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호수아 20장 도망칠 곳
도피성을 세워라
1 여호와가 여호수아에게 말씀하셨다.
2 “이스라엘 자손에게 말하라. ‘내가 모세를 통해 너희에게 말한 도피성들을 너희를 위해 정하라.
3 실수로, 의도하지 않고 사람을 죽인 자가 그리로 도망하게 하라. 그 성읍들이 피 보복자를 피할 피난처가 될 것이다.
4 그가 그 성읍들 중 하나로 도망하여 성읍 문 어귀에 서서 그 성읍 장로들 귀에 자기 사정을 고하면, 그들이 그를 성읍으로 받아들이고 자기들 가운데 거할 곳을 줄 것이다.
5 피 보복자가 그를 추격해와도, 그들은 살인자를 그에게 내주어서는 안 된다. 그가 이웃을 의도 없이 쳤고 과거에 원한이 없었기 때문이다.
6 그가 회중 앞에서 재판을 받을 때까지, 그 때의 대제사장(high priest)이 죽을 때까지 그 성읍에 살 것이다. 그 후에야 살인자가 자기 성읍, 자기 집 — 그가 도망쳐온 성읍 — 으로 돌아갈 수 있다.’”
도피성(城 of Refuge, עָרֵי הַמִּקְלָט) — 고의 살인과 과실 살인을 법적으로 구별하여 다루는 제도다. 민수기 35장과 신명기 19장에서 이미 원칙이 확립되었고, 여기서 구체적 장소로 실행된다. 고대 근동 사회에서도 신전이나 성소가 도피처로 기능하는 관습이 있었다(이집트, 메소포타미아 모두 유사한 제도가 있었다). 그러나 이스라엘의 도피성은 신전이 아닌 별도의 성읍이라는 점, 그리고 법적 재판 절차와 명시적으로 연결된다는 점에서 구별된다. 고의와 과실의 법적 구분이 체계화된 초기 사례 중 하나다.
대제사장의 죽음 — 과실 살인자의 도피성 거주는 대제사장이 살아있는 동안만 유효하다. 대제사장이 죽으면 살인자는 자유롭게 귀환할 수 있다.
유대 전통: 미슈나 마콧(Makkot) 2:6과 민수기 라바(Bamidbar Rabbah) 23:13은 대제사장의 죽음에 속죄적 효력이 있다고 명시한다 — “대제사장의 죽음이 속죄한다(מיתת כהן גדול מכפרת).” 12세기 마이모니데스(Maimonides) 의 『미슈네 토라』 살인자의 법(Rotzeach 7:10)은 이 원칙을 법전화했다.
기독교 해석: 16세기 장 칼뱅(John Calvin) 은 여호수아 주석에서 대제사장의 죽음을 그리스도의 대속을 가리키는 모형으로 읽었다 — 히브리서 9장 11–15절의 그림자다. 이 모형론적 독법이 종교개혁기 이후 개신교 주석 전통의 표준이 됐다.
여섯 성읍
7 그들이 갈릴리(Galilee) 산지 납달리(Naphtali)의 게데스(Kedesh), 에브라임 산지의 세겜(Shechem), 유다 산지의 기럇 아르바(Kiriath-arba — 곧 헤브론)를 거룩한 곳으로 정했다.
8 여리고 맞은편 요단 강 동편 광야에서는 르우벤(Reuben) 지파에서 베셀(Bezer), 갓(Gad) 지파에서 길르앗(Gilead)의 라못(Ramoth), 므낫세(Manasseh) 지파에서 바산(Bashan)의 골란(Golan)을 정했다.
여섯 성읍의 위치 — 요단 강 서편 셋(게데스·세겜·헤브론), 요단 강 동편 셋(베셀·라못·골란). 각 지역에 걸쳐 균형 있게 배치되었다. 이스라엘 전체 어디서나 하루 안에 도달할 수 있도록 한 실용적 배치다. 오늘날 고란 고원(골란 고원)은 이 골란에서 지명이 유래한다.
9 이것들이 이스라엘 자손 모두와 그들 가운데 거하는 이방인을 위해 정해진 성읍들이었다. 실수로 사람을 죽인 자가 누구든 회중 앞에 서기 전에 피 보복자의 손에 죽지 않도록 거기로 도망할 수 있었다.
“그들 가운데 거하는 이방인” — 도피성 제도는 이스라엘 시민만이 아니라 이방 거류민에게도 적용된다. 법의 보호가 민족 경계를 넘는다. 민수기 35:15에도 같은 규정이 있다.
세겜의 도피성 — 세겜은 다음 시대(사사기 이후)에 복잡한 역할을 하게 된다. 분열 왕국 때 북이스라엘의 첫 수도가 되는 이 도시가, 여기서는 도망자를 받아들이는 피난처로 설정된다. 도시 하나가 역사의 겹겹이 쌓인 의미를 품고 있다.
다음 장 — 레위인의 성읍. 땅이 없는 지파가 이스라엘 전역 48곳에 흩어져 자리를 잡는다. 야곱의 저주가 이상한 방식으로 복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