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왕기상 13장 벧엘의 익명 예언자

제단을 향한 외침

1 여호와의 말씀으로 한 하나님의 사람이 유다에서 벧엘로 왔다. 여로보암이 분향하려고 제단 곁에 서 있을 때였다.

2 그가 여호와의 말씀으로 제단을 향해 외쳤다.

“제단아, 제단아. 여호와가 이같이 말씀하셨다. 다윗의 집에 요시야(Josiah)라는 아들이 태어날 것이다. 그가 네 위에 분향하는 산당 제사장들을 네 위에 제물로 바칠 것이다. 사람의 뼈가 네 위에서 살라질 것이다.”

요시야(BC 640–609)는 이 예언이 선포된 지 약 삼백 년 뒤에 태어났다. 열왕기하 23장이 그가 실제로 벧엘 제단을 허물고 사람의 뼈를 불태우는 장면을 기록한다. 이름까지 지목된 예언이 정확히 이루어진다 — 열왕기 저자의 신학적 주장이다.

포로기 후예언설(vaticinium ex eventu): 1943년 마틴 노트(Martin Noth) 의 『전승사 연구』와 1981년 프랭크 무어 크로스(Frank Moore Cross) 의 『가나안 신화와 히브리 서사시』의 이중 편집 가설은, 이 예언을 BC 7세기 요시야 시대의 신명기 사가(Dtr1)가 사후에 삽입한 것으로 본다. 신명기 사관의 정체성 형성 시점과 정확히 맞물린다.

예언적 진정성 옹호: 1985년 이아인 프로반(Iain Provan) 의 『히스기야와 열왕기서』는 요시야라는 이름이 BC 10세기에는 거의 쓰이지 않은 이름이라는 점을 들어, 사후 위조라면 굳이 그런 이름을 골랐을 이유가 없다고 본다.

3 그가 그 날 표적을 주었다.

“이것이 여호와가 말씀하신 표적이다. 제단이 갈라지고 그 위의 재가 쏟아질 것이다.”


굳어버린 손

4 여로보암 왕이 하나님의 사람이 벧엘 제단을 향해 외치는 말을 듣고, 제단에서 손을 내밀며 말했다.

“저 사람을 잡아라.”

왕이 내민 손이 굳어 버렸다. 도로 거둘 수 없었다.

5 제단이 갈라졌다. 재가 제단에서 쏟아졌다. 하나님의 사람이 여호와의 말씀으로 준 표적대로였다.

6 왕이 하나님의 사람에게 말했다.

“이제 네 하나님 여호와께 간구하여 내 손을 회복시켜 다오.”

하나님의 사람이 여호와께 간구하니, 왕의 손이 전과 같이 되었다.

7 왕이 하나님의 사람에게 말했다.

“내 집으로 들어와 함께 먹고 마시자. 내가 네게 예물을 주겠다.”

8 하나님의 사람이 왕에게 말했다.

“왕이 왕의 집 절반을 내게 준다 해도, 나는 왕과 함께 들어가지 않겠습니다. 이 곳에서는 빵도 먹지 않고 물도 마시지 않겠습니다.

9 여호와의 말씀이 내게 있었습니다. ‘빵도 먹지 말고 물도 마시지 말며, 네가 갔던 그 길로 돌아오지 말라’ 하셨습니다.”

10 그가 벧엘로 왔던 길로 돌아가지 않고 다른 길로 갔다.


벧엘의 늙은 예언자

11 벧엘에 한 늙은 예언자가 살고 있었다. 그의 아들들이 와서 그 날 하나님의 사람이 벧엘에서 한 일을 모두 전했다. 왕에게 한 말들도 그 아버지에게 이야기했다.

12 아버지가 그들에게 물었다.

“그가 어느 길로 갔느냐?”

아들들이 유다에서 온 하나님의 사람이 간 길을 보았다.

13 그 아버지가 아들들에게 말했다.

“나귀에 안장을 지워라.”

그들이 나귀에 안장을 지우니 그가 나귀를 타고

14 하나님의 사람을 뒤따라가서 상수리나무 아래에 앉아 있는 그를 만났다.

“그대가 유다에서 온 하나님의 사람이오?”

“그렇습니다.”

15 늙은 예언자가 그에게 말했다.

“나와 함께 집으로 가서 빵을 먹읍시다.”

