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호수아 11장 북방의 불길
북방 연합
1 그때 하솔(Hazor) 왕 야빈(Jabin)이 이 소식을 들었다.
마돈(Madon) 왕 요밥(Jobab), 심론(Shimron) 왕, 악삽(Achshaph) 왕에게 사람을 보냈다.
2 북방 산지와 긴네렛(Kinnereth) 남쪽 아라바(Arabah) 평지와 평탄한 돌(Dor) 서편 왕들에게.
3 동서의 가나안 사람들, 아모리 사람, 헷 사람, 브리스 사람, 산지 여부스 사람, 미스바(Mizpah) 땅 헤르몬 산 아래 히위 사람들에게.
4 그들이 나왔다. 모든 군대와 함께. 바닷가의 모래처럼 많은 수의 백성과 말들과 전차들이.
하솔은 현대 이스라엘 북부 갈릴리 지방, 갈릴리 호수(긴네렛) 북서쪽에 위치한다. 히브리어로 “하초르(Hazor).” 고대 가나안에서 가장 큰 도시국가 중 하나였다. 이스라엘 고고학자 이가엘 야딘(Yigael Yadin)이 1955–1958년 발굴하여 후기 청동기 시대(BC 13세기) 대규모 파괴층을 확인했다. 이 파괴층이 여호수아의 정복인지, 이집트의 공격인지, 아니면 내부 반란인지를 둘러싸고 해석이 갈린다. 하솔 발굴은 현재도 히브리대학교 주도로 계속되고 있다.
메롬 물가
5 이 모든 왕들이 모여 함께 메롬(Merom) 물가에 진을 쳤다. 이스라엘과 싸우려고.
6 여호와가 여호수아에게 말씀하셨다.
“그들을 두려워하지 마라. 내일 이 시각, 내가 그들 전부를 이스라엘 앞에서 쓰러뜨릴 것이다. 그들의 말 뒷다리 힘줄을 끊고 전차들을 불태워라.”
“말 뒷다리 힘줄을 끊어라” — 전차의 발을 잘라버리는 것이다. 이스라엘은 당시 전차 부대를 보유하지 않았다. 빼앗은 전차를 그대로 군사력으로 활용하지 말라는 명령은, 군사력이 아니라 다른 근거 위에 서라는 신학적 요구로 읽힌다. 나중에 다윗도 이 명령을 부분적으로 따른다(사무엘하 8:4).
7 여호수아가 모든 전사들과 함께 메롬 물가에서 갑자기 그들에게 들이쳤다.
8 여호와가 그들을 이스라엘 손에 주셨다. 이스라엘이 그들을 쳐서 큰 시돈(Sidon)까지, 미스르봇 마임(Misrephoth-maim)까지, 동편 미스바(Mizpah) 골짜기까지 쫓아갔다. 한 사람도 남지 않을 때까지 쳤다.
9 여호수아가 여호와가 명령하신 대로 그들에게 했다. 말 뒷다리 힘줄을 끊고 전차들을 불태웠다.
하솔이 불타다
10 여호수아가 그때 돌아서서 하솔을 빼앗았다. 그 왕을 칼날로 쳤다. 하솔이 전에는 이 모든 왕국들의 머리였다.
11 거기 있는 모든 주민을 칼날로 쳐서 완전히 없애버렸다. 숨 있는 것이 하나도 남지 않았다. 하솔에는 불을 질렀다.
12 그 왕들의 모든 성읍과 모든 왕들을 여호수아가 빼앗았다. 칼날로 쳐서 완전히 없애버렸다. 여호와의 종 모세가 명령한 대로.
13 언덕 위에 세워진 성읍들은 이스라엘이 불태우지 않았다. 다만 하솔만 여호수아가 불태웠다.
“언덕 위에 세워진 성읍들은 불태우지 않았다” — 이 기록은 주목할 만하다. 이스라엘이 정복 이후 그 도시들을 거주지로 이용했다는 뜻이다. 파괴가 목적이 아니라 거주가 목적이었다. 하솔만 예외적으로 불탔다 — 그것이 북방 연합의 수도였기 때문이다.
14 이스라엘 자손이 이 성읍들의 모든 탈취물과 짐승들을 자기들의 것으로 삼았다. 사람만은 칼날로 쳐서 완전히 없앴다. 한 사람도 남기지 않았다.
15 여호와가 그의 종 모세에게 명령하신 것처럼, 모세가 여호수아에게 명령한 것처럼, 여호수아가 행했다. 여호와가 모세에게 명령하신 것들 중 하나도 빠뜨리지 않았다.
