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사기 12장 쉬볼렛
에브라임이 강을 건너오다
1 에브라임(Ephraim)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북쪽으로 건너와 입다(Jephthah · ㉸ 입타)에게 말했다.
“왜 암몬 자손과 싸우러 갈 때 우리를 부르지 않았소? 당신 집을 불태워 버리겠소!”
2 입다가 대답했다.
“나와 내 백성이 암몬 자손과 크게 다툴 때, 내가 너희를 불렀소. 그러나 너희가 나를 그들의 손에서 건져주지 않았소.
3 너희가 나를 구하러 오지 않았다는 것을 보고, 나는 목숨을 걸고 암몬 자손에게 건너가 싸웠소. 그런데 오늘 왜 내게 올라와 전쟁을 하려 하는 거요?”
에브라임은 이미 같은 분쟁을 기드온과 벌인 적이 있었다(사사기 8장). 그때 기드온은 부드럽게 달래 넘겼다. 입다는 다른 방식을 택했다.
요단 강의 나루터
4 입다가 길르앗(Gilead) 사람들을 모두 모아 에브라임과 싸웠다. 길르앗 사람들이 에브라임을 쳤다.
에브라임이 외쳤다. “너희 길르앗 사람들은 에브라임과 므낫세 사이에 끼어 사는 도망자들이다!”
5 길르앗은 에브라임을 피해 요단 강의 나루터를 먼저 차지했다.
에브라임의 패잔병이 나루터로 달아났다. “강을 건너게 해 달라”고 했다.
길르앗 사람들이 물었다. “당신이 에브라임 사람이오?”
그가 “아니오”라고 했다.
6 그러면 그들이 말했다.
“쉬볼렛(Shibboleth)이라고 해 보시오.”
그가 “씨볼렛(Sibboleth)“이라고 했다. 제대로 발음하지 못했다.
그러면 잡아 요단 강 나루에서 쳐 죽였다.
그 때 에브라임에서 죽은 자가 사만 이천 명이었다.
쉬볼렛(שִׁבֹּלֶת)은 히브리어로 ‘시냇물’ 또는 ‘이삭’을 뜻한다. 에브라임 방언에서는 어두의 ‘sh’ 소리가 ‘s’로 바뀐다. 이 발음 시험으로 사람을 죽인 사건은 언어가 무기가 된 최초의 기록 사례다. 오늘날 영어 “shibboleth”는 특정 집단을 식별하는 표지, 혹은 외부인이 침투하지 못하도록 만든 암호 같은 관습을 뜻하는 단어로 굳었다. 발음 하나가 생사를 갈랐다.
입다의 최후
7 입다가 육 년 동안 이스라엘을 다스렸다. 길르앗(Gilead) 사람 입다가 죽어서 길르앗의 어느 성읍에 묻혔다.
세 사사
8 입다 다음에 베들레헴(Bethlehem) 사람 입산(Ibzan · ㉸ 이브찬)이 이스라엘을 다스렸다.
9 그에게는 아들이 삼십 명이었고 딸이 삼십 명이었다. 그는 딸 삼십 명을 밖으로 시집보냈고, 아들들을 위해서 밖에서 며느리 삼십 명을 데려왔다. 그가 칠 년 동안 이스라엘을 다스렸다.
10 입산이 죽어서 베들레헴에 묻혔다.
11 그 다음에 스불론(Zebulun) 사람 엘론(Elon)이 이스라엘을 다스렸다. 십 년 동안 다스렸다.
12 스불론 사람 엘론이 죽어 스불론 땅 아얄론(Aijalon)에 묻혔다.
13 그 다음에 비라돈(Pirathon · ㉸ 피라톤) 사람 힐렐(Hillel)의 아들 압돈(Abdon)이 이스라엘을 다스렸다.
14 그에게 아들이 사십 명이었고, 손자가 삼십 명이었다. 모두 일흔 명이 나귀 일흔 마리를 탔다. 팔 년 동안 이스라엘을 다스렸다.
15 에브라임(Ephraim) 산지에 있는 비라돈 사람 힐렐의 아들 압돈이 죽어 아말렉(Amalek) 사람의 산지인 비라돈에 묻혔다.
12장은 사사기에서 가장 짧은 장이다. 입다의 이야기가 끝나고, 세 사사가 연속으로 등장했다가 조용히 사라진다. 아들과 손자의 숫자, 나귀를 탄 수 — 권세와 재산의 척도를 성경이 전통적으로 기록하는 방식이다. 그러나 그들이 한 일은 기록되지 않는다. 이어지는 이야기는 전혀 다른 무게를 지닌 인물로 넘어간다.
다음 장 — 이스라엘이 또다시 블레셋에 사십 년을 눌린다. 그리고 한 여인에게 이상한 방문자가 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