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태복음 3장 광야의 소리
세례 요한의 등장
1 그 무렵에 세례 요한(John the Baptist · ㉸ 세례자 요한)이 나타나 유다 광야에서 선포했다.
2 “회개하라. 하늘 나라가 가까이 왔다.”
“하늘 나라(바실레이아 톤 우라논 — βασιλεία τῶν οὐρανῶν)“는 마태복음의 고유한 표현이다. 마가와 누가는 “하나님 나라”라고 쓴다. 마태는 유대 기독교 독자들이 하나님 이름을 직접 쓰는 것을 꺼렸기 때문에 “하늘”로 대체했다고 본다. 뜻은 같다.
3 그는 선지자 이사야를 통해 이렇게 말씀하신 자다.
“광야에서 외치는 자의 소리가 있다. ‘주의 길을 준비하라. 그의 길을 곧게 하라.’”
4 요한은 낙타 털로 만든 옷을 입고 허리에 가죽 띠를 띠었다. 음식은 메뚜기와 야생 꿀이었다.
엘리야의 복장이다. 열왕기하 1:8에서 엘리야는 “털 많은 사람이며 허리에 가죽 띠를 띠었다”고 묘사된다. 마태는 요한이 엘리야와 같은 선지자임을 복장으로 암시한다. 말라기 4:5에서 하나님은 “주의 크고 두려운 날이 오기 전에 내가 너희에게 엘리야를 보내리라”고 약속했다.
5 그 때에 예루살렘과 온 유다와 요단(Jordan · ㉸ 요르단) 강 주변 온 지역 사람들이 그에게 나아갔다.
6 그들이 자기 죄를 고백하며 요단 강에서 그에게 세례를 받았다.
독사의 자식들
7 그가 세례받으러 나아오는 바리새인들과 사두개인들 여럿을 보고 말했다.
“독사의 자식들아, 누가 너희에게 닥쳐올 진노를 피하라고 알려주었느냐?
8 그러므로 회개에 합당한 열매를 맺어라.
9 속으로 ‘우리에게는 아브라함이 조상이다’라고 말하지 마라. 내가 너희에게 이르노니, 하나님이 이 돌들로도 아브라함의 자손을 일으키실 수 있다.
10 이미 도끼가 나무뿌리에 닿아 있다. 좋은 열매를 맺지 않는 나무는 모두 찍혀 불에 던져진다.
11 나는 너희를 회개시키려고 물로 세례를 준다. 내 뒤에 오시는 이는 나보다 능력이 많으시니 나는 그의 신발을 들기도 감당하지 못한다. 그는 너희에게 성령과 불로 세례를 주실 것이다.
12 손에 키를 들고 자기 타작마당을 깨끗하게 하실 것이다. 알곡은 곳간에 거두시고 쭉정이는 꺼지지 않는 불에 태우실 것이다.”
바리새인(Pharisees · ㉸ 바리사이)과 사두개인(Sadducees · ㉸ 사두가이). 두 집단이 함께 등장하는 것은 드물다. 바리새인은 율법의 구전 해석을 중요시했고, 사두개인은 귀족·제사장 계층으로 성문 토라만 인정했다. 정치·신학적으로 서로 대립했던 두 집단이 요한에게 함께 나왔다는 것이 마태의 기록이다.
예수의 세례
13 그 때에 예수가 갈릴리에서 요단 강에 오셨다. 요한에게 세례를 받으려고.
14 요한이 막으며 말했다.
“내가 당신에게 세례를 받아야 할 터인데 당신이 내게 오시나요?”
15 예수가 대답하셨다.
“지금은 허락하라. 우리가 이렇게 하여 모든 의를 이루는 것이 적합하다.”
그러자 요한이 허락했다.
16 예수가 세례를 받으시고 물에서 올라오셨다. 그 순간 하늘이 열렸다. 그가 하나님의 성령이 비둘기같이 내려와 자기 위에 임하는 것을 보셨다.
17 하늘에서 소리가 있었다.
“이는 내 사랑하는 아들이라. 나는 그를 기뻐한다.”
세례 장면에서 삼위가 동시에 등장한다. 세례를 받는 아들, 비둘기처럼 내리는 성령, 소리로 말씀하는 아버지. 마태복음에서 이것이 처음이다. 마지막 장(28장)의 “아버지와 아들과 성령의 이름으로”가 여기서 준비된다.
“이는 내 사랑하는 아들이라” — 시편 2:7(“너는 내 아들이라”)과 이사야 42:1(“내가 기뻐하는 나의 종”)의 결합으로 본다. 왕적 메시아와 고난받는 종 — 두 이미지가 세례 소리에서 만난다.
“모든 의를 이루는 것이 적합하다” — 예수가 세례를 받아야 하는 이유를 마태만 기록한다. 예수가 죄인이어서가 아니라, 이스라엘이 행해야 했던 모든 의를 그가 대신 이룬다는 의미로 해석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