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왕기하 5장 나아만, 요단 강에 일곱 번

위대한 장군의 한 가지

1 아람(Aram) 왕의 군대 장관 나아만(Naaman)은 자기 주군 앞에서 큰 사람이었다. 존귀한 자였다. 여호와가 그를 통해 아람에 구원을 주셨기 때문이다. 그는 강한 용사였다. 그러나 나병 환자였다.

나아만의 나병 — 히브리어 ‘짜라아트(צָרַעַת)‘는 성경에서 여러 피부 질환을 포괄하는 단어다. 현대 의학이 정의하는 나병(한센병)과 반드시 같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나아만의 경우 치유 후 “피부가 어린 아이의 살같이 회복되었다”는 묘사가 있어, 피부 변형이 상당했음을 보여준다.

예수는 누가복음 4:27에서 이 장면을 직접 인용한다. “선지자 엘리사 때에 이스라엘에 나병 환자가 많이 있었으되 그 중의 한 사람도 깨끗함을 받지 못하고 오직 수리아 사람 나아만뿐이니라.” 예수는 이 말로 나사렛 회당 사람들을 분노하게 했다. 이스라엘의 선지자가 이방인을 고쳤다는 사실이 그들에게 도전이었기 때문이다. 나아만은 이방인 신앙의 모범으로 예수의 입에 오른 최초의 인물이다.


작은 소녀

2 아람 사람들이 떼를 지어 나가서 이스라엘 땅에서 어린 소녀를 사로잡아 왔다. 그 소녀가 나아만의 아내를 섬겼다.

3 그녀가 자기 여주인에게 말했다.

“우리 주인이 사마리아(Samaria)에 있는 선지자 앞에 계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는 그의 나병을 고칠 것입니다.”

4 나아만이 자기 주군에게 가서 이스라엘 땅에서 온 소녀가 한 말을 알렸다.

5 아람 왕이 말했다.

“가라. 내가 이스라엘 왕에게 서신을 보내겠다.”

나아만이 은 십 달란트와 금 육천 개와 옷 열 벌을 가지고 떠났다.

6 그가 이스라엘 왕에게 서신을 가지고 갔다.

“내가 내 신하 나아만을 당신에게 보냈습니다. 그의 나병을 고쳐 주십시오.”

7 이스라엘 왕이 서신을 읽고 자기 옷을 찢으며 말했다.

“내가 하나님이냐? 사람을 죽이고 살리는 자냐? 그가 어찌하여 이 사람을 내게 보내어 그 나병을 고치라 하느냐? 보라, 그가 나와 싸울 구실을 찾고 있다!”


요단 강으로 가라

8 하나님의 사람 엘리사가 이스라엘 왕이 옷을 찢었다는 것을 듣고 왕에게 사람을 보내어 말했다.

“어찌하여 옷을 찢었습니까? 그를 내게 오게 하십시오. 이스라엘에 선지자가 있는 줄을 알게 될 것입니다.”

9 나아만이 말들과 전차들을 거느리고 와서 엘리사의 집 문 앞에 섰다.

10 엘리사가 사자를 보내어 말했다.

“너는 가서 요단 강에 일곱 번 몸을 씻어라. 그러면 네 살이 회복되어 깨끗하게 될 것이다.”

11 나아만이 노하여 가며 말했다.

“내가 생각하기에 그가 직접 나에게 나와 여호와 그의 하나님의 이름을 부르고 내 나병이 있는 곳 위에 그의 손을 흔들어 나병을 고칠 것이라 했더니.

12 다마스쿠스의 강 아마나(Abana · ㉸ 아바나)바르발(Pharpar · ㉸ 파르파르)은 이스라엘의 모든 강보다 낫지 아니하냐? 내가 그것들에 씻으면 깨끗해지지 않겠느냐?”

나아만이 몸을 돌려 분노하여 떠나갔다.

나아만의 분노는 이해할 수 있다. 그는 군대 장관이다. 왕의 서신을 들고 왔다. 선지자를 직접 만나기를 기대했다. 그런데 선지자는 문 밖으로 나오지도 않고 심부름꾼을 보내 강물에 씻으라고 했다. 체면의 문제였다. 그리고 이스라엘의 강이 시리아의 강보다 낫다는 주장도 받아들이기 어려웠다. 아마나강과 바르발강은 다마스쿠스(Damascus) 주변 강으로 물이 맑고 풍부하기로 유명했다. 요단 강은 그에 비해 비교적 볼품없다.


종들의 말

13 그의 종들이 가까이 와서 말했다.

