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사기 4장 두 여자와 한 못
야빈의 압제
1 에훗이 죽은 후에 이스라엘 자손이 다시 여호와 보시기에 악을 행했다.
2 여호와가 그들을 하솔(Hazor)에서 다스리는 가나안 왕 야빈(Jabin)의 손에 파셨다. 야빈의 군대 장관은 시스라(Sisera)였다. 시스라는 이방 민족들의 하롯세(Harosheth-haggoyim)에 살았다.
3 이스라엘 자손이 여호와께 부르짖었다. 야빈이 철 병거 구백 대를 가지고 이스라엘 자손을 이십 년 동안 심하게 억압했기 때문이다.
하솔(חָצוֹר)은 갈릴리 바다 북쪽에 위치한 가나안의 거대 도시였다. 이스라엘 고고학자 이가엘 야딘(Yigael Yadin)이 1950년대에 발굴을 시작했다. 현재 이스라엘 국립공원으로 지정되어 있다. BC 13세기 하솔은 불에 탄 흔적이 발굴되었는데, 이것이 여호수아의 정복(여호수아 11장)과 일치하는지는 학자들 사이에 논쟁 중이다. 시스라의 이름은 셈어가 아닌 인도유럽어 계통으로 추정된다 — 해양 민족(Sea Peoples)과 연관된 군사 지도자였을 가능성이 있다.
드보라
4 그 때에 랍비돗(Lappidoth)의 아내 여선지자 드보라(Deborah)가 이스라엘의 사사였다.
5 드보라가 에브라임 산지 라마와 벧엘(Bethel) 사이에 있는 드보라의 종려나무 아래에 앉았다. 이스라엘 자손이 그녀에게 재판을 받으러 올라왔다.
드보라(דְּבוֹרָה)는 ‘꿀벌’이라는 뜻이다. 구약에서 여성 사사는 드보라가 유일하다. 여선지자(נְבִיאָה, 느비야)로도 명시된다 — 미리암, 훌다와 함께 구약의 여성 예언자 중 한 사람이다. 종려나무 아래 앉아 재판을 행하는 장면은 고대 근동에서 공공 판결이 이루어지던 방식이다. 나무 그늘은 재판정이었다.
6 드보라가 납달리의 게데스(Kedesh)에서 아비노암(Abinoam)의 아들 바락(Barak)을 불러 말했다.
“이스라엘의 하나님 여호와가 명령하지 않으셨느냐? ‘가서 납달리 자손과 스불론 자손 만 명을 이끌고 다볼 산(Mount Tabor)으로 가라.
7 내가 야빈의 군대 장관 시스라와 그의 병거들과 군대를 기손 강(Kishon River)으로 이끌어 네게 오게 하고 네 손에 넘기겠다.’”
8 바락이 드보라에게 말했다.
“당신이 나와 함께 가면 내가 가겠습니다. 당신이 나와 함께 가지 않으면 나는 가지 않겠습니다.”
9 드보라가 말했다.
“내가 분명히 함께 가겠습니다. 그러나 이번 길에서 영광은 네게 돌아가지 않을 것입니다. 여호와가 시스라를 여자의 손에 파실 것이기 때문입니다.”
드보라가 일어나 바락과 함께 게데스(Kedesh)로 갔다.
바락의 조건 — 여성 지도자에게 동행을 요구한 것인지, 여선지자의 신성한 보증을 요구한 것인지 해석이 갈린다. 히브리서 11장 32절은 바락을 믿음의 영웅 목록에 포함시킨다. 그러나 드보라의 예언은 분명하다 — 이 전쟁의 최후 영광은 다른 여인에게 간다.
10 바락이 스불론과 납달리를 게데스로 소집했다. 만 명이 그를 따랐다. 드보라도 함께 올라갔다.
11 모세(Moses)의 장인 호밥(Hobab)의 자손 헤벨(Heber) 겐 사람이 겐 사람들에게서 분리되어 에셀(Elon Bezaanannim) 나무 근처, 게데스 곁까지 와서 장막을 쳤다.
기손 강의 전투
12 바락이 만 명을 이끌고 다볼 산으로 올라갔다는 보고가 시스라에게 들어갔다.
