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한계시록 13장 두 짐승

바다에서 오른 짐승

1 내가 보니 바다에서 한 짐승이 나오는데, 뿔이 열이요 머리가 일곱이라. 그 뿔에는 열 왕관이 있고 그 머리들에는 신성 모독하는 이름들이 있더라.

2 내가 본 짐승은 표범과 비슷하고 그 발은 곰의 발 같고 그 입은 사자의 입 같은데, 용이 자기의 능력과 보좌와 큰 권세를 그에게 주었더라.

다니엘 7장의 네 짐승(사자·곰·표범·넷째 짐승)의 특징이 이 하나의 짐승에 합쳐진다. 다니엘의 짐승들은 순서대로 나왔다. 계시록의 짐승은 그것들을 한꺼번에 담았다. 모든 제국적 힘이 응축된 존재다. “바다에서” — 다니엘 7:3과 같다. 혼돈의 깊음에서 올라온다. 요한계시록의 첫 독자들에게 이 짐승은 로마 제국이었다 — 로마도 지중해(바다)를 통해 소아시아에 왔다.

3 그의 머리 하나가 상하여 죽게 된 것 같더니 그 죽게 되었던 상처가 나으매 온 땅이 이상히 여겨 짐승을 따르고,

4 용이 짐승에게 권세를 주므로 용에게 경배하며, 짐승에게 경배하여 이르되 “누가 이 짐승과 같으냐? 누가 능히 이와 더불어 싸우리요?” 하더라.

“죽게 된 것 같더니 그 상처가 나으매” — 어린 양(5:6)은 “일찍이 죽임을 당한 것 같더라.” 짐승은 그것을 흉내낸다. 죽었다가 살아남 — 짐승의 부활 흉내. 도미티아누스가 “돌아온 네로(Nero Redivivus)“라는 공포의 신화와 연결될 수 있다. AD 68년 네로가 죽은 후 그가 동방에서 살아 돌아올 것이라는 소문이 돌았다.

5 또 짐승이 과장되고 신성 모독을 말하는 입을 받고 또 마흔두 달 동안 일할 권세를 받으니라.

6 짐승이 입을 벌려 하나님을 향하여 비방하되, 그의 이름과 그의 장막 곧 하늘에 사는 자들을 비방하더라.

7 또 권세를 받아 성도들과 싸워 이기게 되고 각 족속과 백성과 방언과 나라를 다스리는 권세를 받으니,

8 죽임을 당한 어린 양의 생명책에 창세 이후로 이름이 기록되지 못한 자들은 모두 그 짐승에게 경배하리라.

9 귀 있는 자는 들을지어다.

10 사로잡는 자는 사로잡힐 것이요, 칼에 죽이는 자는 자기도 마땅히 칼에 죽으리니, 성도들의 인내와 믿음이 여기 있느니라.

“성도들의 인내와 믿음이 여기 있느니라” — 이 책에서 가장 중요한 윤리적 선언이다. 계시록은 행동을 촉구하지 않는다. 저항도, 반격도 아니다 — 인내와 믿음이다. 짐승에게 경배하지 않는 것, 자신의 이름이 생명책에 있다고 믿는 것 — 그것이 성도의 몫이다.


땅에서 오른 짐승

11 내가 보매 또 다른 짐승이 땅에서 올라오니 어린 양 같이 두 뿔이 있고 용처럼 말을 하더라.

12 그가 먼저 나온 짐승의 모든 권세를 그 앞에서 행하고, 땅과 땅에 사는 자들을 처음 짐승에게 경배하게 하니, 곧 죽게 되었던 상처가 나은 자니라.

13 큰 이적을 행하되, 심지어 사람들 앞에서 불이 하늘로부터 땅에 내려오게 하고,

14 짐승 앞에서 받은 이적을 행함으로 땅에 사는 자들을 미혹하며, 땅에 사는 자들에게 이르기를 칼에 상하였다가 살아난 짐승을 위하여 우상을 만들라 하더라.

15 그가 권세를 받아 그 짐승의 우상에게 생기를 주어 그 짐승의 우상으로 말하게 하고 또 짐승의 우상에게 경배하지 아니하는 자는 몇이든지 다 죽이게 하더라.

“땅에서 올라온 짐승” — 나중에 “거짓 선지자”로 불린다(16:13, 19:20, 20:10). 양처럼 보이지만 용처럼 말한다 — 종교적 거짓말쟁이, 황제 숭배를 강요하는 제국의 제사장들로 읽힌다. 소아시아의 각 도시에는 황제 숭배 신전이 있었고, 지역 엘리트들이 황제 숭배를 장려했다. 이 짐승은 그들이다.

“불이 하늘로부터 내려오게 하고” — 엘리야가 행한 이적(열왕기상 18:38)을 흉내 낸다. 이적이 진리를 보증하지 않는다 — 예수도 같은 경고를 했다(마태복음 24:24).


666

16 그가 모든 자 곧 작은 자나 큰 자나 부자나 가난한 자나 자유한 자나 종들에게 그 오른손에나 이마에 표를 받게 하고,

17 누구든지 이 표를 가진 자 외에는 매매를 못하게 하니, 이 표는 곧 짐승의 이름이나 그 이름의 수라.

18 지혜가 여기 있으니 총명한 자는 그 짐승의 수를 세어 보라. 그것은 사람의 수니 그의 수는 육백육십육이니라.

666 — 고대 세계에서 모든 문자는 숫자 값을 가졌다. 이것을 ‘게마트리아(gematria)‘라고 한다. 히브리 문자로 “네론 카이사르(נרון קסר, Neron Caesar)“를 쓰면 수치 합이 666이 된다. 이것이 학자들 사이에서 가장 유력한 해석이다. 라틴어 표기 “네로 카이사르(Nero Caesar)“는 616이 되는데, 실제 일부 고대 사본에서 616으로 나온다. 가장 오래된 계시록 사본 중 하나인 파피루스 115(P115)에 616이 기록되어 있다.

7의 하나 부족한 수 — 또 다른 해석에서 6은 하나님의 완전한 수 7에 하나 못 미친다. 666은 세 겹으로 실패한 불완전성 — 신이 되려 하지만 결코 될 수 없는 존재다. 두 해석은 배타적이지 않다. 네로라는 역사적 인물을 가리키면서 동시에 모든 세대의 제국적 권력에 적용되는 상징이 된다.

“이마에 표를 받게 하고” — 7장에서 하나님의 종들의 이마에 인을 쳤다. 짐승도 자기 이름의 표를 이마에 새긴다. 두 표 — 두 충성의 대결이다. 어느 것도 선택하지 않을 수는 없다. 매매가 짐승의 표 없이 불가능하다 — 황제 숭배에 참여하지 않으면 경제 활동에서 배제된다. 당시 소아시아 상인 길드는 해당 신에게 제물을 바치는 것을 가입 조건으로 삼았다.

다음 장 — 어린 양이 시온 산에 144,000과 함께 서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