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복음서 11장 갈릴리에서의 시작 — 거절과 환영

갈릴리 사역 개시

1 예수가 세례 요한이 잡혔다는 소식을 들으셨다.

2 그가 갈릴리로 물러가셨다. 성령의 능력을 두르고 가셨다.

3 예수가 회개의 메시지를 선포하기 시작하셨다.

“때가 찼다. 하나님 나라가 가까이 왔다. 회개하고 복음을 믿으라.”

4 그 소문이 그 주변 모든 곳에 퍼졌다. 여러 회당에서 가르치시며 모든 사람에게 칭송을 받으셨다.

세례 요한이 잡혔다 — 헤롯 안티파스가 요한을 마케루스 요새의 지하 감옥에 가둔 사건이다(이 사건의 자세한 내막은 14장에서 다룬다). 공관복음서 셋(마태 4:12, 마가 1:14, 누가 4:14)이 이 시점을 갈릴리 공식 사역의 출발선으로 삼는다. 요한이 무대를 떠나야 예수가 무대에 선다. 9장에서 요한이 “그분은 흥하여야 하고 나는 쇠하여야 한다”고 말한 그 쇠함이 시작된다.


나사렛 회당

5 예수가 자기가 자라난 나사렛으로 가셨다. 안식일에 늘 하시던 대로 회당에 들어가셨다. 성경을 읽으려고 일어서셨다.

6 이사야 선지자의 책을 드리기에, 책을 펼쳐 이렇게 기록한 곳을 찾으셨다.

7 “주의 성령이 내게 임하셨으니, 이는 가난한 자에게 복음을 전하게 하시려고 내게 기름을 부으시고, 나를 보내사 포로 된 자에게 자유를, 눈먼 자에게 다시 보게 함을 선포하며, 눌린 자를 자유롭게 하고,

8 주의 은혜의 해를 선포하게 하려 하심이라.”

9 책을 덮어 그것을 맡은 이에게 주시고 앉으셨다. 회당에 있는 모든 사람의 눈이 그에게 고정되었다.

10 예수가 그들에게 말씀하기 시작하셨다.

“이 글이 오늘 너희 귀에 응하였느니라.”

1세기 회당의 안식일 예배는 정해진 순서를 따랐다. 셰마(신명기 6:4-9 낭송), 18가지 축복(아미다), 토라 본문 낭독, 하프타라(예언서) 낭독, 강해, 그리고 축도. 토라는 회중 가운데 누구든 일어나 읽을 수 있었고, 강해도 그러했다. 예수가 일어나 이사야서를 받았다는 것은 정해진 순서대로 그날의 하프타라 차례에 응한 것이다. 누가가 인용한 본문은 이사야 61:1-2이지만, 70인역(LXX)을 변형한 형태에 가깝다. 결정적으로 이사야 61:2의 끝부분 “우리 하나님의 보복의 날”이 누가의 인용에서는 의도적으로 빠져 있다. 회복의 선포는 받고 보복의 선포는 거두지 않은 채로 끊었다.

11 모두가 그에 대해 좋게 말하며, 그의 입에서 나오는 은혜로운 말을 놀랍게 여겼다.

“이는 요셉의 아들이 아닌가?”

12 예수가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너희가 분명 ‘의사야, 너 자신을 고치라’는 속담을 내게 댈 것이다. 그리고 ‘우리가 들은 가버나움에서 행한 그 일들을 여기 네 고향에서도 행하라’고 할 것이다.

13 내가 진정으로 너희에게 말한다. 선지자가 고향에서 환영받는 일이 없다.

14 내가 참으로 너희에게 말한다. 엘리야 시대에 삼 년 육 개월간 하늘이 닫혀 온 땅에 큰 흉년이 들었을 때 이스라엘에 많은 과부가 있었다.

15 그러나 엘리야가 그중 한 사람에게도 보내심을 받지 않았다. 오직 시돈 땅 사렙다(Zarephath · ㉸ 사렙타)의 한 과부에게만 보내심을 받았다.

16 또 선지자 엘리사 때에 이스라엘에 많은 나병환자가 있었으나, 그중 한 사람도 깨끗함을 받지 못했다. 수리아(Syria · ㉸ 시리아) 사람 나아만(Naaman)만 깨끗함을 받았다.”

17 회당에 있는 사람들이 이것을 듣고 다 크게 분노했다.

18 일어나 동네 밖으로 내몰고, 동네가 세워진 산 낭떠러지까지 끌고 가서 밀어 떨어뜨리려 하였다.