“아버지여, 선지자가 당신에게 어떤 큰 것을 행하라 했다면 행하지 않겠습니까? 하물며 그가 당신에게 씻어 깨끗하게 되라고 말했는데.”

14 나아만이 내려가서 하나님의 사람이 말한 것처럼 요단 강에 일곱 번 몸을 담갔다. 그의 살이 어린 아이의 살같이 회복되어 깨끗해졌다.


돌아온 나아만

15 나아만이 자기 종들과 함께 하나님의 사람에게로 돌아와 그 앞에 서서 말했다.

“보십시오. 이제 내가 알았습니다. 온 땅에 이스라엘 외에는 하나님이 없습니다. 청하건대 당신의 종에게서 예물을 받으십시오.”

16 엘리사가 말했다.

“내가 섬기는 여호와의 살아 계심을 두고 맹세합니다. 나는 받지 않겠습니다.”

나아만이 받으라고 강권했다. 그러나 거절했다.

17 나아만이 말했다.

“그렇다면 청하건대 노새 두 마리가 실을 흙을 당신의 종에게 주십시오. 이제부터는 당신의 종이 번제나 다른 제사를 다른 신들에게는 드리지 않고 여호와께만 드리겠습니다.

18 오직 한 가지를 여호와가 당신의 종을 용서하시기 바랍니다. 내 주군이 예배하기 위해 림몬(Rimmon — 아람의 폭풍신) 신전에 들어갈 때 그가 내 손에 의지하여 그가 림몬 신전에서 절하면 나도 림몬 신전에서 절해야 합니다. 이 일에 대해 여호와가 당신의 종을 용서하시기 바랍니다.”

19 엘리사가 말했다.

“평안히 가라.”

나아만이 그를 떠나 얼마쯤 갔다.

나아만이 이스라엘 흙을 가져가겠다고 한 것은 당시 고대 근동의 세계관을 반영한다. 신은 특정 땅과 연결되어 있다는 믿음이 있었다. 이스라엘 땅의 흙 위에서 제사를 드리면 이스라엘의 하나님께 드리는 것이라는 생각이다. 나아만은 신학적으로 아직 완전하지 않다. 그러나 그는 솔직했다. 엘리사는 그의 신앙 여정을 정죄하지 않았다. “평안히 가라”는 말이 허락이었는지 단순한 작별 인사였는지 본문은 말하지 않는다.


게하시의 탐욕

20 하나님의 사람 엘리사의 사환 게하시가 생각했다.

‘내 주인이 이 아람 사람 나아만에게서 예물을 받지 않았구나. 내가 그를 따라가서 무언가를 받아야겠다.’

21 게하시가 나아만을 따라갔다. 나아만이 자기를 따라오는 사람을 보고 전차에서 내려 그를 맞이하며 말했다.

“평안합니까?”

22 “평안합니다. 내 주인이 나를 보내어 말했습니다. 방금 에브라임 산지에서 선지자의 제자 청년 두 명이 내게 왔습니다. 청하건대 그들에게 은 한 달란트와 옷 두 벌을 주십시오.”

23 나아만이 말했다.

“두 달란트를 받으십시오.”

나아만이 강권하여 은 두 달란트를 두 자루에 담고 옷 두 벌을 종 두 명에게 지워 게하시 앞에서 가게 했다.

24 게하시가 산에 이르러 그 물건들을 받아 집에 감추었다. 종들을 돌려보냈다.

25 게하시가 들어가 자기 주인 앞에 섰다. 엘리사가 그에게 말했다.

“게하시야, 네가 어디서 왔느냐?”

“당신의 종은 아무 데도 가지 않았습니다.”

26 엘리사가 그에게 말했다.

“한 사람이 전차에서 내려 너를 맞이할 때 내 마음이 거기 있지 않았느냐? 이것이 은을 받고 옷을 받고 올리브 밭과 포도원과 양 떼와 소 떼와 남녀 종들을 받을 때냐?

27 그러므로 나아만의 나병이 너와 네 자손에게 영원히 들러붙을 것이다.”

게하시가 나병이 발생하여 눈처럼 흰색이 되어 물러갔다.

게하시의 나병과 나아만의 치유가 이 장에서 교차한다. 믿음으로 온 이방인은 깨끗해졌고, 탐욕으로 행한 이스라엘 사람은 나병을 얻었다. 역전이다. 이 역전은 예수가 나아만을 인용하며 말하려 한 것과 같은 메시지를 담는다. 믿음은 혈통이나 출신이 아닌 데서 온다.


다음 장 — 도끼가 물에 빠진다. 아람 군대가 눈이 멀어 낯선 성읍으로 이끌려 간다. 사마리아가 포위되어 아이를 삶아 먹는 지경에 이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