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한계시록 14장 어린 양과 세 천사와 추수

시온 산의 144,000

1 또 내가 보니 어린 양이 시온 산에 서 있고, 그와 함께 십사만 사천이 서 있는데, 그들의 이마에는 어린 양의 이름과 그 아버지의 이름을 쓴 것이 있더라.

2 내가 하늘에서 나는 소리를 들으니, 많은 물 소리도 같고 큰 우레 소리도 같은데, 내가 들은 그 소리는 거문고 타는 자들이 그 거문고를 타는 것 같더라.

3 그들이 보좌 앞과 네 생물과 장로들 앞에서 새 노래를 부르니, 땅에서 속량함을 받은 십사만 사천인 외에는 능히 이 노래를 배울 자가 없더라.

4 이 사람들은 여자로 더불어 더럽히지 아니하고 순결한 자라. 어린 양이 어디로 인도하든지 따라가는 자며, 사람 가운데에서 속량함을 받아 처음 익은 열매로 하나님과 어린 양에게 속한 자들이니,

5 그 입에 거짓말이 없고 흠이 없는 자들이더라.

“여자로 더불어 더럽히지 아니하고 순결한 자” — 문자적 독신 생활을 가리키는가, 아니면 우상숭배(구약에서 음행으로 표현되는)를 거부한 것을 가리키는가. 학자들은 후자를 선호한다. 짐승의 표를 받지 않고 어린 양을 따른 자들 — 그것이 “순결”의 내용이다. “처음 익은 열매” — 이스라엘에서 처음 익은 열매는 하나님께 드렸다(출애굽기 23:19). 이들은 인류 가운데 하나님께 드려진 처음 열매다.


세 천사의 선언

6 또 보니 다른 천사가 공중에 날아가는데, 땅에 거주하는 자들 곧 모든 민족과 종족과 방언과 백성에게 전할 영원한 복음을 가졌더라.

7 그가 큰 음성으로 이르되,

“하나님을 두려워하며 그에게 영광을 돌리라. 이는 그의 심판의 시간이 이르렀음이니 하늘과 땅과 바다와 물들의 근원을 만드신 이를 경배하라.”

8 또 다른 천사 곧 둘째 천사가 그 뒤를 따라 말하되,

“무너졌도다, 무너졌도다, 큰 성 바벨론이여. 모든 나라에게 그의 음행으로 말미암아 진노의 포도주를 마시게 하던 자로다.”

“무너졌도다, 무너졌도다” — 이사야 21:9의 인용이다. “함락하였도다, 함락하였도다. 바벨론이여.” 아직 일어나지 않은 일을 과거 시제로 선언한다 — 예언자의 확신의 문법이다. 바벨론은 원래 메소포타미아의 제국이지만, 계시록에서는 로마를 가리키는 암호다(17:9, “일곱 산에 앉은” 도시는 로마다). 예레미야 51장과 이사야 47장의 바벨론 심판 예언이 계시록의 배경이다.

9 또 다른 천사 곧 셋째가 그 뒤를 따라 큰 음성으로 이르되,

“만일 누구든지 짐승과 그의 우상에게 경배하고 이마에나 손에 표를 받으면,

10 그도 하나님의 진노의 포도주를 마시리니 그 포도주는 혼합함이 없이 하나님의 분노의 잔에 부은 것이라. 거룩한 천사들 앞과 어린 양 앞에서 불과 유황으로 고난을 받으리니,

11 그 고난의 연기가 세세토록 올라가리로다. 짐승과 그의 우상에게 경배하고 그의 이름의 표를 받는 자는 누구든지 밤낮 쉬지 못하리라 하더라.”

12 성도들의 인내가 여기 있나니, 그들은 하나님의 계명과 예수에 대한 믿음을 지키는 자니라.


복 있는 죽음

13 또 내가 들으니 하늘에서 음성이 나서 이르되 “기록하라. 지금 이후로 주 안에서 죽는 자들은 복이 있도다” 하시매, 성령이 이르시되 “그러하다, 그들이 수고를 그치고 쉬리니 이는 그들의 행한 일이 따름이라” 하시더라.

계시록의 일곱 복(마카리즘) 중 두 번째다(1:3, 14:13, 16:15, 19:9, 20:6, 22:7, 22:14). “주 안에서 죽는 자들은 복이 있도다” — 당시 도미티아누스 박해를 견디던 신자들에게 직접적인 위로다. 죽음이 패배가 아니다. “그들의 행한 일이 따름이라” — 아무것도 잊히지 않는다. 하나님의 기억 안에서 모든 행위가 보존된다.


두 추수

14 또 내가 보니 흰 구름이 있고 구름 위에 인자 같은 이가 앉으셨는데, 그 머리에는 금 면류관이 있고 그 손에는 예리한 낫을 가졌더라.

15 또 다른 천사가 성전으로부터 나와 구름 위에 앉으신 이를 향하여 큰 음성으로 외쳐 이르되, “당신의 낫을 휘둘러 거두소서. 거둘 때가 이르러 땅의 곡식이 다 익었음이니이다” 하니,

16 구름 위에 앉으신 이가 낫을 땅에 휘두르매 땅의 곡식이 거두어지니라.

17 또 다른 천사가 하늘에 있는 성전에서 나오는데 그도 예리한 낫을 가졌더라.

18 또 불을 다스리는 다른 천사가 제단으로부터 나와 예리한 낫 가진 자를 향하여 큰 음성으로 불러 이르되, “네 예리한 낫을 휘둘러 땅의 포도송이를 거두라. 그 포도가 익었느니라” 하더라.

19 천사가 낫을 땅에 휘둘러 땅의 포도를 거두어 하나님의 진노의 큰 포도주 틀에 던지매,

20 성 밖에서 그 틀이 밟히니, 틀에서 피가 나서 말굴레까지 닿았고 천육백 스다디온에 퍼지더라.

두 추수 — 첫째는 구원의 추수(곡식), 둘째는 심판의 추수(포도). 예수의 비유에서도 곡식 추수와 알곡·가라지 분리(마태복음 13장)가 함께 나온다. 요엘 3:13 “낫을 쓰라, 곡식이 익었도다. 와서 밟으라 포도주 틀이 가득히 찼고.” 계시록은 요엘의 이중 이미지를 받아 확대한다.

“천육백 스다디온” — 약 300킬로미터. 이스라엘 땅의 길이와 맞닿는다는 해석이 있다. 40 × 40 = 1,600 — 광야 40년을 두 번 겹친 수. 말굴레(1.5미터)까지 피가 찬다 — 압도적인 심판의 규모. 이사야 63:1-6에서 하나님이 홀로 포도주 틀을 밟고 민족들을 심판하는 장면이 배경이다.

다음 장 — 일곱 대접 재앙의 준비. 모세의 노래가 다시 울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