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한복음 5장 삼십팔 년

베데스다 못

1 그 뒤에 유대인의 명절이 있어서 예수가 예루살렘으로 올라가셨다.

2 예루살렘의 양문 곁에 히브리 말로 베데스다(Bethesda · ㉸ 베짜타)라는 못이 있었다. 거기 다섯 개의 주랑이 있었다.

3 그 주랑 안에 눈먼 사람, 다리 저는 사람, 몸이 마른 사람 등 많은 환자들이 누워 있었다. 물이 움직이기를 기다리면서.

“베데스다” — 히브리어로 ‘자비의 집(Beth Hesda)’ 또는 ‘물이 솟는 집’으로 해석된다. 19세기까지 학자들은 이 연못의 실제 존재를 의심했다. 1888년 예루살렘 성 안나 교회 인근 발굴에서 다섯 개의 주랑이 있는 쌍둥이 연못 유적이 발견되었다. 요한복음의 지리적 서술이 정확했다.

5 거기 삼십팔 년 동안 병을 앓고 있는 사람이 있었다.

6 예수가 그가 누워 있는 것을 보시고, 이미 오래된 줄 아시고 물으셨다.

“낫고자 하느냐?”

7 환자가 대답했다.

“선생님, 물이 움직일 때 나를 못에 넣어줄 사람이 없습니다. 내가 가는 동안에 다른 사람이 먼저 내려갑니다.”

8 예수가 말씀하셨다.

“일어나라. 네 자리를 들고 걸어가거라.”

9 그 사람이 곧 나아서 자리를 들고 걸어갔다.

그날은 안식일이었다.

“낫고자 하느냐?” — 이 질문을 두고 해석이 갈린다. 삼십팔 년을 앓은 사람에게 물을 필요가 있는가? 일부 학자들은 이 질문이 환자 자신의 의지와 욕망을 끌어내기 위한 것이라고 본다. 장기간의 질병은 때로 그 상태를 정체성의 일부로 만든다. 치유를 원하는가 — 이것은 쉬운 질문이 아니다.


안식일 논쟁

10 유대인들이 낫게 된 사람에게 말했다.

“안식일인데, 자리를 들고 다니는 것은 합당하지 않소.”

11 그가 대답했다.

“나를 낫게 해주신 분이 ‘자리를 들고 걸어가라’고 하셨습니다.”

12 그들이 물었다.

“‘자리를 들고 걸어가라’고 한 사람이 누구요?”

13 낫게 된 사람은 그분이 누구인지 알지 못했다. 예수가 이미 그 군중 속으로 사라지셨기 때문이었다.

14 그 뒤에 예수가 성전에서 그 사람을 만나 말씀하셨다.

“보라, 네가 나았다. 더 나쁜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다시는 죄를 짓지 마라.”

15 그 사람이 돌아가서 자신을 낫게 해준 분이 예수라고 유대인들에게 알렸다.

16 예수가 안식일에 이런 일을 하신다고 유대인들이 예수를 박해했다.

17 예수가 그들에게 대답하셨다.

“내 아버지가 지금까지 일하시니 나도 일한다.”

18 유대인들이 더욱 예수를 죽이려 했다. 안식일을 어길 뿐만 아니라 하나님을 자기 아버지라 하여 자신을 하나님과 동등하게 만들었기 때문이었다.


아들의 권세

19 예수가 대답하여 말씀하셨다.

“내가 진정으로 진정으로 너희에게 말한다. 아들은 스스로 아무것도 할 수 없다. 아버지가 하시는 것을 볼 때에만 한다. 아버지가 하시는 것을 아들도 그와 같이 한다.”

20 “아버지는 아들을 사랑하셔서 아버지가 하시는 모든 것을 아들에게 보여주신다. 또 이보다 더 큰 일들을 보여주셔서 너희가 놀라게 하실 것이다.”

21 “아버지가 죽은 자들을 일으켜 살리시듯, 아들도 원하는 사람들을 살린다.”

