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한계시록 8장 일곱째 인과 처음 네 나팔
하늘의 침묵
1 일곱째 인을 떼실 때에 하늘이 반 시간쯤 고요하더라.
“반 시간쯤 고요하더라” — 계시록에서 가장 짧고 가장 울림이 큰 절 중 하나다. 4-5장의 쉬지 않는 찬양, 6장의 말굽 소리와 우레, 7장의 군중의 외침 — 그 모든 소리가 멎는다. 이 침묵은 폭풍 전의 고요함이다. 또는 기도의 침묵이다 — 10절에서 향이 성도의 기도와 함께 올라간다. 하나님이 듣고 계신다는 신호일 수도 있다. 유대교 전통에서 하나님의 왕좌 앞에서는 천사들도 잠시 침묵한다.
금 향로와 기도
2 내가 보매 하나님 앞에 일곱 천사가 서 있어 일곱 나팔을 받았더라.
3 또 다른 천사가 와서 제단 곁에 서서 금 향로를 가지고 있는데, 많은 향을 받았으니 이는 모든 성도의 기도와 합하여 보좌 앞 금 제단에 드리고자 함이라.
4 향연이 성도의 기도와 함께 천사의 손으로부터 하나님 앞으로 올라가더라.
5 천사가 향로를 가지고 제단 불을 담아다가 땅에 쏟으매 우레와 음성과 번개와 지진이 나더라.
5절의 순서 — 향이 먼저 올라가고, 그 다음 제단 불이 땅에 쏟아진다. 기도가 심판에 앞선다. 6장에서 제단 아래 순교자들이 “언제까지입니까”라고 울부짖었다. 그 기도가 하늘에서 모아지고 있었다. 이제 그 향로가 땅으로 쏟아진다.
첫째 나팔 — 피 섞인 우박
6 일곱 나팔 가진 일곱 천사가 나팔 불기를 준비하더라.
7 첫째 천사가 나팔을 부니 피 섞인 우박과 불이 나와서 땅에 쏟아지매, 땅의 삼분의 일이 타 버리고 수목의 삼분의 일도 타 버리고 각종 풀도 타 버렸더라.
출애굽기 9:23-24의 일곱째 재앙 — 우박과 불이 땅에 내렸다. 계시록의 나팔 재앙들은 출애굽의 열 재앙을 기본 패턴으로 삼는다. 그러나 크기가 다르다. 출애굽의 재앙은 이집트를 대상으로 했고, 계시록의 재앙은 온 세계를 대상으로 한다. 그리고 규모가 줄었다 — “삼분의 일”만 해를 입는다. 경고이지 최후 심판이 아니다.
둘째 나팔 — 불 붙는 산
8 둘째 천사가 나팔을 부니 불 붙는 큰 산과 같은 것이 바다에 던져지매, 바다의 삼분의 일이 피가 되고,
9 바다 가운데 생명 가진 피조물들의 삼분의 일이 죽고 배들의 삼분의 일이 깨지더라.
“불 붙는 큰 산” — 화산 폭발의 이미지다. AD 79년 베수비오 화산 폭발이 당시 사람들의 기억에 생생했다. 폼페이가 묻혔고 로마 해군 제독 플리니우스가 죽었다. 예레미야 51:25에서 바빌론은 “온 땅을 멸하는 멸망의 산”으로 불렸다. 이 이미지는 바빌론 — 즉 로마 — 의 상징을 역으로 돌려쓴 것일 수 있다.
셋째 나팔 — 쑥
10 셋째 천사가 나팔을 부니 횃불 같이 타는 큰 별이 하늘에서 떨어져 강들의 삼분의 일과 여러 물 샘에 떨어지니,
11 이 별 이름은 쑥이라. 물의 삼분의 일이 쑥이 되매 그 물이 쓴 물이 되므로 많은 사람이 죽더라.
쑥(아르세니콘, 그리스어 ἄψινθος — 아프신토스) — 성경에서 쑥은 쓴 맛, 저주, 슬픔의 상징이다(예레미야 9:15, 애가 3:15). 실제 쑥(Artemisia absinthium)은 독성이 있어 많이 먹으면 죽는다. 물이 쓴 물이 된다 — 출애굽기 15:23의 마라(쓴 물) 기억이 반전된다. 마라에서 하나님은 쓴 물을 달게 만드셨다. 여기서는 달던 물이 쓴 물이 된다.
넷째 나팔 — 어두움
12 넷째 천사가 나팔을 부니 해 삼분의 일과 달 삼분의 일과 별들의 삼분의 일이 타격을 받아 그 삼분의 일이 어두워지니, 낮 삼분의 일은 비치지 아니하고 밤도 그러하더라.
출애굽기 10:21-23의 아홉째 재앙 — 사흘 동안의 흑암. “어두움이 있어 만질 만하더라.” 여기서는 삼분의 일만 어두워진다. 아직 끝이 아니다.
독수리의 경고
13 내가 또 보고 들으니 공중에 날아가는 독수리가 큰 소리로 이르되,
“화, 화, 화가 있으리로다. 땅에 사는 자들에게 화가 있으리로다. 이제 세 천사가 불 나팔을 불 소리로 말미암아.”
세 번의 “화(οὐαί)” — 앞으로 올 세 나팔(다섯째, 여섯째, 일곱째)이 특별히 더 가혹할 것임을 예고한다. 독수리는 죽음과 종말의 새다(마태복음 24:28 “주검 있는 곳에 독수리가 모이리라”). 하늘에서 땅으로 경고가 내려온다. 듣는 자들은 아직 기회가 있다.
다음 장 — 다섯째와 여섯째 나팔. 심연의 구덩이가 열리고 메뚜기 같은 존재들이 나온다. 인류의 삼분의 일이 죽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