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혜서 11장 이집트의 벌, 이스라엘의 은혜
11장부터 저자는 출애굽 이야기를 “대조(對照)“의 방식으로 읽는다. 이집트 사람들에게 벌이 된 것이 이스라엘에게는 은혜가 됐다. 같은 물이 이집트에게는 피가, 이스라엘에게는 마실 물이 됐다. 이 대조 패턴이 19장까지 이어진다.
예언자의 손
1 지혜는 거룩한 예언자의 손에 들어가 그들의 일을 이뤘다.
2 황량한 광야를 걸었다.
인적 없는 땅에 천막을 쳤다.
3 원수들을 막아냈다.
원수들을 물리쳤다.
4 목이 말랐을 때 하나님을 불렀다.
단단한 바위에서 물이 솟았다.
딱딱한 돌에서 목마름이 해결됐다.
4절은 마사와 므리바 사건(출애굽기 17:1-7, 민수기 20:2-13)을 가리킨다. 모세가 지팡이로 바위를 쳤더니 물이 나왔다.
대조의 원리
5 원수들을 벌하는 데 쓰인 것이
이스라엘에게는 어려울 때 도움이 됐다.
6 강이 피로 물들어 마실 수 없었을 때,
7 아기들을 죽이라는 불의한 명령에 맞서
이스라엘에게는 물을 풍성하게 주셨다.
8 그 목마름을 통해 이스라엘은 원수들이 얼마나 괴로웠는지 알았다.
9 원수들을 엄하게 벌하실 때
이스라엘은 자비롭게 교훈을 받았다.
10 의인을 시험하는 아버지처럼.
죄인을 심판하는 왕처럼.
광야에서도 하나님이 함께하셨다
11 멀리서도 가까이서도 그들은 고통을 받았다.
12 이중의 슬픔이 왔다. 지난 고통을 기억하는 슬픔.
13 왜냐면 우리의 성공 소식이 그들의 귀에 들어갔을 때,
그들은 이 분이 하나님이심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14 예전에는 버려두었던 자가 결국 구원받았다.
이미 버린 아기처럼 내쳐졌던 자가.
그러나 결국은 어떻게 됐는가.
하나님의 능력과 자비
15 불합리한 생각 때문에 뱀과 파리를 신으로 섬기다
하나님의 심판을 받은 이들에게,
하나님은 같은 종류의 것들로 벌을 내리셨다.
16 그들이 불합리한 생각으로 섬긴 것들이 벌의 도구가 됐다.
15-16절은 이집트의 동물 숭배를 가리킨다. 이집트인들은 황소(아피스), 고양이, 악어, 따오기 등 동물을 신으로 섬겼다. 저자는 이 동물들이 재앙의 도구가 됐음을 역설한다 — 섬기던 것에 의해 벌을 받았다.
하나님의 절제된 심판
17 주님의 전능한 손은 무에서 세상을 만드셨다.
모양 없는 물질로 세상을 빚으셨다.
18 그분은 불을 내뿜는 곰, 포효하는 신종 짐승을 보내실 수도 있었다.
알지 못하는 새로운 짐승을 만들어 이집트를 칠 수 있었다.
19 독한 입김을 내뿜을 수도 있었다.
연기 같은 냄새만으로도 의인들을 해치지 않고 원수들을 칠 수 있었다.
20 하지만 모든 것은 주님의 손으로 정확하게 측량됐다.
수와 무게와 크기가 다 정해졌다.
20절은 “주님이 모든 것을 치수와 수와 무게로 배치하셨다”는 지혜서의 유명한 구절이다. 이 표현은 중세 기독교 철학에서 하나님의 질서와 세상의 합리적 구조를 정당화하는 근거로 자주 인용됐다. 아우구스티누스와 토마스 아퀴나스도 이 구절을 언급했다.
하나님은 모든 것을 사랑하신다
21 주님은 언제든 힘을 보이실 수 있다.
주님의 강한 팔에 맞설 자가 없다.
22 주님 앞에서 온 세상은 저울 위의 작은 먼지 같다.
이른 아침의 이슬 한 방울 같다.
23 주님은 모든 것을 불쌍히 여기신다.
모든 것을 할 수 있으시기 때문이다.
사람들의 죄를 덮어주신다.
회개하게 하시려고.
24 주님은 만드신 모든 것을 사랑하신다.
만드신 것들을 하나도 싫어하지 않으신다.
만약 싫어하셨다면 애초에 만들지 않으셨을 것이다.
25 주님의 허락 없이 존재하는 것은 없다.
주님의 뜻이 없으면 유지되는 것도 없다.
26 주님은 모든 것을 아끼신다. 모든 것이 주님의 것이기 때문이다.
생명을 사랑하시는 주님이시다.
다음 장 — 하나님이 왜 즉각 심판하지 않으셨는지에 대한 성찰이 이어진다. 이집트 사람들에게도 회개의 기회를 주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