19 그러나 예수는 그들 한가운데를 지나 가셨다.

나사렛은 산비탈에 세워진 마을이다. 현대 이스라엘 갈릴리 남부에 위치한다. 마을 외곽에 절벽이 있다. 누가는 이름을 적지 않지만 지형은 정확하다. 동족이 메시아 후보를 죽이려 한 것은 1세기 유대 사회에서 드문 일이 아니었다 — 거짓 선지자에게 가하는 율법적 처형의 형태로(신명기 13장). 그러나 본문은 처형의 합법성을 말하지 않는다. 분노의 원인을 적는다. 예수가 엘리야와 엘리사의 이방인 구원을 인용했기 때문이다.


갈릴리 호숫가, 두 번째 부르심

20 예수가 갈릴리 호숫가를 거니시다 두 형제를 보셨다. 시몬 베드로와 그의 형제 안드레였다. 그들은 어부였다. 호수에 그물을 던지고 있었다.

21 그날, 무리가 하나님의 말씀을 들으려고 예수께 모여들었다. 예수가 호숫가에 서셨다.

22 호숫가에 배 두 척이 있는 것을 보셨다. 어부들은 배에서 내려 그물을 씻고 있었다.

23 예수가 시몬의 배에 오르셔서, 배를 육지에서 조금 밀어내어 달라 하시고, 앉으신 뒤 배 위에서 무리를 가르치셨다.

24 말씀을 마치신 후 시몬에게 말씀하셨다.

“깊은 데로 가서 그물을 내려 고기를 잡으라.”

25 시몬이 대답했다.

“선생님, 우리가 밤이 새도록 애를 써도 잡은 것이 없습니다. 그러나 말씀을 따라 그물을 내리겠습니다.”

26 그렇게 하니 고기가 심히 많아 그물이 찢어질 지경이었다.

27 동료 배에 있는 동반자들에게 손짓하여 도와 달라고 했다. 그들이 와서 두 배에 가득 채우니 잠기게 되었다.

28 시몬 베드로가 이것을 보고 예수의 무릎 앞에 엎드려 말했다.

“주여, 나를 떠나소서. 나는 죄인입니다.”

29 그들이 잡은 고기가 많으므로 베드로와 함께 있던 모든 사람이 다 놀랐다. 세베대의 아들들로 시몬의 동업자인 야고보와 그의 형제 요한도 놀라고 있었다.

30 예수가 시몬에게 말씀하셨다.

“두려워하지 말라. 이제 후로는 네가 사람을 낚을 것이다.”

31 그들이 배들을 육지에 대고 모든 것을 버려 두고 예수를 따랐다.

32 예수가 조금 더 가시다가 다른 두 형제, 곧 세베대의 아들 야고보와 그의 형제 요한이 그들의 아버지 세베대와 함께 배에서 그물을 깁고 있는 것을 보셨다. 그들을 부르셨다. 그들도 곧 배와 아버지를 두고 예수를 따랐다.

공관복음서의 어부 부르심과 8장의 요단강가 부르심은 시간이 다르다. 8장의 요단강가에서는 베드로가 처음 예수를 만나 ‘바위’라는 이름을 받는다. 그러나 그가 곧장 어선을 버린 것은 아니다. 며칠 후 가나의 결혼식에 함께 참석했고, 갈릴리로 함께 내려갔지만, 어업과 가족의 자리로 돌아갔다. 본격적인 부르심은 이 갈릴리 호숫가의 큰 어획 사건과 함께 왔다. 학자 D.A. 카슨R.E. 브라운이 정리한 조화안이다.

마태(4:18-22)와 마가(1:16-20)는 큰 어획 사건 없이 짧게 부르심만 적는다. 누가(5:1-11)만 큰 어획 일화를 보존한다. 시몬의 반응 — “나를 떠나소서, 나는 죄인입니다” — 은 이사야 6:5에서 하나님을 본 이사야가 “나는 입술이 부정한 자”라 한 것과 같은 구조다. 거룩 앞의 본능적 자기 인식이다.


가버나움의 첫 안식일

33 예수와 제자들이 갈릴리의 한 동네 가버나움으로 내려가셨다. 안식일에 회당에 들어가 가르치셨다.

34 그 가르치심에 사람들이 놀랐다. 그 말씀이 권위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서기관들의 가르침과 같지 않았다.

35 회당에 더러운 귀신의 영에 사로잡힌 사람이 있었다. 그가 큰 소리로 외쳤다.