13 시스라가 철 병거 구백 대와 자기와 함께한 모든 군대를 이방 민족들의 하롯세에서 기손 강으로 불러 모았다.
14 드보라가 바락에게 말했다.
“일어나라. 오늘이 바로 그 날이다. 여호와가 시스라를 네 손에 넘기셨다. 여호와가 네 앞에 나가지 않으셨느냐?”
바락이 다볼 산에서 만 명을 이끌고 내려갔다.
15 여호와가 시스라와 그의 모든 병거와 온 군대를 칼날로 바락 앞에서 혼란에 빠뜨리셨다. 시스라가 병거에서 내려 도보로 도망쳤다.
16 바락이 병거들과 군대를 추격하여 이방 민족들의 하롯세까지 이르렀다. 시스라의 온 군대가 칼날에 쓰러졌다. 한 사람도 남지 않았다.
철 병거 구백 대가 순식간에 무력화된 것을 5장 드보라의 노래는 설명한다 — 별들이 싸우고 기손 강이 그들을 쓸어버렸다. 철 병거는 평지에서 강력하지만 물에 잠기면 무용지물이다. 기손 강의 갑작스러운 범람이 철 전차들을 뒤덮었을 가능성이 높다.
야엘의 장막
17 시스라가 도보로 도망쳐 헤벨 겐 사람의 아내 야엘(Jael)의 장막으로 갔다. 야빈 하솔 왕과 헤벨 겐 사람의 집 사이에 평화가 있었기 때문이다.
18 야엘이 나가 시스라를 맞이했다.
“들어오세요, 내 주인이여, 들어오세요. 두려워하지 마세요.”
시스라가 장막으로 들어갔다. 야엘이 그를 담요로 덮었다.
19 시스라가 야엘에게 말했다.
“내가 목이 마르니 물을 조금 주시오.”
야엘이 가죽 부대를 열어 그에게 젖을 주고 다시 덮었다.
20 “장막 문에 서 있어라. 누군가 와서 ‘여기 사람이 있느냐?‘고 물으면 ‘없다’고 해라.”
21 그러나 헤벨의 아내 야엘이 장막 말뚝을 들고 손에 망치를 잡고 그에게 살며시 다가갔다. 그가 깊이 잠들어 있었다. 피곤하였기 때문이다.
야엘이 말뚝을 그의 관자놀이에 박았다. 말뚝이 땅에 박혔다. 시스라가 죽었다.
22 바락이 시스라를 추격할 때 야엘이 나가 그를 맞이했다.
“오세요. 당신이 찾는 사람을 내가 보여드리겠습니다.”
바락이 따라 들어갔다. 보니 시스라가 쓰러져 죽어 있었다. 관자놀이에 말뚝이 박힌 채.
야엘의 행위는 고대 근동의 손님 환대(hospitality) 율법을 정면으로 위반한다. 고대 사회에서 누군가를 장막 안으로 들이고 음식을 준다는 것은 보호를 보장하는 계약 행위였다. 야엘은 그것을 깼다. 그러나 5장의 드보라 노래는 야엘을 “장막에 거하는 여인들 중에서 가장 복된 여인”으로 칭송한다. 도덕적 평가를 본문 자체는 내리지 않는다. 전쟁의 영웅이 된 행위가 평화 시의 기준으로는 배신이었다. 두 판단은 동시에 옳다.
야엘이 관자놀이에 박은 것 — 장막 말뚝은 유목민 여성이 날마다 다루는 도구였다. 망치로 말뚝을 박는 일은 여성의 일이었다. 야엘은 낯선 무기가 아니라 자신이 가장 잘 아는 도구를 사용했다.
하솔의 멸망
23 그 날 하나님이 이스라엘 자손 앞에서 가나안 왕 야빈을 굴복시키셨다.
24 이스라엘 자손의 손이 가나안 왕 야빈을 점점 더 강하게 눌렀다. 마침내 그들이 가나안 왕 야빈을 멸했다.
다음 장 — 드보라와 바락이 노래를 부른다. 구약에서 가장 오래된 시 중 하나. 전쟁의 이야기가 시로 다시 태어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