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애굽기 32장 금송아지의 밤

백성이 기다리지 못했다

1 모세가 산에서 내려오는 것이 늦어졌다.

백성이 아론에게 몰려갔다.

“어서, 우리를 이끌 신을 만들어 주시오. 우리를 이집트에서 데리고 온 저 모세 — 그 사람에게 무슨 일이 생겼는지 우리는 모르오.”

40일이 지났다. 연기와 구름이 산을 덮고 있었다. 눈앞에 보이는 지도자가 사라졌을 때 — 사람은 손에 잡히는 무언가를 원한다. 그 심리가 여기서 폭발한다.

2 아론이 대답했다. “아내들 귀에서, 아들딸들 귀에서 금 귀걸이를 빼어 내게 가져오시오.”

3 백성이 모두 금 귀걸이를 빼 아론에게 가져왔다.

4 아론이 받아서 조각칼로 금을 다듬어 — 송아지 형상을 만들었다.

백성이 외쳤다.

“이스라엘아, 이것이 너희를 이집트에서 이끌어 낸 신이다!”

고대 근동 배경 — 황소 신상은 가나안 지역에서 최고 신 엘(El)과 폭풍신 바알(Baal)의 상징이었다. 이집트에서는 성스러운 황소 아피스(Apis)를 신으로 섬겼다. 이스라엘 백성은 이집트에서 자랐고, 가나안 문화권에 들어가게 될 사람들이다. 그들이 알고 있는 신의 형상은 황소였다.

아론이 만든 것이 완전히 새로운 신이 아니었을 수도 있다. 여호와를 황소 형상으로 상징하려 했다는 해석도 있다. 후대 북왕국 여로보암이 금송아지 두 개를 만들며 “너희를 이집트에서 이끌어 낸 신들이다”라고 말하는 장면(왕상 12:28)은 여기의 언어를 거의 그대로 반복한다. 이 날의 기억이 이스라엘 역사의 오래된 상처가 됐다.

5 아론이 그것을 보고 그 앞에 제단을 쌓았다.

아론이 선포했다. “내일은 여호와의 절기다.”

6 다음 날 아침 일찍 일어나 번제를 드리고 화목제를 드렸다.

백성이 앉아서 먹고 마셨다. 그리고 일어나 즐겼다.


산 위에서

7 여호와께서 모세에게 말씀하셨다.

“내려가라. 네가 이집트에서 데리고 올라온 백성이 타락했다.

8 내가 그들에게 명한 길에서 그렇게 빨리 벗어났다. 그들이 자기들을 위해 송아지 형상을 부어 만들고, 그 앞에 절하고, 제사를 드리며 ‘이스라엘아, 이것이 너희를 이집트에서 이끌어 낸 신이다!’라고 외치고 있다.”

9 여호와께서 말씀하셨다.

“나는 이 백성을 보고 있다. 목이 뻣뻣한 백성이다.

10 이제 나를 내버려 두어라. 내 분노가 그들에게 타올라 그들을 없애버리겠다. 그리고 너를 큰 민족으로 만들겠다.”

“나를 내버려 두어라” — 전능한 하나님이 사람에게 자신을 막지 말라고 한다. 기도가 실제로 하나님의 행동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을 본문은 숨기지 않는다. 모세의 중보가 결과를 바꿀 것이다.


모세의 중보

11 모세가 여호와 앞에서 간청했다.

“여호와여, 왜 주의 백성을 향하여 진노가 타오르십니까? 주께서 큰 힘과 강한 손으로 이집트에서 데리고 나오신 그 백성입니다.

12 이집트인들이 뭐라고 하겠습니까? ‘저들을 산에서 죽이고, 지면에서 없애버리려는 나쁜 뜻으로 이끌어 냈구나’라고 할 것입니다. 제발 맹렬한 진노를 돌이키소서. 주의 백성에게 재앙을 내리려는 생각을 그치소서.

13 주의 종 아브라함, 이삭, 이스라엘을 기억하소서. 주께서 그들에게 주 자신을 두고 맹세하셨습니다. ‘나는 너희 자손을 하늘의 별처럼 많게 하겠다. 내가 말한 이 땅을 다 주어 영원한 기업으로 삼게 하겠다’고.”

14 여호와께서 백성에게 내리려 하셨던 재앙을 거두셨다.

모세가 내세운 논거는 두 가지다. 하나, 여호와의 평판 — 이집트가 뭐라 할 것인가. 둘, 조상들에게 하신 약속. 모세는 하나님에게 하나님 자신의 말씀을 기억하게 한다. 이것이 성경이 보여주는 중보 기도의 뼈대다.


산에서 내려오며

15 모세가 돌이켜 산에서 내려왔다. 돌판 두 개가 그의 손에 있었다. 앞뒤로 다 써 있었다.

16 하나님이 만드신 돌판이었고, 하나님이 직접 새기신 글씨였다.

