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수기 19장 붉은 암송아지의 재

이상한 법

1 주님이 모세와 아론(Aaron)에게 말씀하셨다.

2 “이것이 내가 명하는 율법의 규례다. 이스라엘 자손에게 흠 없고 점 없으며 멍에를 메어 본 적 없는 붉은 암송아지를 가져오라 하여라.

3 너희는 그것을 제사장 엘르아살(Eleazar · ㉸ 엘아자르)에게 줄 것이다. 그가 그것을 진영 밖으로 끌어내어 그 앞에서 잡으면,

4 엘르아살 제사장이 그 피를 손가락으로 찍어 회막 앞을 향하여 일곱 번 뿌릴 것이다.

5 그 암송아지를 그의 눈앞에서 불사르되 가죽과 고기와 피와 똥을 다 불사를 것이다.

6 그리고 제사장은 백향목과 우슬초와 홍색 실을 가져다가 암송아지를 사르는 불 가운데 던질 것이다.”

붉은 암송아지 — 성경 전체에서 가장 불가해한 의식 중 하나로 꼽힌다. 역설이 있다. 이 의식은 시체에 접촉해 부정해진 사람을 정결케 하는데 — 정작 의식을 집행하는 제사장은 부정해진다. 정결의 매개가 매개자를 더럽힌다.

전통적 독해 두 갈래.

(1) 합리화 거부의 후크(חוּקָה)민수기 라바 19:1과 바벨론 탈무드 요마(Yoma) 14a는 이 규례를 “후크” — 인간의 합리적 이해를 거부하는 명령 — 의 대표 사례로 둔다. 11세기 라쉬(Rashi) 가 이 입장을 정식화했다 — “솔로몬도 이 규례 앞에서 ‘내가 지혜로워지려 했으나 그것이 나에게서 멀더라’(전 7:23)고 고백했다.” 신학적 의미는 인간 합리성의 한계 자체를 드러내는 데 있다.

(2) 그리스도 예표론히브리서 9:13-14가 이미 이 의식을 그리스도의 피와 명시적으로 연결한다. 4세기 암브로시우스(Ambrose) 가 『성령론』에서, 5세기 아우구스티누스가 『칠경 문답』에서 붉은 암송아지를 십자가의 예표로 읽었다. 진영 밖에서 태워지는 것(히 13:11-12), 정결의 매개가 매개자를 부정케 함이 그리스도의 대속을 가리킨다는 입장.


잿물 만들기

7 불사르고 나면 제사장은 자기 옷을 빨고 물로 몸을 씻을 것이다. 그 후에 진영에 들어올 수 있지만 저녁까지는 부정하다.

8 암송아지를 불사른 사람도 자기 옷을 물로 빨고 몸을 씻어야 한다. 저녁까지 부정하다.

9 정결한 사람이 암송아지의 재를 거두어 진영 밖 정결한 곳에 둘 것이다. 이것은 이스라엘 자손 회중을 위하여 보관할 것이니 부정을 씻는 물(정결수)을 위한 것이다. 이는 속죄를 위함이다.

10 재를 거둔 사람도 자기 옷을 빨아야 한다. 저녁까지 부정하다. 이 규례는 이스라엘 자손과 그들 가운데 거류하는 외국인에게 영원한 규례가 될 것이다.


시체를 만진 사람

11 사람의 시체를 만진 자는 7일 동안 부정하다.

12 그는 셋째 날과 일곱째 날에 그 물로 자기를 정결하게 해야 한다. 그러면 정결해진다. 셋째 날에 그렇게 하지 않으면 일곱째 날에도 정결해지지 않는다.

13 죽은 사람 — 사람의 시체를 만지고도 자기를 정결하게 하지 않는 자는 주님의 성막을 더럽히는 것이다. 그는 이스라엘에서 잘려나갈 것이다. 정결수를 뿌리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는 여전히 부정하다.

14 이것이 법이다. 사람이 천막 안에서 죽으면 — 그 천막에 들어가는 자와 그 안에 있던 자는 모두 7일 동안 부정하다.

15 뚜껑이 덮이지 않고 열려 있는 모든 그릇도 부정하다.

16 들에서 칼에 찔려 죽은 자나 자연사한 자 또는 사람의 뼈나 무덤을 만진 자는 7일 동안 부정하다.


정결케 하는 법

17 부정한 사람을 위하여 불사른 암송아지의 재를 그릇에 담고 그 위에 생수를 부을 것이다.

18 정결한 사람이 우슬초를 가져다가 그 물을 찍어 천막과 그 안에 있는 모든 기구와 사람들에게 뿌릴 것이다. 뼈나 죽임을 당한 자나 자연사한 자나 무덤을 만진 자에게도.

19 정결한 사람이 셋째 날과 일곱째 날에 부정한 사람에게 뿌릴 것이다. 일곱째 날에 그를 정결하게 할 것이며 그는 자기 옷을 빨고 물로 씻으면 저녁에 정결해진다.

20 부정한데도 자기를 정결하게 하지 않는 자는 — 그는 회중에서 잘려나갈 것이다. 주님의 성소를 더럽혔기 때문이다. 정결수를 뿌리지 않았으므로 그는 부정하다.

21 이것은 그들에게 영원한 규례다.

정결수를 뿌린 자도 자기 옷을 빨 것이다. 정결수를 만진 자도 저녁까지 부정하다.

22 부정한 자가 무엇을 만지면 그것도 부정하고, 그것을 만지는 자도 저녁까지 부정하다.

이 장의 역설은 일부러 해결되지 않은 채 남겨져 있다. 정결케 하는 것이 동시에 부정케 한다. 어떤 신학자들은 이것을 죄를 다루는 모든 행위에는 대가가 따른다는 상징으로 읽는다. 타인의 부정함을 처리하는 것은 — 자신도 그 오염에 노출된다. 이 규례의 “뜻”은 본문이 설명하지 않는다. 하나님이 그렇게 명하셨다는 것만이 주어진 전부다.


다음 장 — 미리암이 광야에서 죽는다. 그리고 모세가 반석 앞에서 화를 낸다. 그 한 순간이 약속의 땅 문을 닫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