22 “아버지는 아무도 심판하지 않으시고, 모든 심판을 아들에게 맡기셨다.”

23 “이는 모든 사람이 아버지를 공경하듯 아들을 공경하게 하려는 것이다. 아들을 공경하지 않는 사람은 아들을 보내신 아버지도 공경하지 않는 것이다.”

24 “내가 진정으로 진정으로 너희에게 말한다. 내 말을 듣고 나를 보내신 분을 믿는 사람은 영원한 생명을 가지고 있다. 그는 심판에 이르지 않는다. 이미 사망에서 생명으로 옮겨졌다.”

25 “내가 진정으로 진정으로 너희에게 말한다. 죽은 자들이 하나님의 아들의 음성을 들을 때가 온다. 지금이 그 때다. 듣는 사람들이 살 것이다.”

26 “아버지께서 자기 안에 생명이 있듯이, 아들 안에도 생명이 있게 하셨다.”

27 “또 아버지가 아들에게 심판할 권한을 주셨다. 인자이기 때문이다.”

28 “이것을 이상하게 여기지 마라. 무덤 속에 있는 모든 사람이 그 음성을 들을 때가 온다.”

29 “선을 행한 사람들은 생명의 부활로, 악을 행한 사람들은 심판의 부활로 나올 것이다.”

30 “나는 스스로 아무것도 할 수 없다. 나는 듣는 대로 심판한다. 내 뜻을 구하지 않고 나를 보내신 분의 뜻을 구하기 때문에, 내 심판은 의롭다.”


네 가지 증언

31 “내가 나 자신을 증언하면 그 증언은 참되지 않다.”

32 “나를 위해 증언하시는 다른 분이 계신다. 나는 그분의 증언이 참된 줄 안다.”

33 “너희는 요한에게 사람을 보냈다. 그가 진리를 증언했다.”

34 “나는 사람의 증언이 필요하지 않다. 그러나 너희가 구원받도록 이것을 말하는 것이다.”

35 “요한은 타오르며 빛나는 등불이었다. 너희는 한때 그 빛을 기뻐하려 했다.”

36 “나에게는 요한의 증언보다 더 큰 증언이 있다. 아버지가 내게 완성하도록 맡기신 그 일들, 내가 지금 행하는 이 일들이 아버지가 나를 보내셨다고 증언한다.”

37 “나를 보내신 아버지가 친히 나를 위해 증언하셨다. 너희는 그분의 음성을 들은 적도 없고 그분의 모습을 본 적도 없다.”

38 “그분의 말씀이 너희 안에 머물지 않는다. 그분이 보내신 자를 너희가 믿지 않기 때문이다.”

39 “너희가 성경을 연구하는 것은 그 안에 영원한 생명이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바로 그 성경이 나에 대해 증언한다.”

40 “그러나 너희는 생명을 얻으러 내게 오려 하지 않는다.”


모세의 고발

41 “나는 사람에게서 영광을 받지 않는다.”

42 “나는 너희를 알고 있다. 너희 안에 하나님을 사랑하는 마음이 없다는 것을.”

43 “나는 내 아버지의 이름으로 왔다. 그런데 너희는 나를 영접하지 않는다. 만일 다른 사람이 자기 이름으로 오면 그를 영접할 것이다.”

44 “서로에게서 영광을 받으면서 유일하신 하나님께서 주시는 영광을 구하지 않는 너희가 어떻게 믿을 수 있겠느냐?”

45 “내가 아버지 앞에서 너희를 고발할 것이라고 생각하지 마라. 너희를 고발하는 사람이 있다. 너희가 소망을 두는 모세다.”

46 “모세를 믿었더라면 나를 믿었을 것이다. 모세가 나에 대해 썼기 때문이다.”

47 “그러나 너희가 그의 글을 믿지 않는데, 어떻게 내 말을 믿겠느냐?”

다음 장 — 갈릴리 바다 건너편. 오천 명이 넘는 무리. 보리떡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 그리고 “나는 생명의 떡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