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왕기하 19장 한 밤의 천사, 18만 5천

히스기야의 기도

1 히스기야 왕이 듣고 옷을 찢고 굵은 베를 걸치고 여호와의 성전으로 들어갔다.

2 왕이 왕실 총무 엘리아김과 서기관 셉나와 제사장들의 어른들에게 굵은 베를 걸치게 하고, 아모스의 아들 선지자 이사야(Isaiah)에게 보냈다.

3 그들이 이사야에게 말했다.

“히스기야가 이같이 말씀하십니다. 오늘은 환난과 책망과 능욕의 날입니다. 아이들이 태에서 나오려 하나 해산할 힘이 없는 것 같습니다.

4 앗수르 왕이 자기 주인을 위해 보낸 랍사게가 살아계신 하나님을 능욕했습니다. 당신의 하나님 여호와가 랍사게의 말을 들으셨을 것입니다. 당신의 하나님 여호와가 들으신 말에 대해 책망하실 것입니다. 그러므로 아직 남아 있는 자들을 위하여 기도하십시오.”

5 히스기야 왕의 신하들이 이사야에게 이르렀다.

6 이사야가 그들에게 말했다.

“당신들의 주인에게 이같이 말하십시오. 여호와가 이같이 말씀하셨습니다. 당신이 들은 말 — 앗수르 왕의 종들이 나를 능욕한 그 말 — 을 두려워하지 마십시오.

7 내가 그의 마음에 영을 두어 그가 소문을 듣고 자기 나라로 돌아가게 할 것입니다. 그 나라에서 칼에 쓰러지게 할 것입니다.”


산헤립의 편지

8 랍사게가 돌아와 앗수르 왕이 리브나(Libnah)를 치고 있음을 발견했다. 라기스에서 왕이 떠났다는 소식을 들었기 때문이다.

9 앗수르 왕이 에디오피아(Ethiopia · ㉸ 에티오피아) 왕 디르하가(Tirhakah)가 자기와 싸우려 나왔다는 소문을 들었다. 그가 다시 히스기야에게 사신들을 보내며 말했다.

10 “유다 왕 히스기야에게 이같이 말하라. 네가 믿는 네 하나님이 예루살렘이 앗수르 왕의 손에 넘겨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다고 해서 속지 말라.

11 앗수르 왕들이 모든 나라에 행한 일과 그들을 다 진멸한 일을 네가 들었을 것이다. 네가 어찌 구원을 얻겠느냐?

12 내 조상들이 멸한 민족들의 신들이 그들을 구원했느냐? 고산(Gozan), 하란(Haran), 레셉(Rezeph)들라살(Telassar)에 있는 에덴(Eden) 자손들이 구원받았느냐?

13 하맛 왕, 아르밧 왕, 스발와임 성읍의 왕, 헤나와 이와의 왕은 어디 있느냐?”

14 히스기야가 사신들의 손에서 편지들을 받아 읽었다. 여호와의 성전으로 올라가 그 편지를 여호와 앞에 폈다.

15 히스기야가 여호와 앞에서 기도했다.

“그룹들 위에 계신 이스라엘의 하나님 여호와여, 주는 천하 만국에 홀로 하나님이십니다. 주께서 하늘과 땅을 만드셨습니다.

16 여호와여, 귀를 기울이어 들으십시오. 여호와여, 눈을 뜨고 보십시오. 살아계신 하나님을 능욕하러 보낸 산헤립의 말을 들으십시오.

17 여호와여, 앗수르 왕들이 여러 민족과 그 땅을 황폐하게 한 것은 사실입니다.

18 또한 그들의 신들을 불에 던진 것도 사실입니다. 그것들은 신이 아니라 사람의 손으로 나무와 돌로 만든 것이어서 쉽게 없앨 수 있었습니다.

19 우리 하나님 여호와여, 그의 손에서 우리를 구원하십시오. 그러면 천하 만국이 주 여호와가 홀로 하나님이심을 알게 될 것입니다.”

히스기야의 기도는 구약에서 가장 정직한 기도 중 하나다. 그는 적의 힘을 부정하지 않았다. “앗수르가 다른 나라를 다 멸한 것은 사실입니다.” 현실을 인정한 위에서 간구한다. 그리고 “그러면 천하가 알게 될 것입니다” — 자신의 안위보다 하나님의 영광을 목적으로 걸었다. 편지를 하나님 앞에 펼쳐놓는 장면은 단순하면서도 강렬하다. 인간이 감당 못 할 문제를 그 앞에 그냥 내려놓는 행위다.


이사야의 대답

20 아모스의 아들 이사야가 히스기야에게 사람을 보내어 말했다.

“이스라엘의 하나님 여호와가 이같이 말씀하셨습니다. 네가 앗수르 왕 산헤립에 관하여 내게 기도한 것을 내가 들었다.

