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세기 45장 나는 요셉이라

더 이상 참을 수 없었다

1 유다의 말이 끝났다. 침묵.

요셉은 더 이상 버틸 수 없었다. 감정이 목까지 차올랐다. 그는 곁에 서 있던 모든 시종들을 향해 말했다. “모두 나가라.”

2 이집트 사람들이 모두 물러났다. 방 안에는 요셉과 열한 명의 형제들만 남았다.

그리고 요셉이 울었다. 소리 내어, 크게 울었다. 그 소리가 이웃 방까지, 파라오의 궁까지 들릴 만큼.

3 울음을 겨우 추스른 요셉이 형제들을 바라보며 말했다.

“나는 요셉이오. 내 아버지가 아직 살아 계십니까?”

형제들은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발이 땅에 붙어버린 것 같았다.

‘총리대신이 요셉이라고?’

20년 전 구덩이에 던져 넣었던 그 17살짜리 아이가?


하나님이 보내셨다

4 요셉이 손을 내밀었다. “가까이 오시오.”

형제들이 가까이 왔다. 요셉이 낮게, 그러나 분명하게 말했다.

5 “나는 당신들이 이집트에 판 아우 요셉이오. 이제 나를 여기에 판 것을 근심하지도 마시고, 한탄하지도 마시오.”

“하나님이 생명을 구하시려고 나를 당신들보다 먼저 이곳에 보내신 것이오.”

6 “이 땅에 큰 흉년이 든 지 벌써 2년이오. 앞으로 5년은 더 갈 것이오. 밭을 갈아도, 씨를 뿌려도 거둘 것이 없는 세월이.”

7 “하나님이 당신들을 위하여 이 세상에 남은 자들을 두시고, 큰 구원으로 당신들의 생명을 보존하시려고 나를 먼저 보내신 것이오.”

8 요셉의 눈빛이 깊어졌다. “그러니 나를 이리로 보낸 것은 당신들이 아니오. 하나님이시오.”

형제들은 그 말을 들으며 무언가가 와르르 무너지는 것을 느꼈다.

“하나님이 나를 파라오의 아버지로, 그의 온 집의 주로, 이집트 온 땅의 통치자로 삼으셨소.”


아버지를 데려오라

9 요셉이 서두르기 시작했다. “빨리 아버지께 올라가서 이렇게 전하시오. ‘아들 요셉이 이렇게 말합니다 — 하나님이 나를 이집트 온 땅의 주로 삼으셨습니다. 지체하지 마시고 내게로 내려오십시오.’”

10 “아버지께서 고센(Goshen, 이집트 나일 델타 동부) 땅에 사시면 내게 가까이 계실 수 있습니다. 아버지와 자녀들과 손자들, 양 떼와 소 떼와 모든 소유를 다 데려오십시오.”

11 “앞으로 5년은 큰 흉년이 더 남았으니 내가 아버지를 돌봐 드리겠습니다. 그러지 않으면 아버지와 아버지의 집안과 모든 것이 가난에 빠질 것이오.”

12 “보십시오. 당신들의 눈, 내 아우 베냐민의 눈이 보고 있소. 내 입이 직접 당신들에게 말하고 있소.”

13 “내가 이집트에서 누리는 이 모든 영광과, 당신들이 보고 들은 모든 것을 아버지께 전하시오. 그리고 빨리 아버지를 모셔 내려오시오.”


눈물의 포옹

14 요셉이 베냐민에게로 걸어갔다. 목을 끌어안고 울었다. 베냐민도 요셉의 목을 안고 울었다.

15 요셉은 형들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입을 맞추며 울었다. 그제야 형들도 말을 하기 시작했다.

20년이 지나서야, 형제들이 다시 같은 자리에 섰다.


파라오의 기쁨

16 이 소식이 파라오의 궁에 퍼졌다. “요셉의 형제들이 왔다.” 파라오와 신하들이 기뻐했다.

17 파라오가 요셉에게 직접 말했다. “형제들에게 이르라. ‘짐승에 짐을 싣고 가나안으로 돌아가서 아버지와 가족을 데려오라.’”

18 “‘이집트의 가장 좋은 땅을 너희에게 줄 것이니 이 나라의 기름진 것을 먹으리라.’”

19 “수레를 가져다가 자녀들과 아내들을 태우고 아버지를 모셔 오라.”

20 “살림살이 걱정은 하지 마라. 이집트 온 땅의 좋은 것이 너희 것이다.”

21 이스라엘의 아들들이 그대로 했다. 요셉은 파라오의 명에 따라 수레를 내주었다. 노자도 주었다.

22 각 사람에게 옷을 한 벌씩 주었다. 베냐민에게는 은 300과 옷 5벌을 주었다.

23 아버지에게는 따로 준비했다. 이집트의 좋은 것을 실은 나귀 10마리, 아버지가 돌아오는 길에 쓸 먹을 것과 빵을 실은 암나귀 10마리.

24 형제들을 보내며 요셉이 마지막으로 한마디 했다. “가는 길에 서로 다투지 마시오.”

형제들의 표정이 미묘하게 굳었다. 다 알고 있다는 말이었다.


야곱에게 닿은 소식

25 형제들은 이집트를 떠나 가나안 땅 아버지 야곱에게로 돌아왔다.

26 형제들이 말했다. “요셉이 살아 있습니다! 이집트 온 땅의 총리가 되어 있습니다!”

야곱은 멍해졌다. 심장이 멎는 것 같았다. 믿기지 않았다. 전혀.

27 형제들이 요셉이 한 말들을 하나씩 전했다. 야곱은 요셉이 자기를 태우러 보낸 수레들을 보았다.

그때였다. 야곱, 이스라엘의 기운이 소생했다.

28 노인의 눈이 빛났다. 야곱이 말했다. “충분하다. 내 아들 요셉이 지금도 살아 있구나. 내가 죽기 전에 가서 그를 봐야겠다.”


다음 장 — 야곱이 가나안을 떠난다. 이삭의 하나님이 브엘세바(Beersheba, 네게브 사막)에서 다시 나타나신다. 70인이 이집트로 내려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