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애굽기 5장 짚도 없이 벽돌을 만들어라

파라오와의 첫 대결

1 그 뒤 모세와 아론이 파라오에게 갔다.

“이스라엘의 하나님 주님이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내 백성을 보내라. 광야에서 내 앞에 명절을 지키게 하라.’”

2 파라오가 말했다.

“주님이 누구냐? 내가 왜 그의 말을 듣고 이스라엘을 보내야 하느냐? 나는 주님을 모른다. 이스라엘도 보내지 않겠다.”

파라오의 “모른다” — 이 단어는 출 1:8의 “요셉을 모르는 왕”과 같은 동사다.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이 출애굽기의 핵심 긴장이다. 재앙들의 목적 중 하나가 명시적으로 선언된다 — “이집트가 내가 주님인 줄 알게 될 것이다”(7:5). 파라오의 “나는 모른다”가 이 이야기를 움직이는 첫 번째 도화선이다.

3 “히브리인들의 하나님이 우리를 만나셨습니다. 사흘 길쯤 광야로 나가서 우리 하나님 주님께 제사를 드리게 해주십시오. 그렇지 않으면 전염병이나 칼로 우리를 치실까 두렵습니다.”

4 이집트 왕이 그들에게 말했다.

“모세야, 아론아. 왜 백성이 일을 그만두게 하느냐? 각자 자기 노역으로 돌아가라.”

5 “보라. 이 땅의 백성이 이렇게 많은데, 너희가 그들로 일을 쉬게 하고 있다.”


짚 없이 벽돌을

6 그날 파라오가 백성의 노동 감독관들과 십장들에게 명령했다.

7 “더 이상 벽돌 만들 짚을 백성에게 주지 마라. 저들이 직접 가서 짚을 구하게 해라.”

8 “그러나 벽돌 할당량은 그대로 유지해라. 한 장도 줄이지 마라. 저들이 게으르다. 그래서 ‘우리 하나님에게 제사 드리러 가게 해달라’고 하는 거다.”

벽돌 제조 — 고대 이집트의 벽돌은 나일강 진흙에 짚을 섞어 만들었다. 짚이 없으면 벽돌이 쉽게 부서진다. 짚은 결합재 역할을 하는 것이다. 룩소르 서안 레크미레(Rekhmire) 무덤 벽화(BC 15세기)에는 벽돌 제조 공정이 상세히 그려져 있다 — 외국인 노동자들이 진흙을 밟고, 거푸집에 붓고, 짚을 섞는 장면. 이 명령은 그 공정을 알고 있는 사람이 내린 것이었다.

9 “저들에게 일을 더 무겁게 시켜라. 일에 묶어두어라. 거짓말에 신경 쓸 여유가 없게.”

10 감독관들과 십장들이 나가서 백성에게 말했다.

“파라오가 말씀하셨다. 더 이상 짚을 주지 않겠다.”

11 “너희가 직접 가서 짚을 찾아라. 찾을 수 있는 데서 구해라. 하지만 일은 조금도 줄지 않는다.”

12 백성이 이집트 온 땅으로 흩어져 지푸라기를 모았다.

13 감독관들이 다그쳤다.

“매일 할당량을 채워라. 짚이 있던 때와 똑같이.”

14 파라오의 감독관들이 자기들이 세운 이스라엘 십장들을 때렸다.

“왜 어제도 오늘도 할당량만큼 벽돌을 못 만들었느냐?”


이스라엘 십장들의 호소

15 이스라엘 십장들이 파라오에게 찾아가 호소했다.

“왜 이러십니까? 왕의 종들에게 이렇게 하십니까?”

16 “종들에게 짚도 안 주면서, ‘벽돌을 만들라’고 하십니까? 종들이 매를 맞고 있습니다. 잘못은 왕의 백성에게 있습니다.”

17 파라오가 답했다.

“게으른 것들. 게을러서 ‘제사 드리러 가게 해달라’는 거다.”

18 “가서 일해라. 짚은 안 준다. 벽돌 할당량은 그대로 내라.”

19 이스라엘 십장들은 자기들이 처한 형편을 깨달았다 — ‘할당량은 줄지 않는다.‘


모세를 향한 분노

20 파라오에게서 나오다가 — 기다리고 있던 모세와 아론을 만났다.

21 십장들이 말했다.

“당신들 때문에 우리가 파라오와 그의 신하들에게 미움을 받았습니다. 그들 손에 칼을 쥐어준 격입니다. 우리를 죽이려는 그 손에.”

이 장면이 출애굽기의 가장 낮은 지점이다. 구원자로 왔는데 상황이 더 나빠졌다. 지도자가 동족에게 비난을 받는다. 하나님이 명령하셨는데 일이 틀어졌다. 이 충돌은 모세가 하나님께 다시 가져가게 된다 — 그리고 하나님의 두 번째, 더 강한 약속이 나온다.


모세의 탄식

22 모세가 주님께 돌아가서 말했다.

“주님, 왜 이 백성에게 이렇게 하십니까? 왜 저를 보내셨습니까?”

23 “제가 파라오에게 가서 주님의 이름으로 말한 이후로 — 이 백성을 더 학대하고 있습니다. 주님은 주님의 백성을 전혀 건져내지 않으셨습니다.”

모세의 탄식은 솔직하다 — 성경은 그 솔직함을 그대로 적는다. 의심, 항의, 분노. 이것이 성경의 기도 언어다. 시편이 하는 것, 욥이 하는 것. 하나님은 그 항의를 받아치지 않으신다. 다음 장은 답변이다.


다음 장 — 하나님이 다시 모세에게 말씀하신다. “나는 주님이다.” 선조들에게 약속하신 것을 이제 이루겠다고. 레위·아론의 족보가 소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