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엘하 2장 두 왕, 두 진영

헤브론으로

1 그 뒤에 다윗이 여호와께 물었다.

“내가 유다 성읍들 중 한 곳으로 올라갈까요?”

“올라가거라.”

“어디로 올라갈까요?”

헤브론(Hebron)으로.”

2 다윗이 두 아내와 함께 올라갔다. 이스르엘(Jezreel) 여인 아히노암(Ahinoam)과 갈멜 사람 나발(Nabal)의 아내였다가 다윗의 아내가 된 아비가일(Abigail)이었다.

3 다윗이 그와 함께한 사람들과 각자의 가족도 데려갔다. 그들이 헤브론 성읍들에서 살았다.

4 유다 사람들이 와서 다윗에게 기름을 붓고 유다 족속의 왕으로 세웠다.

헤브론은 예루살렘 남쪽 약 30킬로미터에 위치한다. 유다 지파의 심장부다. 아브라함이 막벨라 굴을 샀던 곳이고, 족장들의 묘가 있는 곳이다. 다윗의 첫 번째 왕도는 거기서 시작된다. 전략적 선택이기도 했다. 북쪽에는 아직 사울 왕가의 그늘이 남아 있었고, 다윗은 자기 기반인 유다부터 굳혔다.

다윗은 야베스 길르앗(Jabesh-gilead) 사람들이 사울을 장사 지냈다는 말을 들었다.

5 그가 야베스 길르앗 사람들에게 사신을 보냈다.

“너희가 너희 주 사울에게 은혜를 베풀어 그를 장사 지냈으니 여호와께 복받기를 원한다.

6 여호와가 너희에게 은혜와 진실함을 베푸시기를, 나도 이 선한 일을 너희에게 갚겠다.

7 이제 너희는 손이 강하여지고 용감히 행하라. 너희의 주 사울이 죽었으나, 유다 족속이 나에게 기름을 부어 그들의 왕으로 삼았다.”

야베스 길르앗 사람들은 일찍이 사울에게 큰 은혜를 입었다. 사울의 첫 전투가 그 도시를 구해준 것이었다(사무엘상 11장). 그들이 목숨을 걸고 블레셋 진영에서 사울의 시신을 가져온 것도 그 때문이었다. 다윗은 이 충성을 알아보고 손을 내밀었다. 정치이기도 했지만, 충성스러운 사람을 향한 진심이기도 했다.


이스보셋의 북왕국

8 사울의 군대장관 넬(Ner)의 아들 아브넬(Abner)이 사울의 아들 이스보셋(Ish-bosheth · ㉸ 이스바알)을 데리고 마하나임(Mahanaim)으로 건너갔다.

9 그가 이스보셋을 길르앗(Gilead)아술(Ashurites)이스르엘(Jezreel)에브라임(Ephraim)베냐민(Benjamin)과 온 이스라엘의 왕으로 삼았다.

10 사울의 아들 이스보셋이 이스라엘 왕이 될 때 나이가 사십 세였다. 그가 이 년을 다스렸다. 유다 족속만 다윗을 따랐다.

11 다윗이 헤브론에서 유다 족속의 왕이 된 날수는 칠 년 육 개월이었다.

이스보셋의 본래 이름은 에스바알(Eshbaal — “바알의 사람”)이었다. 역대상 8장 33절에 그 이름이 나온다. 그러나 사무엘하의 저자들은 “바알”이라는 신 이름을 “보셋(bosheth — 수치)“으로 바꿔 불렀다. 바알 숭배를 혐오했던 편집자들의 신학적 수정이다. 아브넬은 실질적인 권력자였다. 이스보셋은 군사력을 가진 삼촌뻘 아브넬에게 의존하는 허약한 왕이었다.


기브온 못의 결투

12 아브넬과 이스보셋의 신하들이 마하나임에서 나와 기브온(Gibeon)으로 갔다.

13 스루야의 아들 요압(Joab)과 다윗의 신하들도 나와 기브온 못 가에서 마주쳤다. 두 편이 못을 사이에 두고 앉았다. 이쪽 한편, 저쪽 한편.

14 아브넬이 요압에게 말했다.

“젊은이들이 일어나 우리 앞에서 무예를 겨루게 하자.”