정복의 결산
16 여호수아가 이 온 땅을 빼앗았다. 산지와 네겝 전부, 고센 온 땅, 평지, 아라바, 이스라엘 산지와 평지.
17 세일(Seir) 산으로 올라가는 할락(Halak) 산에서부터 헤르몬(Hermon) 산 아래 레바논 골짜기 바알 갓(Baal-gad)까지. 그 모든 왕들을 빼앗아 쳐서 죽였다.
18 여호수아가 이 모든 왕들과 오랫동안 전쟁을 벌였다.
“오랫동안” — 정복이 한 번의 전격전이 아니었다는 기록이다. 여호수아서는 이 기간을 명시하지 않지만, 갈렙의 말(14장 7-10절)을 역산하면 정복 기간이 약 5-7년 정도로 추정된다.
19 기브온 주민인 히위 사람들 외에는 이스라엘 자손과 화평을 이룬 성읍이 하나도 없었다. 전쟁으로 모두 빼앗았다.
20 여호와가 그들의 마음을 완고하게 하셔서 이스라엘을 대적하여 전쟁을 하게 하신 것이다. 그들을 완전히 없애기 위해서. 은혜를 받지 못하게 하기 위해서. 여호와가 모세에게 명령하신 대로 완전히 없애버리려고.
“여호와가 마음을 완고하게 하셨다” — 출애굽기의 파라오와 같은 표현이다. 하나님이 적들의 마음을 완고하게 해서 싸우도록 했다는 것이 도덕적으로 어떻게 읽혀야 하는가.
유대 전통: 11세기 프랑스 주석가 라쉬(Rashi) 는 출애굽기 7장 주석에서 파라오의 강퍅함을 단계적으로 풀었다 — 처음 다섯 재앙은 파라오가 스스로 마음을 굳혔고, 그 이후에야 하나님이 그 선택을 굳히셨다고 읽었다. 12세기 마이모니데스(Maimonides) 의 『미슈네 토라』 회개의 법(Hilchot Teshuva 6장)은 같은 논리를 일반 원칙으로 정립했다 — 사람이 거듭 죄를 선택하면 회개의 길이 닫힌다.
기독교 전통: 4세기 아우구스티누스(Augustine) 는 『은총과 자유의지』에서 이 본문을 신적 예정의 근거로 읽었다. 16세기 장 칼뱅(John Calvin) 의 『기독교 강요』 1.18은 가나안 왕들의 멸망을 이중 예정의 사례로 든다. 같은 시대 에라스무스(Erasmus) 는 『자유의지론』(1524)에서 이 구절을 인간 책임 쪽으로 풀었고, 칼뱅과 마르틴 루터의 『노예의지론』이 정면 반박했다. 본문은 그 긴장을 해소하지 않는다.
21 그때 여호수아가 가서 산지, 헤브론, 드빌, 아납에서 아낙(Anak) 자손을 없앴다. 유다(Judah) 모든 산지와 이스라엘 모든 산지에서도. 여호수아가 그들의 성읍과 함께 완전히 없애버렸다.
22 이스라엘 자손의 땅에는 아낙 자손이 남지 않았다. 가사(Gaza), 가드(Gath), 아스돗(Ashdod)에만 약간 남았다.
아낙 자손(Anakim) — 민수기 13장에서 이스라엘 정탐꾼들을 두려움에 떨게 했던 거인족이다. “우리는 스스로 보기에도 메뚜기 같았다.” 그 두려움이 사십 년 광야 방랑의 출발점이었다. 이제 그 아낙 자손이 산지에서 쓸려나간다. 다만 해안 평야 — 블레셋 땅 — 에 일부가 남았다. 이 남은 자들 가운데서 후에 골리앗(Goliath)이 나온다(사무엘상 17장).
23 여호수아가 여호와가 모세에게 말씀하신 대로 이 온 땅을 빼앗았다.
여호수아가 그것을 이스라엘에게 유산으로 주었다. 지파별로 나누었다.
땅이 전쟁에서 안식을 얻었다.
“땅이 안식을 얻었다” — 이 짧은 문장이 11장을 닫는다. 히브리어로 “샤켓 하아레츠 밈밀하마(שָׁקְטָה הָאָרֶץ מִמִּלְחָמָה).” 땅 자체가 쉬는 것이다. 전쟁이 사람만이 아니라 땅을 지치게 했다는 감각 — 가나안 정복의 끝을 알리는 서정적 마무리다.
다음 장 — 정복한 왕들의 목록이 이어진다. 요단 동편 두 왕, 서편 서른한 왕. 이름들의 열거가 이 전쟁의 무게를 기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