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애굽기 10장 메뚜기와 어둠

왜 재앙이 계속되는가

1 주님이 모세에게 말씀하셨다.

“파라오에게 가라. 내가 그의 마음과 신하들의 마음을 강하게 했다. 이 표적들을 그들 앞에 보이기 위해서다.”

2 “그리고 네가 이집트에서 내가 한 일, 그들에게 행한 표적들을 네 자녀와 손자들에게 전할 수 있게 하려는 것이다. 그래야 너희가 안다 — 내가 주님인 줄.”

‘자녀에게 전하라’ — 재앙들의 목적 중 하나가 여기서 명시된다. 기억하고 전달하기 위해서. 이스라엘의 교육 원리가 이 구절에 담겨 있다 — 하나님의 행위를 다음 세대에게 이야기로 전하라. 유월절 하가다(Haggadah)의 핵심이 바로 이것이다 — 자녀가 왜 이 밤이 다른 밤과 다르냐고 물으면, 어른이 이집트 탈출 이야기를 들려주는 의식.


여덟 번째 재앙: 메뚜기

3 모세와 아론이 파라오에게 갔다.

“히브리인들의 하나님 주님이 이렇게 말씀하신다 — 언제까지 내 앞에 겸손하지 않으려느냐? 내 백성을 보내 나를 섬기게 하라.”

4 “네가 내 백성 보내기를 거절하면 — 내일 내가 메뚜기를 네 땅으로 들어오게 하겠다.”

5 “그것이 땅을 뒤덮을 것이다. 땅이 보이지 않을 것이다. 우박에서 남은 것을 다 먹어치울 것이다. 들에 남은 나무를 다 먹어치울 것이다.”

6 “네 궁, 네 신하들의 집, 이집트인들의 집을 다 채울 것이다 — 네 아버지도 조상도 이 땅에 살았던 이래 한 번도 본 적 없는 것으로.”

모세가 돌아서서 파라오에게서 나갔다.

7 파라오의 신하들이 파라오에게 말했다.

“언제까지 이 자가 우리를 덫에 걸려들게 하겠습니까? 그 사람들을 보내서 그들의 하나님 주님을 섬기게 하십시오. 이집트가 망하는 게 아직 안 보이십니까?”


협상

8 모세와 아론이 파라오에게 다시 불려왔다.

“가서 너희 하나님 주님을 섬겨라. 누가 가느냐?”

9 모세가 말했다.

“우리 젊은이와 노인이 다 갑니다. 아들딸도, 양 떼와 소 떼도 — 주님의 명절을 지켜야 하기 때문입니다.”

10 파라오가 그들에게 말했다.

“주님이 너희와 함께하기를 바란다. 그런데 내가 너희와 어린아이들을 보내겠다고? 봐라 — 악한 계획이 너희 앞에 있다.”

11 “안 된다. 어른 남자들만 가서 주님을 섬겨라. 그게 처음부터 너희가 구하던 것 아니냐?”

그리고 그들을 파라오 앞에서 쫓아냈다.

12 주님이 모세에게 말씀하셨다.

“이집트 땅 위에 손을 뻗어라. 메뚜기가 이집트 땅에 올라와 우박에서 남은 것을 다 먹게 해라.”

13 모세가 이집트 땅 위에 지팡이를 뻗었다.

주님이 그날 하루 종일 밤새 동풍이 불게 하셨다.

아침이 됐다. 동풍이 메뚜기 떼를 몰아왔다.

14 메뚜기가 이집트 온 땅에 올라왔다. 이집트 온 경계 안에 쉬었다. 엄청나게 많았다. 이런 메뚜기는 전에도 없었고 앞으로도 없을 것이었다.

15 그것이 온 땅을 뒤덮었다. 땅이 캄캄해졌다. 이집트 온 땅의 풀과 나무의 열매 — 우박에 남은 것을 다 먹어치웠다. 이집트 온 땅에 나뭇잎이든 들의 풀이든 — 아무것도 남지 않았다.