16 “나는 돌아갈 수 없습니다. 당신과 함께 이 곳에 들어갈 수 없습니다. 이 곳에서 빵을 먹지 않고 물을 마시지 않겠습니다.

17 여호와의 말씀이 내게 있었습니다. ‘거기서 빵도 먹지 말고 물도 마시지 말며, 네가 갔던 그 길로 돌아오지 말라’ 하셨습니다.”

18 그 늙은 예언자가 그에게 말했다.

“나도 당신과 같은 예언자요. 천사가 여호와의 말씀으로 내게 말했소. ‘그를 집으로 데려와 빵을 먹게 하고 물을 마시게 하라’ 하셨소.”

이것은 거짓말이었다.

이 장의 가장 어두운 지점이다. 늙은 예언자가 왜 거짓말을 했는지 본문은 설명하지 않는다. 질투인지, 시험인지, 어떤 동기인지 본문은 침묵한다. 하나님의 사람은 한 예언자의 말을 하나님의 말씀보다 앞에 두었다. 그것이 그의 운명을 바꾼다. 분별은 말을 한 사람의 직함이 아니라 그 말의 출처로 해야 한다는 것이 이 이야기의 경고다.

19 하나님의 사람이 돌아와 그와 함께 빵을 먹고 물을 마셨다.


사자에게 죽다

20 그들이 상에 앉아 있을 때에 여호와의 말씀이 그를 데려온 예언자에게 임했다.

21 그가 유다에서 온 하나님의 사람에게 외쳤다.

“여호와가 이같이 말씀하셨다. 너는 여호와의 말씀에 거역하여 네 하나님 여호와가 네게 명령한 것을 지키지 않았다.

22 돌아와 여호와가 빵도 먹지 말고 물도 마시지 말라 한 곳에서 먹고 마셨다. 그러므로 네 몸이 네 조상들의 묘실에 들어가지 못할 것이다.”

23 빵을 먹고 물을 마신 뒤에, 그를 데려온 예언자가 그를 위해 나귀에 안장을 지웠다.

24 그가 갔다. 길 가다가 사자가 그를 만나 죽였다. 그의 시체가 길에 넘어져 있었다. 나귀는 그 곁에 섰고, 사자도 그 시체 곁에 서 있었다.

25 거기를 지나가는 사람들이 길에 넘어진 시체와 시체 곁의 사자를 보았다. 그들이 가서 늙은 예언자가 사는 성에서 알렸다.

26 자기를 길에서 돌아오게 한 그 예언자가 듣고 말했다.

“그는 여호와의 말씀을 거역한 하나님의 사람이다. 여호와가 그를 사자에게 넘기셨다. 사자가 여호와의 말씀대로 그를 죽였다.”

27 그 예언자가 아들들에게 말했다.

“나귀에 안장을 지워라.”

그들이 지웠다.

28 그가 가서 그의 시체가 길에 넘어져 있는 것을 보았다. 나귀와 사자가 그 시체 곁에 서 있었다. 사자가 시체를 먹지 않았고 나귀를 죽이지도 않았다.

29 늙은 예언자가 하나님의 사람의 시체를 나귀에 싣고 돌아와 자기 성에서 슬피 울며 장례를 지냈다.

30 그의 시체를 자기의 묘실에 두었다. 그를 슬피 울며 말했다.

“오호라, 내 형제여.”

31 장례를 마친 뒤 그 예언자가 아들들에게 말했다.

“내가 죽거든 이 하나님의 사람을 묻은 묘실에 나를 묻어라. 그의 뼈 곁에 내 뼈를 두어라.

32 그가 여호와의 말씀으로 벧엘에 있는 제단과 사마리아 성읍들의 모든 산당을 향해 외친 것이 반드시 이루어질 것이기 때문이다.”


여로보암의 완고함

33 이 일이 있은 뒤에도 여로보암이 그 악한 길에서 돌이키지 않았다. 도리어 일반 백성 가운데서 산당 제사장들을 세웠다. 원하는 자는 누구든지 세워 산당 제사장을 삼았다.

34 이것이 여로보암 집의 죄가 되었다. 이 땅에서 여로보암의 집을 끊어 멸하게 하는 원인이 되었다.

다음 장 — 여로보암의 아들이 병들었다. 왕이 아내를 예언자 아히야에게 변장시켜 보낸다. 아히야는 눈이 멀어 볼 수 없었다. 그러나 여호와가 먼저 알려주셨다.