36 “아, 나사렛 예수여, 우리가 당신과 무슨 상관이 있습니까? 우리를 멸하러 왔습니까? 나는 당신이 누구인지 압니다. 하나님의 거룩한 자이십니다.”

37 예수가 꾸짖어 말씀하셨다.

“잠잠하고 그 사람에게서 나오라.”

38 귀신이 그 사람을 한가운데 넘어뜨리고 나왔다. 아무런 해도 끼치지 않았다.

39 사람들이 다 놀라 서로 말했다.

“이 어떠한 말씀이냐? 권위와 능력으로 더러운 귀신을 명하니 나가는구나.”

40 이 소문이 곧 그 근방 모든 곳에 퍼졌다.

가버나움 회당 — 19세기 말부터 진행된 발굴에서 1세기 현무암 기초가 확인되었다. 그 위에 4세기경의 흰 석회암 회당 건물이 세워져 있다. 1968년부터 이탈리아 프란치스코회 고고학팀이 본격 발굴을 진행했다. 예수가 가르친 회당은 흰 석회암 건물 아래의 검은 현무암 기초 위에서 있던 건물이다. 검은 돌과 흰 돌의 두 층이 한 자리에 겹쳐 있다.


베드로의 장모와 저녁의 행렬

41 예수가 회당에서 나오시어 시몬의 집에 들어가셨다. 시몬의 장모가 심한 열병으로 누워 있었다. 사람들이 그녀를 위해 간청했다.

42 예수가 그녀 곁에 서서 손을 잡으시고 열병을 꾸짖으셨다. 열이 떠났다. 그녀가 즉시 일어나 그들에게 시중들었다.

43 해가 질 때, 사람들이 갖가지 병자들과 귀신 들린 자들을 데리고 예수께 나아왔다. 예수가 일일이 손을 얹어 고치셨다. 말씀으로 귀신들을 내쫓으셨다.

44 여러 사람에게서 귀신들이 나가며 소리를 질렀다.

“당신은 하나님의 아들이십니다.”

예수가 꾸짖어 그들이 말하지 못하도록 하셨다. 그들이 그가 그리스도인 줄 알았기 때문이었다.

시몬의 집 — 가버나움 회당 발굴 현장에서 약 30미터 떨어진 곳에 1세기 어부의 집 유적이 있다. 5세기 비잔틴 교회가 그 집을 둘러싸 팔각형 교회로 봉헌했고, 더 위에는 십자군 교회 흔적이 남아 있다. 1968년 이탈리아 발굴팀이 그 1세기 집의 벽에서 그리스어와 시리아어로 새겨진 “예수가 주”, “베드로” 등의 낙서를 발견했다. 가장 이른 낙서는 4세기 경이다. 초기 교회가 그 집을 베드로의 집으로 기억해 왔다는 증거다. 본문이 말하는 베드로 장모의 그 자리일 가능성이 높다.

45 날이 밝기 전에 예수가 일어나 한적한 곳으로 나가셨다. 거기서 기도하셨다.

46 시몬과 함께 있던 사람들이 그를 찾아 나섰다. 만나서 말했다.

“모든 사람이 선생님을 찾고 있습니다.”

47 예수가 말씀하셨다.

“내가 다른 동네들에서도 하나님의 나라 복음을 전해야 한다. 나는 이 일을 위해 보내심을 받았다.”

48 그리고 갈릴리 여러 회당에서 전도하시며 귀신들을 내쫓으셨다.

이 장은 마태 4:12-22, 마가 1:14-39, 누가 4:14-44, 누가 5:1-11을 통합했다. 갈릴리 사역 개시 메시지는 마가가 가장 짧고 압축적이다 — “때가 찼고 하나님 나라가 가까이 왔으니 회개하고 복음을 믿으라”(마가 1:15). 마태는 거의 같은 표현을 쓰면서 이사야 9장의 인용을 더한다. 누가는 그 자리에 나사렛 회당 사건을 둔다. 마가와 마태는 나사렛 거절을 사역 후반부(마가 6장, 마태 13장)에 두지만 누가는 시작 자리에 둔다. 편집비평(군터 보른캄, 한스 콘첼만 1954)은 누가의 배치가 신학적 의도라고 본다 — 거절이 사역의 시작부터 끝까지 따라다니는 그림자임을 보이려 했다는 것. 이 통합본은 누가의 시간 배치를 따라 나사렛 거절을 갈릴리 사역 시작 자리에 두었다.

다음 장 — 산에 올라가 앉으신다. 제자들이 가까이 온다. 입을 여신다. 팔복으로 시작하는 긴 가르침이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