17 여호수아(Joshua)가 백성의 소리를 듣고 모세에게 말했다.

“진영에서 싸우는 소리가 납니다.”

18 모세가 대답했다.

“이기는 소리가 아니고, 지는 소리도 아니다. 내가 듣는 것은 노래 소리다.”

19 진영 가까이 오자 송아지와 춤추는 것이 보였다.

모세가 분노에 불탔다. 손에 있던 돌판 두 개를 산 아래로 내던져 부수었다.

돌판을 던진 것 — 단순한 분노의 폭발이 아니다. 계약이 파기됐다는 행위적 선언이다. 두 돌판은 하나님과 이스라엘 사이의 언약 문서였다. 백성이 이미 언약을 깼으니, 돌판은 이미 무효였다. 모세는 그것을 눈에 보이게 만들었다.

20 그들이 만든 송아지를 가져다 불에 태우고, 빻아 가루로 만들어 물에 뿌렸다. 이스라엘 자손들에게 그 물을 마시게 했다.


아론에게

21 모세가 아론에게 말했다.

“이 백성이 형에게 무엇을 했기에, 형이 이렇게 큰 죄에 빠트렸소?”

22 아론이 대답했다.

“내 주여, 진노하지 마십시오. 이 백성이 얼마나 악한지 형도 아시지 않습니까.

23 그들이 내게 말했습니다. ‘우리를 이끌 신을 만들어 주시오. 저 모세 — 우리를 이집트에서 데리고 온 그 사람이 어찌 됐는지 우리는 모르오’라고요.

24 그래서 내가 ‘금이 있는 사람은 빼시오’라고 했더니 가져왔습니다. 내가 불에 던졌더니 이 송아지가 나왔습니다.”

아론의 변명 — “던졌더니 저절로 나왔습니다.” 조각칼로 직접 다듬었다는 4절과 다르다. 책임을 피하는 오래된 방식이다. 아담이 “이 여자가 주었습니다”라고 한 것, 그 구조가 그대로다.


레위 자손의 칼

25 모세가 보니 백성이 통제를 잃고 있었다. 아론이 그들을 풀어버렸다. 원수들에게 웃음거리가 됐다.

26 모세가 진영 문에 서서 외쳤다.

“누가 여호와 편이냐? 내게로 오너라.”

레위 자손이 모두 모세에게로 왔다.

27 모세가 그들에게 말했다.

“이스라엘의 하나님 여호와께서 이렇게 말씀하신다. 각자 허리에 칼을 차고 진영 이 끝에서 저 끝까지 지나가며 형제든, 친구든, 이웃이든 죽여라.”

28 레위 자손이 모세의 말대로 했다. 그 날 백성 중에 3,000명가량이 죽었다.

레위 자손이 칼을 든 날 — 이것은 레위 지파가 나중에 제사장 지파로 선택되는 배경이다. 하나님과 백성 사이에 서는 자들, 경계를 지키는 자들로. 폭력적인 장면이지만, 본문은 그것을 충성의 증거로 기록한다.

29 모세가 말했다. “오늘 여호와를 위해 너희 손을 채워라 — 형제와 아들도 죽임으로써. 오늘 여호와가 너희에게 복을 주실 것이다.”


모세의 두 번째 청원

30 이튿날 모세가 백성에게 말했다.

“너희는 큰 죄를 지었다. 이제 내가 여호와께 올라가겠다. 어쩌면 너희 죄를 속죄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31 모세가 여호와께 돌아가 아뢰었다.

“이 백성이 큰 죄를 지었습니다. 자기들을 위해 금으로 신을 만들었습니다.

32 이제 — 주께서 그들의 죄를 용서해 주실 수 있다면. 만약 그렇지 않다면 주께서 기록하신 책에서 제 이름을 지워버리소서.”

“제 이름을 지워버리소서” — 모세는 자신의 생명을 담보로 놓는다. 생명책에서 지워달라는 것은 멸망을 자청하는 것이다. 자기 민족을 위해 자신을 대신 바치겠다는 청원이다. 본문은 이것을 조용하게, 담담하게 적는다.

33 여호와께서 모세에게 대답하셨다.

“내게 범죄한 자를 내가 내 책에서 지울 것이다.

34 이제 가서 내가 말한 곳으로 백성을 이끌어라. 내 사자가 네 앞에 가겠다. 그러나 내가 심판하는 날에는 그들의 죄를 묻겠다.”

35 여호와께서 백성에게 재앙을 내리셨다. 아론이 만든 송아지 때문이었다.


산 아래에서 일어난 그 하루가 지나갔다. 돌판은 깨졌고, 송아지는 가루가 됐고, 3,000명이 죽었다. 그러나 여호와는 완전히 떠나지 않았다. 다음 장 — 모세는 다시 하나님 앞에 서서 묻는다. “당신이 함께 가지 않으신다면, 우리를 여기서 올려보내지 마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