메뚜기 재앙 — 오늘날에도 사하라 사막 이남 아프리카에서 메뚜기 떼(사막 메뚜기, Schistocerca gregaria)는 수십억 마리가 한꺼번에 이동하며 하루에 수백 km를 이동할 수 있다. 2020년 동아프리카 메뚜기 재앙에서 한 떼가 60km×40km 크기로 관측됐다. 고대 이집트 텍스트에도 메뚜기 재앙의 기록이 있다. 본문의 묘사 — ‘이집트가 캄캄해졌다’ — 는 그 규모를 과장 없이 담은 표현이다.


네 번째 협상

16 파라오가 급히 모세와 아론을 불렀다.

“내가 너희 하나님 주님과 너희에게 죄를 지었다.”

17 “이번 한 번만 내 죄를 용서해 달라. 너희 하나님 주님께 기도해서 이 죽음만은 내게서 거둬달라고.”

18 모세가 파라오에게서 나가 주님께 기도했다.

19 주님이 아주 강한 서풍이 불게 하셨다. 메뚜기 떼를 홍해 쪽으로 쓸어냈다. 이집트 온 경계 안에 메뚜기 한 마리도 남지 않았다.

20 그러나 주님이 파라오의 마음을 강하게 하셨다. 이스라엘 자손을 보내지 않았다.


아홉 번째 재앙: 어둠

21 주님이 모세에게 말씀하셨다.

“하늘을 향해 손을 뻗어라. 이집트 땅에 어둠이 내리게 해라 — 잡을 수 있는 어둠이.”

22 모세가 하늘을 향해 손을 뻗었다.

짙은 어둠이 이집트 온 땅에 3일 동안 내렸다.

23 3일 동안 사람이 서로 볼 수 없었다. 아무도 자기 자리에서 일어나지 못했다.

그러나 이스라엘 자손이 사는 곳에는 빛이 있었다.

“잡을 수 있는 어둠(히브리어 호셰크 아펠라, חֹשֶׁךְ אֲפֵלָה)” — 만질 수 있을 것처럼 짙은 어둠. 이집트에서 태양신 라(Ra)와 아문-라(Amun-Ra)는 최고신이었다. 파라오 자신이 태양신의 아들로 숭배됐다. 3일간 해가 사라지는 것은 이집트 신학의 붕괴였다. 이 어둠이 창세기 1:2의 태초 어둠을 반향한다고 보는 해석도 있다 — 이집트 땅에 창조 이전의 혼돈이 돌아온 것처럼.


마지막 협상

24 파라오가 모세를 불렀다.

“가서 주님을 섬겨라. 너희 어린아이들도 함께 가도 된다. 다만 양 떼와 소 떼는 두고 가라.”

25 모세가 말했다.

“왕이 우리에게 제물과 번제물을 직접 주셔야 합니다. 우리 하나님 주님께 드릴 것들을 위해.”

26 “우리 가축도 함께 가야 합니다. 한 마리도 남기지 않겠습니다. 그 중에서 우리 하나님 주님을 섬길 것을 골라야 하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거기에 도착하기 전에는 무엇으로 주님을 섬겨야 할지 알지 못합니다.”

27 주님이 파라오의 마음을 강하게 하셨다. 그들을 보내려 하지 않았다.

28 파라오가 모세에게 말했다.

“내 앞에서 나가라. 조심해라. 다시 내 얼굴을 보는 날에는 — 죽을 것이다.”

29 모세가 말했다.

“왕 말씀대로 하겠습니다. 다시는 왕의 얼굴을 보지 않겠습니다.”

이 대화가 파라오와 모세의 마지막 협상이다. 아홉 번의 재앙 끝에 — 파라오는 모세를 추방한다. 모세는 동의한다. 다음 장에서 하나님은 마지막 재앙을 선포하신다 — 모든 장자가 죽는 밤. 파라오는 그 밤에 스스로 모세를 찾아와 애원할 것이다.


다음 장 — 마지막 재앙 전야. 모세가 이스라엘에게 유월절을 선포한다. 문설주에 피를 바르는 명령. 그리고 한밤중에 — 이집트의 모든 장자가 죽는다. 파라오의 맏아들까지. 파라오가 밤중에 모세를 불러 말한다 — “떠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