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태복음 4장 광야의 시험
사십 일
1 그 때에 예수는 성령에게 이끌려 광야로 나가셨다. 마귀에게 시험받으시기 위해서.
2 사십 일을 밤낮으로 금식하신 뒤에 주리셨다.
사십 일은 성경에서 반복되는 수다. 이스라엘은 광야에서 사십 년을 보냈다. 모세는 시내산에서 사십 일 금식했다(출애굽기 34:28). 엘리야는 사십 일을 걸어 호렙산에 이르렀다(열왕기상 19:8). 예수의 사십 일은 이스라엘의 사십 년 광야 여정을 압축한 것으로 마태는 읽는다. 이스라엘이 실패한 자리에서 예수는 다르게 응답한다.
첫 번째 시험 — 돌을 빵으로
3 시험하는 자가 와서 말했다.
“네가 하나님의 아들이거든 이 돌들에게 명하여 빵이 되게 하라.”
4 예수가 대답하셨다.
“기록되었으되, ‘사람은 빵으로만 사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입에서 나오는 모든 말씀으로 산다’ 하였다.”
신명기 8:3의 인용이다. 이스라엘이 광야에서 배고팠을 때 만나를 받았다. 하나님이 그것을 통해 가르치려 하신 것은 “사람이 빵으로만 사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었다. 예수는 이스라엘이 받은 그 교훈을 자기 시험에서 직접 살아낸다.
두 번째 시험 — 성전 꼭대기에서
5 그러자 마귀가 그를 거룩한 성으로 데려다가 성전 꼭대기에 세우고
6 말했다.
“네가 하나님의 아들이거든 뛰어내려라. 기록되었으되 ‘그가 너를 위해 천사들에게 명하시리니 그들이 손으로 너를 받쳐 발이 돌에 부딪히지 않게 하리라’ 하였느니라.”
7 예수가 대답하셨다.
“또 기록되었으되, ‘주 너의 하나님을 시험하지 말라’ 하였다.”
마귀도 성경을 인용한다. 시편 91:11-12다. 마귀의 인용은 정확하다. 그러나 예수는 신명기 6:16으로 답한다. “므리바에서 시험한 것처럼 주 너의 하나님을 시험하지 말라.” 이스라엘이 광야에서 하나님을 시험했다. 예수는 그러지 않는다. 성경 구절이 성경 구절과 싸우는 장면이다. 마태는 해석의 문제가 얼마나 심각한지를 이 대화로 보여준다.
세 번째 시험 — 세상의 왕국들
8 마귀가 또 그를 매우 높은 산으로 데려가 세상의 모든 나라들과 그 영광을 보여주며
9 말했다.
“네가 엎드려 내게 경배하면 이 모든 것을 네게 주겠다.”
10 그 때에 예수가 말씀하셨다.
“물러가라, 사탄아. 기록되었으되, ‘주 너의 하나님께 경배하고 다만 그를 섬기라’ 하였느니라.”
11 마귀가 그를 떠났다. 천사들이 나아와 그를 섬겼다.
세 번의 시험 모두 신명기에서 인용한다. 신명기는 이스라엘이 광야 40년을 마치고 가나안에 들어가기 직전에 받은 말씀이다. 예수는 광야 40일을 마치며 이스라엘이 받아야 했던 말씀으로 마귀에게 응답한다. 이스라엘의 이야기가 예수 안에서 다시, 제대로, 완성된다.
갈릴리 사역의 시작
12 요한이 잡혔다는 소식을 들으시고 갈릴리로 물러나셨다.
13 나사렛(Nazareth)을 떠나 스불론(Zebulun · ㉸ 즈불룬)과 납달리(Naphtali · ㉸ 납탈리) 지방 해변에 있는 가버나움(Capernaum · ㉸ 카파르나움)에 가서 사셨다.
14 이로써 선지자 이사야를 통해 하신 말씀이 이루어졌다.
15 “스불론 땅과 납달리 땅, 바다로 가는 길, 요단 강 너머, 이방인의 갈릴리.
16 어둠 속에 앉아 있던 백성이 큰 빛을 보았고, 죽음의 땅과 그늘에 앉아 있던 자들에게 빛이 떠올랐다.”
이사야 9:1-2의 인용이다. 갈릴리는 아시리아 침략 때 이방 민족들이 가장 먼저 밀려온 지역이었다. “이방인의 갈릴리”라는 경멸적 표현이 붙을 만큼 혼합된 지역이었다. 이사야는 그 땅에서 빛이 뜰 것이라고 했다. 마태는 예수가 바로 그 땅에 정착했다는 것을 의미 있게 기록한다.
”나를 따라오라”
17 그 때부터 예수가 선포하기 시작하셨다.
“회개하라. 하늘 나라가 가까이 왔다.”
18 갈릴리 바다를 따라 걷다가 형제인 두 사람을 보셨다. 시몬(Simon)이라 불리는 베드로(Peter)와 그의 형제 **안드레(Andrew · ㉸ 안드레아)였다. 그들이 바다에 그물을 던지고 있었다. 어부였기 때문이다.
19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나를 따라오라. 내가 너희를 사람을 낚는 어부로 만들겠다.”
20 그들이 즉시 그물을 버려두고 그를 따랐다.
21 거기서 더 가시다가 다른 형제 두 사람을 보셨다. 세베대(Zebedee · ㉸ 제베대)의 아들 야고보(James · ㉸ 야고보)와 그의 형제 요한(John)이 배 안에서 아버지 세베대와 함께 그물을 깁고 있었다. 그들을 부르셨다.
22 그들이 즉시 배와 아버지를 버려두고 그를 따랐다.
“즉시”라는 단어가 반복된다. 마태는 망설임도, 작별 인사도, 이유를 묻는 장면도 기록하지 않는다. 부름과 응답 사이에 아무것도 없다. 이것이 제자 됨의 언어다.
갈릴리 전역에서
23 예수가 온 갈릴리를 두루 다니시며 회당에서 가르치시고 하늘 나라 복음을 선포하시며 백성 중에 모든 병과 모든 약한 것을 고치셨다.
24 그 소문이 온 시리아(Syria)에 퍼졌다. 사람들이 모든 병든 자들, 여러 가지 병과 고통에 걸린 자들, 귀신 들린 자들, 간질 걸린 자들, 중풍병자들을 그에게 데려왔다. 그가 그들을 고치셨다.
25 갈릴리와 데가볼리(Decapolis · ㉸ 데카폴리스)와 예루살렘과 유다와 요단 강 너머에서 큰 무리가 그를 따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