21 여호와가 그에 대하여 말씀하셨다. 처녀 딸 시온이 너를 업신여기고 비웃었다. 딸 예루살렘이 너를 향해 머리를 흔들었다.

22 네가 누구를 능욕하고 비방했느냐? 누구에 대하여 목소리를 높이고 눈을 높이 들었느냐? 이스라엘의 거룩하신 이에게 그리하였도다.

23 네 사신들을 통해 주를 능욕하여 이르기를 나의 많은 병거를 가지고 산 꼭대기와 레바논의 깊은 곳에 올라갔다 하였도다. 나는 그 높은 백향목들과 좋은 잣나무들을 베었다. 나는 그 가장 먼 변방, 가장 무성한 수풀에 들어갔다.

24 내가 파서 이방 물을 마셨고, 이집트의 모든 강을 내 발바닥으로 말렸다 하였도다.

25 네가 들었느냐? 내가 이것을 오래 전에 만들었다. 원고시대부터 계획했다. 이제 내가 그것을 이루어 네가 견고한 성들을 폐허와 황무지 더미로 만들게 한 것이다.

26 그 안의 주민들은 힘이 약해 두려워하고 놀랐다. 들의 풀 같고 빨리 자라는 채소 같고 지붕 풀 같았다. 자라기 전에 마른 풀 같았다.

27 그러나 네가 앉고 나가고 들어오는 것과 네가 나를 대적하는 것을 내가 알고 있다.

28 네가 나를 대적하며 분노하는 것이 내 귀에 들렸다. 그러므로 내가 네 코에 갈고리를 꿰고 네 입에 재갈을 먹이어 네가 온 길로 되돌아가게 하리라.

29 이것이 너를 위한 징조이리라. 올해는 저절로 자란 것을 먹고, 내년에도 그것에서 자란 것을 먹고, 삼 년째 되는 해에는 심고 거두며 포도원을 심고 그 열매를 먹으라.

30 유다 족속 중에 피하고 남은 자들이 다시 아래로 뿌리를 박고 위로 열매를 맺으리라.

31 예루살렘에서 남은 자들이 나올 것이요, 시온 산에서 피하는 자들이 나올 것이다. 만군의 여호와의 열심이 이 일을 이룰 것이다.

32 그러므로 앗수르 왕에 대하여 여호와가 이같이 말씀하셨다. 그가 이 성에 들어오지 못할 것이요, 이리로 화살을 쏘지 못할 것이요, 방패를 이 성에 향하여 세우지 못할 것이요, 참호를 쌓지 못할 것이다.

33 그가 온 길로 돌아가고 이 성에 들어오지 못할 것이다. 이는 여호와의 말씀이다.

34 내가 이 성을 보호하여 구원하리라. 나를 위하고 내 종 다윗을 위하여.”


하룻밤

35 그날 밤에 여호와의 사자가 나가서 앗수르 진영에서 십팔만 오천 명을 쳤다. 아침에 사람들이 일어나보니 모두 시체뿐이었다.

18만 5천 명이라는 숫자는 고대 전쟁 기록에서 유례없이 큰 수다. 히브리 원문은 담담하게 전한다. “여호와의 사자가 나가서 쳤다.” 어떤 방법이었는지 본문은 설명하지 않는다. 고대 역사가 헤로도토스(BC 5세기)는 이 원정에서 쥐 떼가 앗수르 병사들의 활시위와 방패 손잡이를 갉아먹어 군이 퇴각했다고 적었다 — 페스트가 쥐를 통해 전파됐을 가능성을 암시하는 묘사다. 산헤립의 비문은 예루살렘을 “새장의 새처럼 가두었다”고 적을 뿐, 함락했다는 말은 없다. 정복하지 못했음을 간접 시인한 것이다.

36 앗수르 왕 산헤립이 출발하여 돌아가서 니네베(Nineveh)에 살았다.

37 그가 자기 신 니스록(Nisroch)의 신전에서 경배할 때 그의 아들 아드람멜렉(Adrammelech)사레셀(Sharezer)이 칼로 그를 죽이고 아라랏(Ararat) 땅으로 도망했다. 그의 아들 에살핫돈(Esarhaddon · ㉸ 에사르-핫돈)이 그 뒤를 이어 왕이 되었다.

산헤립의 암살은 아시리아 기록에도 확인된다. 아들들에게 살해된 것은 역사적 사실이다. BC 681년의 일이다. 예루살렘 원정(BC 701년)에서 퇴각한 후 20년 후에 죽은 것이다. 이사야의 예언 — “자기 나라에서 칼에 쓰러질 것이다”(19:7) — 은 구체적으로 성취됐다. 세계 최강 군대의 장군이, 자신의 신전에서, 자기 아들들의 칼에 쓰러졌다.


다음 장 — 히스기야가 병에 걸린다. 죽게 됐다는 말을 듣고 통곡한다. 하나님이 응답하셨다. 그리고 해 그림자가 열 칸 뒤로 물러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