낮은 등급의 속죄 제물이었다. 양을 바칠 형편이 안 되는 가난한 자들을 위한 규정이다(레위기 12:8). 마리아와 요셉의 경제적 상태가 한 단어로 드러난다.

25 예루살렘에 시므온(Simeon · ㉸ 시메온)이라 하는 사람이 있었다. 의롭고 경건한 자였다. 이스라엘의 위로를 기다렸다. 성령이 그 위에 계셨다.

26 주의 그리스도를 보기 전에는 죽지 않으리라는 성령의 지시를 받았다.

27 그가 성령에 이끌려 성전에 들어갔다. 마침 부모가 율법의 관례대로 행하려고 아기 예수를 데리고 왔다.

28 시므온이 아기를 두 팔에 안고 하나님을 찬송했다.


눈크 디미티스

29 “주재여, 이제는 말씀하신 대로 종을 평안히 놓아 주십니다.

30 내 눈이 주의 구원을 보았습니다.

31 만민 앞에 예비하신 것을,

32 이방인을 비추는 빛이요, 주의 백성 이스라엘의 영광이 될 것을 보았습니다.”

33 아이의 아버지와 어머니가 이 말을 듣고 기이히 여겼다.

34 시므온이 그들을 축복하고 어머니 마리아에게 말했다.

“이 아이는 이스라엘 가운데 많은 사람의 넘어짐과 일어섬을 위하여 세워졌습니다. 비방을 받는 표적으로 세워졌습니다.

35 칼이 당신의 마음을 찌를 것입니다. 이는 많은 사람의 마음의 생각이 드러나려 함입니다.”

눈크 디미티스(Nunc Dimittis) 역시 라틴어 번역의 첫 두 단어 “nunc dimittis”(이제 놓아 주시는도다)에서 온 이름이다. 시므온이 한 마지막 두 마디 — “이방인을 비추는 빛”과 “칼이 당신 마음을 찌를 것”이다. 첫째는 누가복음이 가는 방향, 곧 사도행전이 완성할 이방인 선교의 씨앗이다. 둘째는 30년 뒤 마리아가 보게 될 십자가의 그림자다.

36아셀(Asher) 지파 바누엘(Phanuel · ㉸ 파누엘)의 딸 안나(Anna)라 하는 선지자가 있었다. 매우 나이가 많았다. 처녀 때 결혼해 남편과 일곱 해 살다가

37 과부가 되어 여든네 살이 되도록 성전을 떠나지 않고 밤낮으로 금식과 기도로 섬겼다.

38 마침 이때에 다가와 하나님께 감사하고, 예루살렘의 속량을 기다리는 모든 사람에게 이 아이에 대해 말했다.

39 부모가 주의 율법을 따라 모든 일을 마치고 다시 갈릴리 자기 동네 나사렛으로 가려 했다.

이 장은 누가 2:1-39를 통합 narrative로 풀어쓴 것이다. 마태는 출생 직후를 다윗 왕가의 자손으로서의 정치적 의미와 동방박사 방문으로 곧장 옮긴다. 누가는 같은 시기를 가난한 한 가족이 율법의 모든 절차를 다 지키며 지나가는 일상의 풍경으로 그린다. 같은 아기 위로 두 시각이 겹친다.

다음 장 — 동방에서 별을 따라 박사들이 도착한다. 그들이 떠나기 전에는 나사렛으로 돌아갈 수 없었다. 헤롯의 칼이 베들레헴 위에 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