요압이 말했다. “일어나게 하자.”

15 그들이 일어나 수를 세어 나아갔다. 베냐민과 사울의 아들 이스보셋 편에서 열두 명, 다윗의 신하 중에서 열두 명.

16 각자가 상대방의 머리를 잡고 칼을 상대방의 옆구리에 꽂았다. 다 함께 쓰러졌다. 그 곳의 이름이 헬갓 핫수림(Helkath-hazzurim — ‘칼날 들판’) 이라 불렸다. 기브온에 있다.

17 그 날 싸움이 매우 치열했다. 아브넬과 이스라엘 사람들이 다윗의 신하들 앞에서 패했다.

기브온 못은 예루살렘 북서쪽 약 9킬로미터 지점이다. 1956년 미국 고고학자 제임스 프리처드(James B. Pritchard)가 이 현장을 발굴했다. 바위를 깎아 만든 거대한 원형 저수조가 발견되었다. 물통 안쪽에 “기브온”이라는 이름이 새겨진 항아리 손잡이가 나왔다. 본문의 기브온 못이 실재했음을 보여준다.


아사헬의 추격과 죽음

18 거기 스루야의 세 아들이 있었다. 요압과 아비새(Abishai)아사헬(Asahel)이었다. 아사헬은 들노루처럼 발이 빨랐다.

19 아사헬이 아브넬을 뒤쫓았다. 뒤로도 좌로도 우로도 치우치지 않고 아브넬만 쫓았다.

20 아브넬이 뒤를 돌아보며 말했다.

“너는 아사헬이냐?”

“그렇소.”

21 아브넬이 말했다.

“왼쪽이나 오른쪽으로 비켜, 젊은이들 중 하나를 붙잡아 그의 갑옷을 빼앗아라.” 아사헬이 물러서지 않았다.

22 아브넬이 다시 아사헬에게 말했다.

“나를 뒤쫓지 마라. 어째서 내가 너를 쳐서 땅에 넘어뜨려야 하겠느냐? 그러면 내가 네 형 요압의 낯을 어떻게 보겠느냐?”

23 그가 물러서지 않았다. 아브넬이 창 뒤끝으로 그의 배를 찔렀다. 창이 등으로 나왔다. 아사헬이 거기서 쓰러져 죽었다. 그가 쓰러진 곳에서 발을 멈추었다.

24 요압과 아비새가 아브넬을 뒤쫓았다. 해가 질 무렵, 기브온 광야 길가 기아(Giah)암마(Ammah) 언덕에 이르렀다.

25 베냐민 자손이 아브넬을 따라 모여 한 무리를 이루고 언덕 꼭대기에 섰다.

26 아브넬이 요압에게 소리쳤다.

“칼이 영원히 삼키겠느냐? 결국은 쓴 것이 될 것을 알지 못하느냐? 언제 네가 백성들에게 그 형제들을 뒤쫓기를 그치라 명하겠느냐?”

27 요압이 말했다.

“하나님이 살아 계심을 두고 맹세하건대, 네가 말하지 않았더라면 백성들이 아침부터 그 형제들을 뒤쫓다 그쳤을 것이다.”

28 요압이 나팔을 불었다. 모든 백성이 멈추었다. 더 이스라엘을 뒤쫓지 않았다. 싸우지도 않았다.

29 아브넬과 그의 사람들이 밤새도록 걸어 아라바(Arabah — 요단 강 골짜기)를 지나 요단 강을 건너 온 비드론(Bithron)을 지나 마하나임에 이르렀다.

30 요압이 아브넬 뒤쫓기를 그치고 돌아와 모든 백성을 모았다. 다윗의 신하 중 열아홉 명과 아사헬이 없어졌다.

31 다윗의 신하들이 베냐민과 아브넬의 사람들 중 삼백육십 명을 쳤다.

32 그들이 아사헬을 들어 베들레헴에 있는 그 아버지 묘에 장사했다. 요압과 그의 부하들이 밤새도록 걸어 헤브론에 날이 밝을 때 이르렀다.


다음 장 — 싸움은 길어졌다. 다윗의 집은 강해졌고, 사울의 집은 약해졌다. 아브넬이 사울의 첩 문제로 이스보셋과 갈라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